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고 한다면


나에게 기적적인 또 하나의 일은, 일본인 친구가 있는데 그녀 역시 하루키의 굉장한 팬이라는 것이다. 타카하시는 코로나 전에 내가 있는 곳에 사진을 찍으러 왔다가 알게 되었는데 그때 내가 일하는 곳에 지금, 오늘처럼 ‘무라카미 라디오’를 틀어 놓고 있었다.


타카하시는 그게 몹시 신기했던지 덕분에 하루키에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대화는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만든 하루키 굿즈 – 열쇠고리나 작은 액자, 카드 같은 것들을 만들어 주었더니 아주 좋아했다. 내가 있는 도시에 일주일 정도 머물렀는데 3일 동안 놀러 와서 하루키에 대해서 교류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코로나 시대가 세상을 덮쳤다. 그래도 메일이나 메신저 덕분에 타카하시와는 종종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그녀가 읽어 보라며 나에게 하루키 책자 두 권을 보냈다. 나는 하루키의 책은 대부분 가지고 있어서 괜찮다고 했는데 자신이 보내는 건 나에게 없을 거라더니. 이렇게 왕창 일본어로 되어 있는 ‘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고 한다면’을 보내왔다. 또 한 권은 카프카 온 더 쇼우다. 해변의 카프카 영어 버전이다. 이 책은 다음에 이야기하고.


이 에세이가 한국판으로 2020년에 개정판으로 다시 나온 것으로 안다. 거기에는 원서 그대로 제목이 번역이 되어 있는데 예전에 나온, 20년 전에 나온 에세이에는 아마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 여행’같은 제목이었을 것이다. 하루키의 책 제목 정도는 의역보다는 그대로 해줘도 좋을 것 같다.


온통 일본어라 읽을 수는 없지만 사진이 많고 한국판과 특별하게 차이가 없을 것 같아서 집에 있는 이 책의 한국출판물을 찾으니 기가 막히게 안 보인다. 가끔 가만히 둔 책들이 사라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이 그렇다. 아무리 찾아도 없다. 발이 달린 것이 분명하다.


책은 주머니에도 쏙 들어갈 정도로 작은 문고본이다. 아이폰이 저 정도 크기이니 아담한 사이즈다. 어떻든 이 책도 여행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준 타카하시도 여행을 하다가 알게 되었다.


여행이라는 건 참 멋진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스레 든다. 사람의 마음속에만 남는 것, 그렇기에 더욱 귀중한 것을 여행은 우리에게 안겨 준다. 여행하는 동안에는 느끼지 못해도, 한참이 지나 깨닫게 되는 것을. 만약 그렇지 않다면, 누가 애써 여행 같은 걸 한단 말인가?라고 하루키가 말했는데 우리 삶이 곧 여행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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