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트란 안 홍의 영화를 좋아하는 것 같다. 그린 파파야 향기, 씨클로, 나는 비와 함께 간다, 상실의 시대까지 전부 재미있게 봤다.


그의 영화에는 그의 아내인 트란 누 엔케가 주인공으로 자주 나온다. 그린 파파야 향기에서 스무 살 무이는 그야말로 그림 속에서나 있을 법한 모습이어서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씨클로에서는 나의 온 마음을 전부 끈적끈적 함으로 채웠는데 그게 너무 좋았다. 축축하고 남루한데 그게 너무 아름다웠다. 시인 양조위는 사랑하는 여자를 매춘을 시키고 여자는 시인의 순수한 사랑 때문에 매춘을 거부하지 않는다. 그게 그 당시에 너무 충격이면서 아름다웠다. 여기서도 감독의 아내 트란 누 엔케가 너무나 아름답게 나온다.


이병헌이 나온 영화 중에 이병헌이 악역으로 가장 무섭게 보였던 영화가 트란 안 홍의 ‘나는 비와 함께 간다’였다. 이병헌이 정말 무시무시하게 나왔다. 사람들은 똥망이라지만 나는 몇 번이나 볼 정도로 좋았다. 여기에서도 트란 누 엔케는 너무나 신비하게 나왔다. 상실의 시대도 좋았지.


그리고 이번 영화 ‘프렌치 수프’ 너무나 좋았다. 영화의 모든 대사가 소설 같아서 좋았고, 20년 넘게 한 여인과 요리를 대하는 그 태도가 좋았고, 우리 인생에 나처럼 모든 순간이 뜨거운 여름을 좋아하는 외제니가 좋았고, 악역이 없어서 좋았고, 사랑을 표현함에 서투르지만 잘하는 요리에 녹아내서 좋았고, 모든 요리에 설탕을 사용하지 않아 좋았고, 특별함이 아닌 무심하게 요리하는 모습이 나의 어머니의 모습 같아서 좋았고, 신은 물을 만들었고 인간은 술을 만들었다는 대사가 좋았다.


나는 여름이 좋아요, 아직도 한여름 같은데. 난 떠날 때도 여름일 거예요.


줄리엣 비노쉬가 이렇게 아름답고 예쁘게 보였던 영화가 있었을까. 그건 아마도 폭염의 여름을 내가 너무나 좋아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행복이란 가지고 있는 것을 열망하는 것을 보여 준, 요리 그 속을 벌리면 그 안에 사랑이 요렇게 몸을 말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프렌치 수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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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io99 2024-08-11 1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었어요. 영화 커뮤니티에 올리셔도 되겠어요.

교관 2024-08-12 17:03   좋아요 0 | URL
과찬이세요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