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에서 소개하지 않은, 라디오 방송에서 하루키 씨가 소개하는 에세이입니다. 그러니까 육성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요. 청취자들에게 하는 말이라 높임말을 사용하지만 여기서는 책자의 에세이처럼 ‘그렇다’로 하겠습니다. 좀 더 나은 번역은 파인딩 하루키 사이트를 보시거나 원서로 읽고 싶으면 분들은 제 프로필의 링크를(이건 인스타그램을 말하는 것입니다) 따라 들어가서 보시면 됩니다.


고양이 씻기기 – 하루키


안녕하세요, 무라카미 하루키입니다. 오늘은 [무라카미의 세상 이야기] 라고 하는 것으로, 이것저것 잡담을 합니다. 도움이 된다든가, 뭔가 교훈이 담겨 있다든가, 그런 훌륭한 이야기는 아니니까, 뭐 고양이 머리라도 어루만지면서 적당히 예, 예 하고 넘어가 주세요. (네코아먀) 야옹. 그 틈틈히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겠습니다. 일요일 해질녘 편하게 들어주세요.


집에서 뭔가를 작업하고 있을 때 집으로 세일즈에 관한 전화가 오는 경우가 있다. 나는 대체로 집에서 글을 쓰기 때문에 그런 전화는 굉장히 곤란하다. 그런데 “지금 바쁘니까”라고 말하면서 쨍그랑하고 전화를 끊어버리는 것도 기분이 찝찝하고 상대방에게 나쁜 것 같아서, 그동안은 “지금 요리를 좀 하고 있는 중이라 손을 못 떼서 죄송합니다”라거나 적당한 이유를 꾸며내서 거절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그럼, 요리는 언제쯤 끝납니까?” 같은 끈질긴 사람도 있어서 이 방법 역시 곤란할 때가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죄송합니다, 지금 고양이를 씻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손을 뗄 수가 없군요.”라고 거절을 하고 있다. 이렇게 말을 하면 상대방은 의표를 찔리고 바로 전화를 끊어준다. “그럼 언제 그 고양이를 씻기는 것이 끝나는 거죠?”라고 묻는 사람은 없었다.


고양이도 전부 제각각이고 고양이 나름이라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군요. 고양이를 실제로 씻겨 본 적은 있습니까? 고양이는 대체로 물을 싫어하기 때문에 상당히 저항합니다. 고양이를 씻긴 다는 건 오래 걸리는 일입니다. 목욕을 하면 일단은 기분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무라카미 라디오 https://www.bilibili.com/video/BV13q4y1N7mK/?spm_id_from=333.788.recommend_more_vide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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