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기묘한 거 하나 또 내놨다. 몇 달 전에도 비슷한 영화를 본 적이 있다. 그때는 아파트에 사람들이 갇히는 이야기였는데, 개인적으로는 이쪽이 훨씬 낫다. 등장인물도 달랑 네 명이다. 초반에 잠깐 엑스트라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사실상 네 명이 영화의 전부다. 그런데 이 네 명이 이를 악물고 버틴다. 보는 사람까지 붙잡아 놓고 끝까지 끌고 간다. 비가 미친 듯이 쏟아지는 어느 날, 단란한 가족이 집 안에서 강아지와 함께 평범한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다음 날. 문이 안 열린다. 현관문만 그런 게 아니다. 집 안에 있는 문이라는 문은 전부 열리지 않는다. 창문을 깨려고 해도 금이 가는 순간 무언가가 그 틈을 메워버린다. 밖으로 나갈 방법이 없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하루 이틀이야 버틸 수 있다. 일주일도 어떻게든 버틴다. 그런데 다른 집들도 똑같은 상황이라는 걸 알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 달, 두 달. 먹을 것이 떨어지고 물이 떨어진다. 그러자 가족이라는 가장 안전한 울타리부터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다. 사랑으로 묶여 있다고 믿었던 사람들이 먹을 것 하나, 물 한 병 때문에 서로를 미워한다. 화면을 보고 있으면 저 가족이 얼마나 개고생을 하고 있는지 그대로 느껴진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을 일으킨 것이 있다. 크툴루 신화에 나올 법한 괴물이다. 처음에는 우주에서 온 외계 생명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계속 내리는 비가 그냥 빗물이 아니다. 바닷물이다. 모습을 드러내는 괴물 역시 바다 밑에서 기어 올라온 것 같은 기괴한 생명체다. 가족은 점점 이게 무엇인지 알아가면서 동시에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도 터득한다. 결국 집 안에서 살아남는 법을 찾아낸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아이들은 어느덧 거의 성인이 될 만큼 자란다. 그리고 마침내 만난다. 괴물과 가족이. 솔직히 한 시간 정도까지는 조금 지루하다. 영화가 집 안에 갇힌 사람들의 생활을 꽤 오래 보여준다. 그런데 그 시간을 넘기고 나면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그동안 쌓아놓은 것들이 하나씩 터진다. 재미있는 건 우리가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집을 공포의 장소로 만들어버렸다는 것이다. 밖에 괴물이 있으니 집 안으로 들어가면 안전할 것 같지만, 정작 그 집 안에서 가족이 무너진다. 가족이라는 사랑의 안전장치도 결국 인간이 만든 것이고, 먹을 것과 물이 사라지면 그 안전장치가 얼마나 쉽게 망가지는지를 보여준다. 거기에 바다 밑에서 올라온 정체불명의 괴생명체까지 붙었다. 가족의 붕괴, 고립, 생존, 괴물, 재난. 할리우드식 장르 영화가 보여줄 만한 재미는 이것저것 다 들어 있다. 마지막은 좀 읭스럽다. 뭔가 오리엔탈리즘 냄새가 나는 결말인데, 이건 굳이 그렇게까지 갔어야 했나 싶다. 그래도 넷플릭스 영화라는 걸 생각하면 꽤 재미있게 봤다. 초반 한 시간만 조금 버티면 된다. 그 뒤부터는 가족이 과연 저 집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그리고 저 바다 괴물이 도대체 어디까지 인간을 몰아붙일지 궁금해서 계속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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