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신작 장편 소설 인터뷰 -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


하루키 신작 장편 소설 인터뷰 – 4월


신작 장편 소설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에 대해서 버즈피드 일본판에서 인터뷰를 한 것이고 원문을 보고 싶다면,라고 해도 원문은 아무도 안 볼 테니 그냥 인터뷰를 옮겨 본다. 하루키 찐 팬인 파인딩 하루키의 사이트에 들어가도 인터뷰 전문을 다 볼 수 있다. 잘 알겠지만 이 신작은 오래전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속 하나의 이야기로 발전된 것으로 미완성 소설이었는데 이번에 재 집필하여 출간하게 된 것이다. 이하 질문 표기 없이 하루키의 답변으로만.


코로나가 일본을 덮친 2020년 3월 초 이 소설을 쓰기 시작하여, 3년 정도 걸려 완성했습니다. 외출하는 일도 거의 없고, 장기 여행을 하는 일도 없는 그런 상당히 이상한, 긴장을 강요받는 환경 속에서 매일  이 소설을 끈질기게 쓰고 있었습니다. 마치 꿈 읽기가 도서관에서 오래된 꿈을 읽는 것처럼 말이죠.


미완성인 이 소설을 재 집필한 것은, 1973년의 핀볼까지 쓰게 되었고, 그 이후에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을 썼으니 실질적인 세 번째 작품입니다. 당시에는 제가 정말 쓰고 싶었던 세계를 그리려고 시도했지만 아직 작가로서의 기술력이랄지 부족했습니다. 쓰고 싶은 것은 있었지만 전혀 쓸 수가 없었어요. 이런저런 사정까지 겹치면서 어중간한 형태로는 발표할 수 없었고, 그 당시에도 문예지에 발표하고 굉장히 후회했었습니다. 언젠가 제대로 된 형태로 완전히 끝맺음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목에 생선 가시가 걸린 것처럼 말이죠.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다 쓰고 나서도 ‘앞으로 2년만 더 기다려보자’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좀 더 깊이가 있는 것을 쓸 수 있겠지 생각했습니다. 드디어 다시 한번, 매듭을 짓지 못한 그 이야기와 마주 서자라는 결심이 섰던 거죠. 문장을 쓰는 기술도 그동안 많이 발전했을 거고요.


[하루키는 그 시점이 해변의 카프카를 쓰고 난 후라는 이야기를 인터뷰로 길게 한다]


80년대 문예지에 발표했던 제목과 이번 시작의 제목을 그대로 가져간 이유는 이 제목을 좋아했어요. 처음 쓸 당시의 작품 자체는 만족하지 못했지만, 이 제목만은 마음에 들어왔어요.


2015년 또 다른 인터뷰에서 다시 쓰고 싶은 작품은 없냐는 독자의 질문에 하루키는, 한 번 그런 적이 있는데 하지만 저는 앞으로는 더 이상 어떤 작품을 다시 쓰는 일은 없다고 한 부분에 대해서 질문을 받자 “제가 그런 말을 했던가요? 무책임한 말을 해버렸군요. 하하”


80년대 최초 버전인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의 스토리가 이어지는 것에 대한 질문을 받은 하루키는, 1부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완전히 다시 새롭게 쓰면서 저 스스로도 제대로 다시 쓸 수 있게 되었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과연 이것만으로 다시 쓰는 의미가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졌죠. 이런 의문이 남았기 때문에 일단 그렇게 1부만 다시 쓰고 그대로 두었습니다. 원래 다시 쓴다고 해도 발표를 하든 안 하든 상관없이 저 스스로 납득하기 위해서 쓴 것이니까요. 그렇게 반년 정도가 지나가면서 왠지 계속 이야기를 쓰고 싶어 지면서, 그 이야기에 다시 푹 빠져 버렸어요. 중년이 된 주인공이 이끄는 노인이 등장하고, 10대 소년이 나오죠. 결과적으로는 3세대가 입체적으로 얽히게 되는 전개가 됩니다.


2부는 내일, 아니 다음에.

https://www.buzzfeed.com/jp/harunayamazaki/haruki-murakami-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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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와 고로의 대담


무라카미 하루키가 이나가키 고로의 방송에 나와서 음악과 소설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이나가키 고로는 스맙의 멤버다. 영화배우로 가수로 종횡무진한데 스맙의 최고는 뭐니 뭐니 해도 기무타쿠. 이나가키 고로는 북 버라이어티 방송을 하고 있는데 게스트로 문인을 초대해서 방송을 한다. 거기에 하루키가 나와서 대담을 거쳤다.


이 방송에서 하루키와 고로는 ‘드라이브 마이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영화 속 음악을 한 곡 튼다.


