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작년, 그러니까 2022년 12월에 써 놓아서 다음에 나올 소설에 대해서 청취자에게 하루키가 언급을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4월에는 기사단장 죽이기 이후 장편소설이 일본에서 출간이 될 예정이고 곧 우리나라에도 출간이 될 예정입니다.



하루키가 진행하는 무라카미 라디오 43회에서도 청취자들에게 받은 사연을 답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럼 오늘도 그중에 몇 개를 소개해 본다. 이하 멋대로 의역이 되었다는 점 이해 바랍니다.


하루키: 지난달 [무라카미 라디오]에서 [야마시타 요스케 트리오 재난입 라이브]를 방송해 버렸는데 그 소감의 사연을 꽤나 받았습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프리 재즈 라이브를 틀어 버려서 괜찮을까 하고 조금 걱정하고 있었습니다만, 의외로 많은 분들이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서 다행이었습니다.


카제마치 소라마메 (40대, 남성, 치바현)

1969년의 재난입은 되지 않았지만, 그 시대의 힘이 느껴졌습니다. 지금이라는 시대가 좀 더 이상이라는 것에 관대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정해진 것이 없어도 맞출 수 있는 것은 또 제대로 맞출 수 있다. 그런 자유를 추구할 수 있다. 그게 저의 이상입니다. 프리 재즈를 처음 들었는데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하루키

글쎄요, [프리재즈]라는 형식으로 묶어 버리면 거부감이 들지도 모르지만 야마시타 씨의 음악에는 그런 장르를 넘어선 자유롭고 따뜻한 인간미가 느껴집니다. 진짜 음악이라고 할까, 정말 멋집니다. 저도 눈앞에서 듣다가 오랜만에 몸 안에 쿵 하며 뭔가가 왔어요. 가능하면 당일 연주를 그대로 레코드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홈조비 (20대, 남성, 미야기 현)

무라카미 하루키 씨가 '소설 집필 강좌‘를 열어 주셨으면 합니다.


하루키

하아,라고 할까요. 소설 쓰는 법을 타인에게 가르쳐 주는 일은 어렵습니다. 저는 대체로 이기적인 인간이라, 내가 쓰는 소설을 어떻게 쓸까 하는 것 밖에 잘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타인이 소설을 어떻게 쓸까,,,, 까지는 좀체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 저의 솔직한 생각입니다. 그래서 제자 같은 사람을 받은 적도 없고 클래스를 가지고 창작 지도를 한 적도 없고 문학상 심사위원을 한 적도 없습니다.


레이먼드 카버 씨를 인터뷰했을 때 그는 뉴욕 시러큐스 대학에서 창작과 선생님을 몇 년 정도 했는데 한 학기에 단편을 하나만 학생들에게 쓰게 한다고 했습니다. 한편 이상은 쓰지 않는다. 한 편의 소설을 한 학기 동안 매주 제출하게 하고, 그 소설을 비평하고, 조금씩 고쳐 쓰고 다시 쓰고 해서 닦아 나간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그렇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버 씨도 말했지만 [몇 번이고 참을성 있게 다시 쓴다], [어쨌든 충분히 시간을 들인다]라는 것이 소설 쓰기에는 굉장히 중요한 것입니다. 명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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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밑으로 하루키는 예전에는 읽던 책이 재미없어도 예전에는 다 읽었지만 요즘에는 에이 뭐야 시간도 아깝잖아, 눈도 잘 안 보이고 흥. 하며 읽다가 안 읽어지는 책은 도중에 읽지 않는 책도 많다고 한다.


또 어느 청취자가 장편소설에 대한 계획이 있는지 말해달라고 했다. 이는 우리 모두가 궁금한 점이다. 하루키는 이에 대해 장편소설에 관해서는 쓰고 있다, 아직이다, 같은 말 자체를 발설하지 않는다고 한다. 독자가 궁금해서 잠을 못 잔다고 하니, 그것은 참 안 된 일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지구 온난화에 비하면 나의 장편소설은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지만 궁금해해 줘서 샹큐,라고 하며 어느 날 갑자기 신문에 신간 광고가 실리게 된다면, 그날을 기대하며 조용히 기다려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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