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마메는 쉽게 말해서 연쇄살인범이 되었다. 정확하게 말해서 덱스터처럼 사회에 악이 되는,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죄를 저지르지만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악질 범죄자들을 사라지게 하는 연쇄살인범이다.


결과적으로 아오마메는 덱스터와 하는 일이 같다. 따지고 보면 덱스터가 10년 넘게 사이코페스 연쇄살인범을 죽어서 우리에겐 덱스터가 아오마메보다 오래되었을 것 같지만, 그러니까 더 나이가 있어 보이지만 아오마메는 54년 생이다. 그리고 아오마메가 활동하는 시기는 84년이다.


그에 비해 덱스터는 12년도인가 그때 처음 등장하여 시리즈 7, 8에서 44세 정도가 되었다. 그러니 아오마메가 훨씬 선배 격이다. 아오마메도 덱스터도 그렇게 악마들을 없애는 연쇄살인범이 된 것은 인간으로서 겪지 말아야 할 일들을 겪었기 때문에다.


아오마메와 덱스터의 다른 점이라면 아오마메는 그 바늘 같은 침으로(침 같은 바늘인가) 악질 범죄자의 목덜미를 찌른 후 아오마메의 반은 쿨하게 죽인 자의 목덜미를 누르면서 나머지 반은 지독히 겁에 질려 있다는 것이다.


그에 비해 덱스터는 두렵거나 공포에 떠는 감정이 없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있어서는 안 되는 죄를 짓는, 부인을 알아볼 수도 없게 폭행을 하거나, 여자를 성폭행해서 죽이거나, 이유 없이 그저 놀이로 사람들을 잡아서 죽이는 살인범들을 찾아서 두 사람의 방식으로 처단한다.


아오마메와 덱스터를 보면서 특히 요즘에 이런 능력을 가진 이들이 실제로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덱스터의 긴 시리즈를 두 번이나 보고, 일큐팔사를 다시 읽고 있는 지금, 현실에도 아오마메와 덱스터가 실존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덱스터의 그 표정, 다 알고 있지만 아무것도 모른다는 그 표정, 그리고 아오마메의 두 얼굴을 가지고 두 개의 달이 떠 있는 이 현실에서 없어져야 할 것들을 소거했으면.


두 사람은 코드에 맞게 행동한다. 한 치의 오차도 없다. 거리를 재고 동선을 짜고 행동을 최소화한다. 감정을 소거하고 코드에 입력된 대로 적확하게 목표물에 접근하여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그러나 감정이 전혀 없던 덱스터도 말미에 인간의 감정을 알게 된다.


일큐팔사의 아오마메의 팬들은 고속도로의 비상계단을 오르는 아오마메나 택시에서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를 듣는 아오마메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하여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상상력이 결여되면 살아있으되 죽어버린 좀비와 같다. 우리는 살아있게 만드는 소설은 그래서 일탈 같은 일상이다.


우리 모두는 그 사실을 안다. 신체는 상처를 치유하려 딱지를 생성한다. 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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