또, 내가 너무나 사랑해 마지않는 소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스키터 데이비스의 1962년의 곡 ‘디 앤드 오브 더 월드’를 튼다. 이 노래는 들어보면 누구나 다 아는 노래다. 이 노래 한 곡으로 스키터는 세계적인 가수가 되었다. 이 노래도 비틀스의 노래처럼 전 세계 어느 라디오에서 쉬지 않고 흘러나오고 있을 곡이다.


‘노르웨이 숲’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며 빌 에반스의 ‘왈츠 포 데비’를 튼다. 빌 에반스는 재즈 밴드와 함께 자신이 피아노로 ‘왈츠 포 데비’를 연주하는데 지금, 늦가을의 햇살이 힘을 잃어 벤치와 나뭇가지에 늘어질 때 들으면 정말 좋은 곡이다.


글렌 굴드 버전으로 베토벤 3번 협주곡 Op. 37도 나온다. https://youtu.be/G7EEACEefH0

이 방송을 듣고 있으면 서글서글 하루키와 고로는 나이를 초월하고 꽤 아이 같은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세계는 다중적이고 그 다른 세계를 이어주는 건 소설이라는 걸 두 사람은 여실히 알고 있는 것 같다. 방송은 2021년 10월에 방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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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라디오 에피소드


하루키가 라디오 방송을 직접 하면서 두 달에 한 번씩 하던 라디오 방송을 한 달에 한 번씩, 애정을 가지고 하면서 소소한 자신의 이야기, 주변의 이야기를 했다. 출처는 파인딩 하루키 사이트입니다.

하루키가 소설에 관해서 이야기를 한 부분도 있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1973년의 핀볼, 노르웨이의 숲,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에 대해서 언급을 했는데 소설에 관해서는 이전에도 많이 이야기를 했기에 여기서는 다루지는 않겠다. 원본 사이트를 보면 재미있는 에피가 많다. ‘고양이를 씻기는 방식‘ 라든가, ‘스시, 소바 가게 이야기’등은 재미있다.


소바 가게 이야기 - 하루키


이번에도 역시 때때로 소바 가게 카운터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가볍게 손잡이를 잡고 메밀국수에 보리소주를(하루키도 이제 보리소주를 마시기도 하나 보다) 곁들이고 있었죠. 꽤 좋지 않나요? 제 옆으로 남은 3개 정도의 카운터 자리에 남녀 손님이 앉아 있었습니다. 남자는 40대, 여자는 20대 후반 정도로, 어떤 사이인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답니다. 그래서 듣고 싶지는 않았지만(큭큭 만약 남녀의 은밀한 이야기였다면 듣고 싶어서 보리소주를 더 주문했을까) 그들의 목소리가 제멋대로 들어와 버리니까 어쩔 수 없이 듣게 되었죠. 그런데 책에 대한 이야기가 갑자기 제 이야기로 옮겨갔고 이후 제 작품에 대한 싫은 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거 곤란해졌는걸’이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거기서 일어나 버리게 되면 뭔가 눈에 띌 거고 주문한 요리도 아직 나오지 않았고 어쩔 수 없이 한쪽 팔꿈치에 얼굴을 숨기며 가만히 있었답니다. (그런다고 하루키를 몰라볼 수 있을까) 그 남자 손님은 제 소설의 어떤 부분들이 얼마나 지루한가에 대해서 동석한 여성에게 얘기해 주고 있었죠. 그런데 전 괜찮았습니다. 작품이 비판받는 거야 당연한 일이니까요. 칭찬받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거죠. 그렇게 한창 얘기를 계속하다가 문득 그 남자 손님이 제 소설 모두를 독파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게다가 이야기의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하고 있는 것이었어요. 두 사람의 대화에 불쑥 껴들면서 ‘그렇게 싫으면 확실하게 아예 읽지 않으면 좋지 않을까요?’라고 얘기하고 싶지만, 뭐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었죠. 도대체 뭘까요?


라면서 하루키는 소바를 먹었다란 느낌이 없을 정도로 말이죠.라고 했다. 하루키의 이런 주변의 작은 일들에 관한 에세이를 읽으면 늘 드는 생각이지만 저 두 사람은 어떻든 간에 이렇게 알려졌다는 것이다. 누군가, 이봐 지난번 무라카미 라디오에 사연 나온 남자 너 아니야? 너 매일 몰래 구석에서 하루키 소설을 읽고 있더니 비난만 가득하려고 읽었던 모양이군. 같은 소리를 들을 수도 있고. 어머 그 에피소드에 나온 여자가 저 라구요. 하지만 애인에게 들키면 큰일인데 어떡하지. 같은 일들이 휙휙 지나간다.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하루키가 소개하는 음악을 같이 듣는 것이 무엇보다 좋다. 별다른 이유는 없다. 하루키가 소개하니까 들으면 좋은 것이다.



하루키가 소개하는 음악

https://youtu.be/AIyiQISJy_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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