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2권


2권에서는 다마루가 입체적으로 드러난다. 다마루는 아직 등장하지 않는 집요한 심부름꾼 우시카와를 쥐도 새도 모르게 이쪽 세계에서 저쪽 세계로 보내버리는 인물이다. 동성을 사랑하고 늘 깔끔한 정장 차림에 실수가 없고 실패 역시 없는 그림자 같은 인간이 다마루다.


다마루 겐이치. 그의 이름이지만 다마루는 한국인이다. 다마루는 죽음의 땅 사할린에서 종전 전해에 태어났다. 사할린 남부는 아직 일본 영토가 되어서 가라후토라고 불렸지만, 1945년 여름에 소비에트 군이 점령하면서 다마루의 부모는 포로로 잡혔다.


그의 아버지가 일본의 항만시설에서 일했던 모양이었다. 일본 민간인 포로 대부분은 얼마 뒤에 일본으로 송환되었지만 다마루의 부모는 노동자로 그쪽에 송출된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일본 정부가 거부를 했다. 종전과 함께 한반도 출신자는 더 이상 대일본제국의 신민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부를 당했다. 너무한 일이다.


다마루의 부모는 희망하면 한반도 북쪽으로는 갈 수 있었지만 남쪽으로는 보내주지 않았다. 다마루의 부모는 부산 어촌 출신으로 북으로 갈 마음은 없었다. 북쪽에는 친척도 친구도 한 사람 없는데 거길 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아직 젖먹이였던 다마루(당시는 이름도 없는)는 일본인 귀환자의 손에 맡겨져서 홋카이도로 건너오게 되었다.


당시 사할린의 식량 사정은 최악에 가까웠고 소비에트 군의 포로에 대한 대우도 지독했다. 다마루의 부모는 다마루만 먼저 홋카이도에 보내 놓고 나중에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전쟁의 여파는 그 모든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다마루는 일본인 부부의 집에서 잠깐 살다가 하코다테 근처 산속의 고아원에 맡겨졌다. 일본인 부부도 다마루를 계속 돌봐줄 만한 여유가 없었다. 가톨릭 단체가 운영하는 시설인 고아원은 몹시 거친 곳이었다. 다마루는 살아남기 위해서 별별 짓을 다해야 했다. 처절하게 성장하면서 다마루는 그림자가 되는 법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아오마메에게 권총 한 자루를 구해주는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게 된다.


10월 6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가 6일 전남 나주 학생독립운동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거듭 사죄의 뜻을 밝혔고, 24일 오후 태인 3.1 운동 기념탑을 참배한 일본의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는 “역사를 올바로 인식하고 상대방도 용서할 마음이 들 때까지 사죄해야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 수 있다. 더 이상 사죄하지 않아도 된다고 할 때까지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https://www.segye.com/newsView/20221006519300?OutUrl=naver


이는 2015년 4월 17일 교토통신과 인터뷰를 한 하루키도 “상대방이 ‘시원하게 한 것은 아니더라도 그 정도 사죄했으니 이제 됐다’고 할 때까지 사죄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라고 한 맥락과 통한다. 그리고 하루키는 후에 ‘기사단장 죽이기’에서 난징학살을 언급하면서 잘못은 잘못했다고 해야 한다고 했다.


역사는 현재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사람들은 진실을 믿는다지만 그건 사람들이 원하는 진실을 바라는 그 마음을 믿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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