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에세이도 일 년에 한 번씩 읽는 것 같다. 작년에도 읽고 초반 등장하는 믹 재거에 대한 이야기를 실컷 썼는데. 믹 재거는 입큰 개구리처럼 입이 엄청 크다. 대적할 만한 로커로는 반지의 제왕의 리브 타일러의 아빠인 스티브 타일러다. 스티브 타일러는 에어로 스미스의 보컬이고, 믹 재거는 롤링스톤스의 보컬이다.


스티브 타일러는 정말 미국만이 할 수 있는 록을 하는 슈퍼스타인데 예전 싸이가 미국 진출에 성공하여 수많은 셀럽들과 사진을 찍었는데 가장 신기했던 게 스티브 타일러와 함께 사진을 찍은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 책은 달리기를 매일 해서 건강해지자! 같은 이야기보다는 달리는 그 행위 자체를 말하는 하루키의 이야기다. 그리고 첫 챕터 ‘누가 믹 재거를 비웃을 수 있겠는가?’에서 믹 재거 역시 매일 달리기로 유명하다. 43년생인 그는 요즘도 매일 하루에 10킬로미터 이상 달려서 날씬한 몸매를 유지한다. 평생 하고 있다.


록스타가 살이 쪄서 스키니진을 입지 못하고 무대에 오르는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다고 한다. 롤링스톤스가 한 번 공연을 하면 200톤이 넘는 무대 장비를 옮기고, 7층 높이의 무대를 세워야 한다. 무엇보다 며칠 동안 100만 명에 육박하는 관중이 모여들기에 안전에 바짝 긴장을 한다. 그리고 공연 책임자는 믹 재거의 달리기 트랙 공간을 확보해야 할 정도로 믹 재거의 달리기에 신경을 써야 한다.


롤링스톤스는 영국 밴드로 미국 상륙에 성공한, 아메리칸 인베이전을 해버린 영국 최초의 밴드다. 비틀스도, 후에 라디오 헤드도 해내지 못한 것을 처음으로 해버린 전설이다.


나도 10년째 거의 매일 달리고 있다. 매일 달리지는 못한다. 작년에는 4일인가, 3일인가는 달리지 못했다. 그래도 일 년에 350일은 달리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매일 달리고 나서 매일 그 기록을 다른 계정에 올리고 있다. 매일 비슷하고 지긋지긋하지만 조금씩 다른 풍경과 달리는 모습을 올리고 있다. 요즘은 마요네즈에 빠져서 겨드랑이 밑으로 살이 좀 붙었지만 10년 전의 몸에서 아직은 거의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마요네즈의 마법을 실감하고 있어서 리듬을 잃게 되면 조깅과는 무관하게 몸은 금방 망가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혼자서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같이 운동을 하는 것이 재미있을지는 몰라도 둘 중 한 명이 빠지거나 하기 싫어하면 운동의 리듬을 계속 끌고 갈 수 없다. 이런 점 때문인지 나도 10년 이상 거의 매일 조깅을 하고 있으며 10년 전의 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 이면에는 조깅만 해서는 그럴 수는 없다.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몇 있다. 대단한 건 아니고 폭식이라든가, 만취가 될 정도의 음주라든가. 또 소스가 가득하거나 국물음식을 먹는다거나 한다면 운동만으로는 몸을 유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비가 오는 날에도 조깅을 하니 매일 걷거나 자주 달리는데 살이 안 빠진다는 하소연 같은 말을 듣게 되는데 그럴 때 나는 그냥 가만히 이야기만 듣는 편이다. 큰 의미로 운동을 하는 것과 살을 빼는 것은 좀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원래 인간의 유전자는 오래전에 산과 들판을 뛰어다니며 먹을 식량을 수렵과 채집을 하게끔 되어 있었다. 생존을 하려면 음식을 구해야 했고 그 과정이 처절했다. 살이 찔 수가 없었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는 유전자를 어느 정도 이어받았으나 음식이 사방에 널려 있다. 이 수많은 음식과 맛있는 음식을 그저 매일 걷는다고 해서, 매일 달린다고 해서 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어떻든 나도 여름이면 맥주를 자주 마시지만 대체로 딱 한 캔이다. 그리고 10년 동안 만취가 되어서 헤롱헤롱 한 적이 없다. 그런 리듬을 끌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키도 말하지만 일상의 삶 속에 리듬을 타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과하다 실을 때는 조금 느슨하게 하고, 늘어진다 싶으면 조금 조여서 타이트하게 가는 리듬이 필요하다. 리듬을 잃어버리지 않고 단절시키지 않는 태도가 한 인간의 역사를 만들어 가는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된다.


지금은 10년 전만큼 달리지 못한다. 딱 10년 전의 사진을 보면 몸이 돌 같다. 그때 일행이 부딪히면 딱딱해서 돌 같다는 소리를 왕왕 들었다. 그때는 여름만 되면 정말 몇 시간씩 조깅을 하곤 했다. 거리로 따진다면 거의 20킬로미터에 가까운 거리를 일주일에 두세 번은 땀을 흠뻑 흘리며 달렸다. 나머지 요일은 보통 12킬로 미터 정도를 달렸다. 그러고도 먹고 싶은 것들을 닥치는 대로 먹었다. 특히 라면을 많이 먹었는데(그때는 라면도 한 개로는 정말 모자라서 보통 3개를 끓여 먹었지만) 10년이 흐르면서 조깅의 길이가 짧아지는 동안 먹는 양도 줄어야 했다. 요즘은 일주일에 4일은 조깅에 힘을 쏟고 3일은 산스장에서 몸을 푸는데 그저 시간을 다 허비하는 경우도 있다.


집 근처는 해수욕장이 있는 바닷가이지만 일하는 곳이 강변이라 주로 저녁이 되면 강변을 달리게 된다. 그리고 흐르는 강을 매일 본다. 보기 싫어도 그저 보게 된다. 강은 10년 동안 흘렀다. 10년 동안 얼마나 많은 양의 물이 흘렀을까. 그렇지만 강은 늘 비슷한 모습이다. 거의 변함이 없다. 그에 비해 나는 10년은 나이가 들었고 강변을 찾는 사람들 역시 많이 바뀌었다. 적어도 오늘까지는 리듬을 잃지 않고 있다. 아직은 리듬을 자의로 단절시키지 않고 달리고 있다.


리듬을 단절하지 않는 것, 장기적인 작업을 하는 데에는 그것이 중요하다고 하루키는 책에서 말하고 있다. 일단 리듬이 설정되기만 하면, 그 뒤는 어떻게든 풀려나간다고 했다. 리듬을 설정하고 그 리듬을 타면서 단절시키지 않는 것, 창작 작업을 하는 이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 더 나아가서는 삶에서도 리듬을 단절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10년 전


현재


현재


집앞 해수욕장을 조깅하면서


여기서서 바다를 찍고


바닷가에서 저기를 찍고


언제나 변함없는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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