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큐팔사 1


하루키의 미국 사이트에 들어가면 영문판 하루키 책을 볼 수 있는데 책 표지가 참 마음에 든다. 나도 ‘해변의 카프카’ 영문판과 ‘노르웨이 숲’ 초기 영문판을 가지고 있다. 디자인이 눈에 쏙 들어온다. 콜렉터들은 또 이 디자인 때문에 하루키의 영문판 책들을 구입할지도 모른다.


하루키를 소개하는 곳으로 클릭하면 하루키의 서재가 나오는데 +로 표기된 부분을 클릭하면 세세한 서재의 부분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밑으로 내리면 하루키의 간단한 정보를 볼 수 있는데 이력을 보면 대충 95년의 사린 가스 사건을 저질렀던 옴진리교 신도들인 인터뷰 했다고 언급을 했다. '언더그라운드'라는 르포집을 보면 당시 사건을 당한 사람들을 인터뷰했고, 2편에서는 신도들을 인터뷰했다.


이 사건을 소설로 풀어낸 것이 ‘일큐팔사’이고 1권에서는 본격적으로 선구, 여명이라는 신흥종교단체에 대해서 나온다. 세속과 동떨어져 하나의 코뮌을 만들어 집단생활을 하면서 약한 사람, 타인이 아닌 자신을 돌보는 목적으로 마음의 평온과 안정을 얻는다는 목적으로 비친다.


이런 종교단체는 언론 앞에 나타날 때에는 책에서처럼 종교단체의 간부라기보다 프레젠테이션이 몸에 밴 광고회사의 우수 사원처럼 보이는 옷을 입고 제대로 언어구사를 하고 언변이 좋은 사람들이 일선에 나선다.


이렇게 자신이 속한 종교단체에 대해서 언론 앞에서 제대로 발표를 하고 나면 언론은 종교에 대해서 호의적인 기사를 쏟아내기도 한다. 강압이 아닌 자발적 각성이 이렇게 큰 집단 지성의 종교 단체가 된다고.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신도로 만들기 위해 몇 년을 따라다니기도 한다. 지금 가장 크게 문제로 회부되는 정명석(우영우의 서브 아빠가 아님) JMS 총회장의 성폭행 사건이 있지만 제대로 수사가 되지 않는다.


일큐팔사의 노부인의 저택에 숨어 지내는 사람들이 소설 속 종교 단체 ‘선구’에서 성폭행을 당해서 성기의 기능이 다 망가진 상태인데 아직 미성년자다. 이런 일들이 현실에서 정명석 같은 인간이 실제로 저지르고 있지만 해결하기가 너무 힘들다.


인간이 가지는 기본적인 감정 그 이외의 감정을 파고든다. 공허와 허무를 인간은 살면서 느낀다. 그 사이를 벌리고 종교가 침투한다. 허망함을 지켜주고 위로라는 목적으로 돌진하면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종교의 귀의하게 되면 괜찮지 않지만 괜찮고, 무엇이 있지만 아무것도 없고, 너무 어둡고 컴컴하지만 하얗게 보이게 된다.


일종의 zilch 상태가 된다. 이들을 총회장이 마음 놓고 유린한다. 그런 이야기를 잘 풀어낸 일큐팔사는 읽을수록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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