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들에게 질문을 받은 하루키가 답을 해주는 무라카미 라디오 10회의 두 번째입니다. 이번에는 완전 의역을 해버렸습니다. 정말이지 에세이집을 읽고 있는 느낌이 들어 헤실헤실거리게 됩니다.


요즘은 정치도 경제도 사회도 너무나 혼란하고 놀랄만한 일들 뿐인데 무라카미 라디오의 에피를 보는 동안은 즐겁게 보냅시다.


하루키:

자 다음은 가고시마의 로컬 밴드입니다. 이 앨범은 교토의 중고 레코드 가게에서 200엔 균일 코너에서 발견한 것입니다. CD의 제목은 [두왑 de쇼와 가요]. 지미 이리에다와 더 킹 타운즈가 부릅니다. CD의 해설에 따르면 1988년부터 가고시마에서 두 왑으로 줄곧 활동하고 있는 [아저씨 밴드]라고 합니다. 연륜이 보입니다.


오늘은 [동경하는 하와이 항로]로 할까, [그대 그리워]으로 할까 많이 망설였지만 결국 [그대 그리워]로 하겠습니다. 프랭크 나가이 씨의 1961년 히트송입니다. 옛날에 [유메지 이토시. 기미 코이시]라는 간사이 만담 콤비가 있었는데, 이건 꽤 대담한 네이밍입니다.


CD를 세일 코너에는 재미있는 것들이 있어서 그걸 찾아내는 재미가 있습니다. 특히 100엔이나 200엔 하는 CD가 균일하니 100엔 쪽의 앨범을 찾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러나 이런 앨범들이 한 상자에 그대로 가득 들어가 있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앨범을 찾는데 한 시간 정도는 그냥 지나가 버립니다. 그런 재미가 있어요.


청취자: 검은 배낭 (20대, 회사원 남성)

무라카미 씨가 예전 에세이에서 [여자를 잘 설득하려면 칭찬을 해주고, 맛있는 음식을 사주고, 차분히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이 세가지만 하면 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저 같은 경우는 사람을 칭찬하는 것이 서툽니다. 특히 좋아하는 여자가 앞에 있으면 몹시 긴장을 합니다. 어르고 달래는 태도가 되어 버려 칭찬을 할 수가 없게 됩니다. 세 가지 이외의 칭찬하는 요령이 있다면 가르쳐 주세요.


하루키: 칭찬이라고 해도 뭐든 칭찬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그렇게 칭찬을 남발하게 되면 오히려 경계를 하고 이 사람 무슨 꿍꿍이가 있나 생각해 버립니다. 누군가를 칭찬하려면 그 사람을 잘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게 시작입니다. 나 자신을 표현하고 말하기에 앞서 상대방을 잘 관찰하는 겁니다. 상대방의 눈을 보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주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한다면 어떤 사람이라도 소중하게 칭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 선에서 열심히 하는 겁니다.


청취자: 우로 담쟁이와 배 (30대, 마사지 지압사, 남성)

무라카미 씨 글쎄 아내가 쓰레기를 도대체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습니다. 그것 때문에 참 곤란합니다. 아내는 늘 쓰레기통 옆에 쓰레기를 살짝 놓아둡니다. 제가 아내에게 그러지 말라고 하는데 전혀 듣질 않습니다. 아내가 오히려 저에게 포기하라고 하는데 저는 절대 아내에게 지기 싫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하루키: 재미있는 아내분입니다. 그런데 그 정도는 뭐 괜찮지 않습니까.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결점이 있는데 근처에 불을 지르고 다니거나 공기총으로 고양이를 쏘거나 하는 사람에 비하면 아내분은 전혀 해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남편이 져줍시다. 당신이 아내 대신 쓰레기를 하나하나 주워서 쓰레기통에 버리면 간단한 일입니다. 또 모르죠. 인간은 언젠가는 죽으니까 죽고 난 후에 신에게서 당신은 멋진 남편이었군요, 라며 상을 줄지도 모릅니다. 신이 맥주 무료 시식권을 왕창 줄지도, 다음 생을 기대합시다.


청취자: 에피포 (40대, 회사원 남성)

요즘 아침저녁으로 몹시 추워졌습니다. 나베 야키 우동이 맛있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무라카미 씨는 인생 마지막 식사로 나베 야키 우동이 좋다고 하셨는데, 지금도 인생의 마지막 식사는 나베 야키 우동입니까?


하루키: 지금도 역시 제 인생의 마지막 식사는 나베 야키 우동입니다. 요란하지 않고 무라카미답게 겸손하고 착실해서 좋은 것 같습니다. 단지 가능하다면 우동에 들어가는 새우튀김은 냉동이 아니라 생새우로 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인생의 마지막이니까 그 정도의 호사는 누려도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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