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범인 플레그를 보는데 요시네 쿄코 뒤 책장에 일큐팔사가 꽂혀 있다. 일큐팔사는 이 드라마와 무관하다. 이 일드는 어느 날 느닷없이 아내와 아이들이 사라져 버린 한 가정의 가장이 아내와 아이들을 찾아다니는 미스터리 추리극이다.


주인공으로 니시지마 히데토시, 미야자와 리에 그리고 화면의 요시네 쿄코가 나온다. 니시지마는 우리가 좋아하는 하루키의 영화 ‘드라이브 마이카’의 주인공 가후쿠로 나온다. 상처를 받았지만 제대로 상처를 받는 법을 알지 못한 가후쿠. 아내에게 필요한 건 나의 가슴이 아니라 누군가의 가슴이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는 가후쿠.


미야자와 리에는 하루키 영상물에 두 번이나 등장한다. ‘토니 타키타니’에서 에이코와 하사코 1인 2역을 한다. 그리고 ‘해변의 카프카’ 연극에서 사에키로 등장해서 열연을 펼친다. 그 모호하고 신비롭고 아름다운 여성을 미야자와 리에가 해낸다. 그때의 모습은 인간실격에서 다자이 오사무의 아내 미치코 역을 할 때에도 나타난다.


니시지마 히데토시가 토니 타키타니에도 나오는데 내레이션이 바로 니시지마다. 토니 타키타니의 감독 이치카와 준은 하루키의 문체를 영화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한 장소에서 인테리어만 바꿔가며 촬영을 진행했다. 덕분에 소설적 문체를 영화적 문채로 옮기는데 성공한다. 거기에 사카모토의 음악이 깔린다.


하사코는 에이코가 남겨 놓은 방대한 옷들을 입어보다가 터지는 울음을 참지 못한다. 세상에는 그런 울음이 존재한다. 하사코는 질은 다르지만 비슷한 깊이의 고독을 에이코의 옷을 입어 보면서 느꼈을지도 모른다. 무채색과도 같은 투명하고 아름다운 적멸을 에이코의 옷을 입어보고 하사코는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독해서 고독에서 벗어나고파서 고독해질 수밖에 없는 고독한 이야기가 토니 타키타니였다.


두 주인공 미야자와 리에와 오가타 이세이는 후에 '구구는 고양이다'에서 아주 코믹한 캐릭터로 다시 조우한다. 허당 같은 두 사람의 뻥 진 연기가 너무 재미있었다.


니시지마는 아주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나왔는데 2010년 ‘사요나라 이츠카’에서 만화에서 갓 튀어나온 것 같은 유타카 역으로 나온다. 인간은 죽을 때 사랑받는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과 사랑한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으로 나누어진다. 이 문장이 영화를 관통한다.


이 영화의 감독은 인천 상륙작전의 이재한 감독이며 원작은 냉정과 열정사이의 츠지 히토나리다. 사요나라 이츠카 – 안녕 언젠가로 우리나라에 출간되었는데 역시 재미있다. 여주인공으로 러브레터의 나카야마 미호가 니시지마 히데토시와 호흡을 맞추는데 당시에는 원작자 츠지 히토나리와 부부였다.


이 영화는 화양연화의 미장센을 옮겨왔고 나카시마 미카의 노래가 영화를 끌어올려준다. 사랑이란 계절과도 같은 것, 그냥 찾아와서 인생을 지겹지 않게 치장할 뿐인 것, 사랑이라고 부르는 순간, 스르륵 녹아 버리는 얼음조각 같은 것, 안녕, 언젠가. 역시 소설과 영화 다 재미있다.


미야자와 리에는 ‘종이 달’에서 점점 범죄가 심해지는 주인공 리카 역인데 역시 소설만큼 좋았다. 미야자와 리에는 스모선수와 결혼을 하고 사진집을 발간해서 열도를 발칵 뒤집어 놓았을 때 얼굴은 정말 그림 같은 얼굴이었다. 지금 권은비 얼굴에 점 하나 찍어 놓으면 딱 그 당시의 미야자와 리에다. 그러나 이혼과 힘겹게 재개한 배우활동 등으로 예전 같지 않았다.


몇 해 전 심은경이 일본에서 배우로 최우수주연여우상을 타고 소감을 이야기할 때(심은경의 이 소감은 일본의 대부분을 울렸다. 영상을 찾아보면 왜 그런지 알게 된다) 경쟁자였던 미야자와 리에의 그 표정을 잊을 수 없다. 그 리즈 시절의 얼굴은 아니었지만 순수하게 기뻐하고 축하해 주는 모습이 더 예쁘게 보였다.


요시네 쿄코는 나가노 메이, 히로세 스즈 등과 함께 뜨는 배우다. 끝.


드라이브 마이 카 https://youtu.be/govpaPZgt40?si=mTUYLtisCENs2mlg


토니 타키타니 https://youtu.be/xh8lbo_Yx_I?si=hTUBIWQBrmyoEyyM


사요나라 이츠카 - 나카시마 미카의 올웨이즈 https://youtu.be/bpFz8ksR2vU?si=LzJKBrOq5yNC5W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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