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카펜터 영화는 실망하지 않는다. 모두가 존 카펜터가 이 영화에서 실패했다고 했지만, 이 시대에 봐도 설정이나 아이들의 연기가 공포를 잔뜩 불러일으킨다. 미국의 한 작은 마을, 미드위치라고 불리는 마을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 후 마을 사람 모두가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이 장면을 어쩌면 란티모스가 부고니아에서 오마주 하지 않았나 싶다. 저주받은 도시에서는 첫 장면이지만, 부고니아에서는 마지막 장면으로 보여준다. 천천히, 학교, 상점, 바닷가, 길거리, 자동차 안을 보여주며 모든 사람들이 전부 정신을 잃고 쓰러져있는 충격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부고니아에서는 파멸을 보여주었지만, 저주받은 도시는 정신을 잃은 것이다.
이 사건 후 임신이 불가능했던 여인이나 결혼하지 않은 처녀까지 10명의 여인이 한 날에 임신을 한다. 낙태를 하려던 여자도 아이를 낳기로 한다. 한꺼번에 태어난 10명의 아이들은 점점 마을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데. 10명의 은발머리 아이들 중 한 명은 버넬박사가 숨겨 해부를 한다. 이 아이들은 계속 어른들을 초능력으로 죽여 가며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낸다.
존 카펜터가 이 영화로 비판받은 이유는 지루하다는 것이다. 다른 영화에 비해 지루한 면이 있다. 아이들이 눈에서 색다른 빛을 내면 어른들은 아이들의 능력에 잠식되어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 이 아이들의 위험을 알고 덤벼든 어른들은 전부 아이들과 눈이 마주친 후 잔인하게 저 세상으로 간다. 아이들이 악마적인 초능력으로 어른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모습은 오멘의 데미안을 닮았다.
그리고 박사와 여자 아이가 하는 대화를 들으면 기생수가 이 영화에서 설정을 가져왔나 할 정도다. 아이들은 우리가 먹고 살아가야 하기에 인간들을 죽여야 한다. 그것에 왜 감정이 개입을 하는지 박사에게 묻는다. 그저 생존에 필요하기에 인간을 죽이고 더 나아가 마을을 벗어나 전부 흩어져 자신의 영역을 넓히려 든다.
이런 설정은 기생수와 비슷하다. 이 아이들은 끝내 어떤 존재인지 설명이 안 된 채 끝난다. 영화에는 슈퍼맨의 크리스토퍼 리브와 스타워즈 제다이였던 마크 해밀이 나온다. 이 두 사람은 미국에서 슈퍼영웅 같은 상징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속수무책으로 그저 당하는 나약한 인간으로 그려진다. 마크 해밀은 다른 마을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초능력에 의해 처참하게 죽는다.
마지막 크리스토퍼 리브는 아이들의 초능력이 머릿속을 헤집고 들어오지 않으려고 정신분석한 적인 벽을 만들지만 점점 힘에 부친다. 아마도 존 카펜터의 묘수가 숨어있는 캐스팅인지 모르겠다. 이 영화는 비판이 큰 대신 해석도 다분하다.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단순 복수나 보복을 위해 악마적인 능력을 발휘한다는 말도 있지만,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이들은 기생수처럼 그냥 그렇게 태어난 존재들이라고 생각된다. 아이들이 역동적이지 않아서 지루한 감은 있지만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장면은 공포로서 충분하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