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다. 왜냐하면 스티븐 킹과 존 카펜터의 소설과 영화를 나는 아주 많이 봤기 때문이다. 존 카펜터 감독은 사람들이 뭘 좋아하는지 알고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다. 진정 예술가라 할 수 있다. 근래에(10여 년 전부터)는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 감독보다는 영화 음악에 집중하고 있다.


존 카펜터는 영화사에 길이 남길 할로윈 시리즈를 탄생시켰고, 그래픽이 없던 시절 그래픽보다 사실주의적 공포물 ‘더 씽’을 탄생시켰다. 존 카펜터는 B급 호러물의 대가라고 불렸다. 물밑의 팬들이 정말 좋아했다.  더 씽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를 하자면 존 카펜터의 1982년작 ‘더 씽’이 있고, 2011년에 나온 ‘더 씽’이 있다. 속편으로 이 영화에 대해서 존 카펜터가 직접 언급을 하기도 했다. 존 카펜터가 만든 1982년의 ‘더 씽’은 당시에 인기가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진가가 서서히 드러나는 영화였다. 사람들이 존 카펜터 세계관에 대해서 빠져들기 시작한 것이다.


2011 버전의 더 씽은 1982년 더 씽의 이전 이야기로 2011 버전에서 마지막을 떠올려보면 개 한 마리가 탈출을 하면서 끝난다. 저 개는 진짜 개가 아니야, 하면서 헬기를 타고 뒤를 쫓으며 총을 쏘아대지만 결국 개는 탈출한다. 그리고 1982년 더 씽을 보면 개 한 마리가 기지로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감독은 마치 존 카펜터에게 이 영화를 헌사하기라도 하는 듯 기지, 그리고 장비, 헬기 같은 것들을 1982년 버전의 것들로 채웠다. 속편을 보고 예전 영화를 봐도 이질감이 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



에세이에도 나오지만 하루키는 스티븐 킹 원작의 ‘쿠조’의 이야기도 한 번 다뤘다. 80년대 초반 영화로 쿠조는 광견병이 들린 파트랴슈 같은 개가 사람들을 잡아 죽이는 이야기다. 영화를 보면 쿠조를 연기한 개에게 정말 상을 줘야 할 정도로 연기를 했다. 지금 봐도 공포스럽고 재미있다.

당시의 깔끔하고 직설적인 쿠조 포스터. 포스터는 여러 버전이 있다


하루키가 에세이에서 언급한 존 카펜터의 ‘크리스틴’도 보면 재미있다. 빨간 빨간색의 크리스틴은 영혼이 들어있는 멋진 자동차다. 하루키도 극찬을 했지만 존 카펜터의 역량이 드러나는 영화다. 자동차가 생명을 가지고 자신을 망가트리려는 인간들을 무참하게 말살시킨다.


하루키가 높이 사는 부분은 크리스틴 이전의 호러 영화 속에서 공포의 대상은 주로 귀신이나 유령, 외계인, 동물 같은 유기물이었는데 처음으로 자동차, 무기물이 생명을 가지고 인간을 처참하게 죽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틴 영화 속 시대 배경은 1950년대이기 때문에 크리스틴은 아주 클래식하며 빈티지하다. 이 영화 역시 80년대 초 영화로 그래픽이 없었기 때문에 존 카펜터의 재능이 잘 드러나는 영화다. 자동차가 살아 있다니. 꼬마 자동차 붕붕도 이후에 나왔다. 크리스틴은 자신을 선택한 왕따 주인공에게 사랑을 느낀다. 이런 부분은 21년에 나온 자동차와 사랑을 나누고 금속으로 된 아기를 가졌던 미친 걸작이라 불렸던 영화 ‘티탄’이 떠오르기도 한다.


찌그러지고 망가졌던 크리스틴이 알아서 펴지고 원래의 모형으로 돌아오는 장면은 범블비를 보는 것처럼 아주 멋진 장면이다. 80년대 초에 하루키는 미국의 한 극장에 앉아서 아내인 요코 씨와 앉아서 신나게 감상했을 것이다. 하루키의 좋은 점은 고상한 예술만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클래식과 재즈만 들을 것 같지만 비치 보이스를 너무나 좋아한다. 스티븐 킹과 존 카펜터를 좋아하는 것 역시 일반인인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없는 것이 마음에 든다.

크리스틴 예고편이니 짧게라도 감상해보기실 https://youtu.be/0Xq75RR7otQ?si=cDzOkNDOS--2an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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