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분은 유튜브 소크라북스의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한 부분을 낭독한 것이다. 달리기에 관한 것이다. 하루키는 이 책을 쓸 당시 30년 동안 거의 매일 한 시간씩 달렸다고 했다. 그 점을 높이 산다. 짝짝짝. 나도 십 년이 넘게 거의 매일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를 달리고 있다. 작년에는 기록을 보니 360일을 달렸고, 재작년에는 이틀 빼고는 매일 한 시간 이상씩 달렸다. 그래서 평균적으로 일 년에 350일은 한 시간 이상씩 달리는 셈이다. https://youtu.be/mYODGbBp5Qw?si=1722NyJ4rLeSjaQn








역시 그동안 주위에서 가장 많이 듣는 소리가 대단 하네, 였다. 그러나 하루키도 말한 것이지만 전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인간은 매일 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잠을 매일 자야하고, 밥도 매일 먹어야 한다. 배설도 매일 해야 하고 팬티도 매일 갈아입어야 한다. 달리기도 그렇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면 간단해진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간단하게 생각하면 간단하게 해결이 된다.

밥은 하루 안 먹어도 되잖아요, 배설도 하루 안 해도 되잖아요,라고 하는데 그래서 달리기도 ‘거의’ 매일 달리는 것이다. 매일 달릴 수는 없다. 태풍이 오면 비가 와도 나가서 달리는 나였지만 태풍은 좀 그렇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은 날에도 조깅은 피한다. 그러나 이틀 이상 쉬는 경우는 없었다. 배설은 하루 안 해도 괜찮잖아요,라고 하지만 소변을 하루 종일 보지 않으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아직 조깅을 하지 못할 정도로 아프거나 다친 적이 없기 때문에 이틀 이상 달리지 못한 경우는 없었다. 그 점에 대해서 나의 몸뚱이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 한번은 내가 하루키를 좋아하는 걸 아는 친구가 하루키를 좋아하니 달리기도 따라서 하는 것 아니냐라는 말을 들었다. 하루키를 아무리 좋아해도 달리는 걸 좋아하지 않으면 매일 달릴 수는 없다. 당연한 거지만 달리는 걸 좋아하니까 매일 달릴 수 있는 것이다.

십 년 동안 몇 명이 살을 빼고 싶다면서 내가 달리는데 따라와서 같이 달린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전부 일 년을 채우지 못하고 나가떨어졌다. 고작 몇 달도, 그 기간 동안에도 일주일에 3, 4일 정도 달리고는 그만두었다. 이는 달리는 것 자체가 재미있지 않기 때문이다. 살이 찌는 건 신체는 더 이상의 음식을 거부하는데 뇌가 때가 되면 음식을 먹어서 도파민을 뿜어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살을 빼려면 그 점에 다가가야 한다. 뇌는 끊임없이 도파민의 중독에 노출되어 있어서 그걸 극복해야 한다. 의지만으로는 요즘은 힘들다.

살이 많이 찐 사람들은 조깅으로 살을 빼는 건 무리다. 일단 무릎에 치명적이고 위에서 말한 것처럼 조금 하다가 지치면 안 뛰게 된다. 조깅은 다른 운동에 비해 들어가는 비용이 적기 때문에 더 그만두기 쉽다. 자전거나, 배드민턴이나 탁구처럼 비용이 들지 않는다. 그저 운동화와 길만 있으면 되니까 접근이 쉬운 대신 포기도 빠르다.

매일 밥만 먹을 수는 없잖아.라고 하는데 그래서 매일 같은 곳을 달리지는 않는다. 어제처럼 평소와 다른 코스로 달리면 11킬로미터 정도를 달리고 평소에는 8, 9킬로미터를 달린다. 평소 마지막 2킬로미터는 오르막길이 있어서 그 구간은 다리가 끊어질 것 같은 기분 좋은 고통을 느낀다. 오르막길을 쉬지 않고 달리는 알 수 없는 고통의 쾌감이 있다. 그런 쾌감을 매일 느낄 수 있는데 달리는 걸 멈출 수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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