호쿠리쿠 지방의 작은 어촌 마을. 전직 야쿠자인 미우라는 조직 생활을 정리하고 이곳에서 어부로 살아간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그를 완전히 받아들이지 않는다. 야쿠자였다는 과거는 미우라가 아무리 애써도 지워지지 않는다. 마을에 살고 있지만 어딘가 떠돌이 같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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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미우라 앞에 코우타라는 소년이 나타난다. 코우타는 시각장애가 있어 학교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고 따돌림을 당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코우타는 울지 않는다. 아이들이 뭐라고 해도 지팡이를 짚고 묵묵히 앞으로 걸어간다. 그 모습을 본 미우라가 코우타에게 마음을 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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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우타에게는 더 아픈 사연이 있다. 부모는 야쿠자와 얽힌 교통사고로 죽었고, 코우타 역시 그 사고로 시력을 잃었다. 이후 그를 맡아 기르는 이모와 이모의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하면서 살아간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코우타가 마음 놓을 곳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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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미우라와 코우타가 가까워지는 과정이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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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나이도 다르고 살아온 환경도 전혀 다르지만 이상하게 서로를 알아본다. 미우라도 마찬가지다. 조직을 떠났지만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코우타 역시 세상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다. 결국 둘은 서로에게 조금씩 기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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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우타가 미우라와 함께 있을 때 보여주는 얼굴이 특히 인상적이다. 계란처럼 둥근 얼굴에 웃음이 번진다. 평소에는 세상을 경계하듯 굳어 있던 아이의 얼굴이 미우라 아저씨와 함께 있을 때만 환하게 빛난다. 미우라 역시 그렇다. 이 사람에게 웃음이 생기는 순간도 코우타와 함께 있을 때다. 두 사람이 항구에 있을 때 두 얼굴에 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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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라는 코우타의 눈을 다시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코우타를 위해 야쿠자의 돈에 손을 댄다. 결국 미우라는 자신에게 남아 있던 모든 것을 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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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면서 ‘왜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영화 속 인물도 비슷한 질문을 한다. 하지만 미우라에게는 그것 말고 다른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평생 혼자였던 사람에게 처음으로 자신을 필요로 하는 아이가 나타났고, 그 아이가 자신에게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것을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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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을 마친 코우타가 눈을 뜨고 가장 보고 싶었던 사람은 미우라 아저씨였다. 그런데 미우라는 사라지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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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2년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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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된 코우타는 경찰이 되어 마약 사건을 기가 막히게 해결하는 형사가 된다. 그렇게 살아가면서도 어린 시절 자신을 돌봐주었던 미우라 아저씨를 잊지 않는다. 그리고 마침내 미우라와 다시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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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우라가 야쿠자 조직을 떠났다고 해서 야쿠자까지 미우라를 놓아준 것은 아니다. 그의 과거는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결국 그 그림자는 코우타에게까지 총구를 겨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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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이야기는 상당히 신파적이다. 결말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뻔함이 크게 거슬리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 영화가 보여주려는 것은 반전이나 기막힌 이야기보다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어떤 존재였는가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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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가 등장하지 않는 것을 보면 시대적 배경도 꽤 과거로 물러나 있다. 화면의 질감도 요즘 영화와는 확실히 다르다. 마치 1980년대 영화 필름을 보는 듯한 느낌이 있는데, 실제로 35mm 필름으로 촬영했다고 한다. 거칠고 따뜻한 화면이 영화의 정서와도 잘 어울린다. 디지털로 너무 깨끗하게 찍은 화면이었다면 오히려 이 이야기가 지금보다 훨씬 인위적으로 느껴졌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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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있다. 주인공 미우라를 연기한 다치 히로시는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이 인물의 쓸쓸함을 잘 끌고 간다. 조연으로 등장하는 사이토 타쿠미의 양아치 야쿠자 연기도 꽤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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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어린 코우타와 성인이 된 코우타의 이야기로 나뉜다. 두 시간대를 놓고 보면 성인이 된 코우타의 이야기가 더 큰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결국 기억에 남는 것은 어린 코우타와 미우라가 함께했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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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우타에게 미우라는 아버지와 같은 사람이었다. 미우라에게 코우타는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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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영화는 야쿠자와 경찰, 마약 사건에 관한 영화라기보다 서로에게 기댈 곳이 되어준 두 사람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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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혼자라고 생각했던 두 사람이 만나 잠시나마 서로의 가족이 되어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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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만으로도 미우라가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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