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전에 사과를 하나 먹었다. 사과는 오전에 먹어야 좋다지만, 나는 언제 먹어도 맛있다. 다만 과일에 대한 불만이 하나 있다. 늘 하는 말이지만 요즘 과일은 너무 맛이 난다. 당도가 너무 높다. 사과가 꼭 이렇게까지 달아야 하나 싶다.
사과는 아버지의 과일이었다.
아버지가 다른 과일을 드시는 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사과만큼은 무척 좋아하셨다. 손재주가 좋았던 아버지는 회사에서 직접 만든 작은 과도를 하나 가지고 계셨다. 날이 추워지면 사과를 매일 드셨다. 한 손에는 사과를 들고, 다른 손에는 그 작은 과도를 들고.
나는 어릴 때 사과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여동생은 아버지를 닮았는지 사과를 좋아했다. 아버지가 사과를 깎기 시작하면 어느새 옆에 붙어 있었다. 아버지가 깎은 사과를 받아먹고, 또 받아먹고.
두 사람은 사과 하나를 놓고 아주 야무지게도 붙어 있었다. 밥은 안 먹어도 사과는 먹을 것 같았다. 사과가 없는 세상은 생각하기도 싫다는 사람들처럼.
기억 속 아버지는 늘 비슷한 모습이다. 한 손에는 사과, 다른 한 손에는 직접 만든 작은 과도. 사과 껍질을 길게 벗겨내고, 잘라서 여동생에게 건네주던 모습.
오늘 사과 하나를 먹다가 그 모습이 생각났다.
사과가 아버지의 과일이었다는 걸,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