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다큐 – 드리밍 무라카미


세상을 두 부류로 나눈다면 하루키를 좋아하는 인간과 그렇지 않은 인간으로 나눌 정도로 하루키 마니아들이 많다. 하루키 세계에 빠져있다가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평소 말수가 적은 사람도 말이 많아진다. 나 역시 코로나 전에는 독서모임을 만들어서 운영을 했는데 주로 하루키 소설로 모임을 가졌다.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하루키 덕후 중에는 임경선 작가도 있고, 김연수 소설가 역시 덕후다. 오래전 광고에서 “저 이제 내려요”라는 대사를 하던 머리를 늘어뜨린 광고 속 예쁜 여주인공이 들고 있던 책도 노르웨이 숲이었다. 하루키 덕후라고 해서 꼭 하루키의 모든 책을 다 읽어야만 하는 건 아니다. 지금 대학생이 상실의 시대를 읽고 너무 좋아서 하루키에게 빠졌더라도 하루키 덕후라고 생각한다.


근래에 어떤 작가는 하루키의 '밤의 거미원숭이'를 가지고 있다면 하루키 덕후라고 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 책이 없어도, 고작 한 권을 읽었더라도 소설의 세계에, 하루키에 대해 빠져 들었다면 덕후라고 나는 생각한다. 덕질의 세계는 깊고 넓지만 얕고 좁아도 덕질은 덕질인 것이다.


그리고 하루키의 글을 덴마크어로 번역하는 덴마크 번역가 메테 홀름도 그중 한 사람이다. 메테 홀름은 하루키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드리밍 무라카미'를 만들었다. 한때 사이트에서 하루 동안인가 무료로 상영을 한 적이 있었다. 지금은 요금을 지불하고 관람을 할 수 있다.


예고편을 보면 고배에 있는 재즈 바 '하프타임'에 앉아 있는 장면이 나온다. 이곳은 78년부터 영업하고 있고 하루키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가 영화가 되었을 때 촬영을 한 곳이다. 소설 속에서 쥐가 바에 앉아서 땅콩을 재떨이가 넘치도록 까먹으며 맥주를 마시던 곳의 배경이 된 것이다. 그래서 세계의 하루키스트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저곳에 가면 일단 전부 하루키의 덕후라고 할 수 있어서 하루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 대체로 이야기가 통한다고 한다.


Dreaming Murakami – Trailer

https://youtu.be/qUiWim1wmtI


오늘 하루키 음악은 무라카미 라디오 35회에서 하루키가 소개하는 스티비 원더가 밥 딜런의 데뷔 30주년 콘서트에서 부른 세기의 명곡 Blowin’in The Wine이다. 1992년의 콘서트로 스티비 원더는 15살 때 이곡을 커버했다. 스티비 원더는 노래에 들어가기에 앞서 피아노 연주를 하며 이 곡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이 곡은 베트남 전쟁 이후로 세계의 많은 전쟁이나 트러블이 멈추지 않았지만 어느 시대에나 빛을 잃지 않고 있다고 했다.



Stevie Wonder - Blowin' in the Wind Bob Dylan - The 30th Anniversary

https://youtu.be/WZnv6qLWPy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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