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쥐는 톤 앤 매너도 좋아 보인다. 특히 6화의 카체이싱 장면. 경찰차들이 달려들어 처박는 장면이 꽤 시원시원하다. 자동차 액션에 공을 들였다는 게 눈에 보인다. 무엇보다 거창한 대사가 없다. 그게 오히려 좋다.
들쥐라는 드라마가 말하고 싶은 걸 대사로 억지로 설명하지 않는다. 거창한 말을 늘어놓지 않아도 이야기를 따라가게 만든다. 이런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김홍선 감독이 추격 장면을 잘 찍는 연출가라고 하던데, 이번에도 그런 장점이 보인다.
여기에 이재곤 작가가 평범한 일반인이 구석으로 몰렸을 때 쥐어짜듯 튀어나오는 이야기에 강점이 있으니 둘이 잘 맞았던 것 같다. 류준열의 내레이션도 좋다. 이병헌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어떤 신뢰감과 뚜렷함이 묻어난다고 해야 하나. 목소리가 이야기를 잡아준다.
두 얼굴을 오가는 류준열의 연기도 나쁘지 않다. 요즘 스레드를 보면 류준열에 대한 외모 비하가 조금씩 수위가 올라가고 있다. 나는 류준열이 연기도 잘하고 스타일도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못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그렇게까지 물어뜯는 걸 보면 베리 키오건이 생각난다.
키오건도 처음에는 외모를 가지고 조롱하는 정도였던 것 같은데,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까지 붙으면서 비난이 점점 커졌다. 그러다 단순한 악플 수준을 넘어섰다. 사람들이 할머니 집 문을 두드리고, 아들이 사는 집 밖에 앉아 가족을 위협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결국 2024년에는 인스타그램을 비활성화하고 사람들을 피해 다녔다.
2026년에는 외모에 대한 비난 때문에 밖에 나가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고 했다. 심지어 연기 자체를 하기 싫어지는 데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사람 하나를 두고 못생겼다고 놀리기 시작하면 이상하게 그게 점점 당연한 일이 된다. 한 사람이 던진 말에 다른 사람이 붙고, 또 다른 사람이 붙는다.
어느 순간부터는 모두가 같은 말을 하고 있으니 그 말이 사실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혐오와 비하는 힘을 얻는다. 그러다 보면 결국 키오건 같은 일이 생긴다. 얼굴이 아주 잘생겼는데 연기를 못하면 그게 참 못나게 보이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