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마이 카


드라이브 마이 카 굿즈를 만들어 봤다. 드라이브 마이 카 영화는 단연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토니 타키타니에서도, 하나레이 만에서도 그렇고, 하루키의 단편은 어디로 뻗어가야 할지 모두가 알고 있지만 다 알 수는 없는, 그래서 여러 방향의 길이 있고 각자의 길로 들어가면 그 길이 곧 세계로 이어지는 이상하고 기묘한 분위기를 잔뜩 머금고 있다.


이 단편을 이렇게나 긴 시간을 짧게 느끼게 만들어 버린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곧 봉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하지 않을까. 나란히 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칭찬을 아낌없이 주고 싶은 감독이다.


이 영화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여러 생각을 예술가처럼 말했다. 그런데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운전면허 따고 싶게 만드는 영화. 다양한 생각을 불러내게 하는 게 예술의 역할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아사코에서도 그러더니. 다 알겠지만 원래는 부산에서 찍으려고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드라이브 마이 카 팬들은 지나가다가 굿즈 달라고 하면 드릴게요 ㅎㅎ. 혼자 든 생각이지만 이 영화와 잘 어울리는 음악은 핑크 플로이드의 하이 홉스다. 하이 홉스를 들으면 몸이 분해되어 먼지가 되어 버릴 것만 같은데 이 영화도 그렇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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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브런치에 링크를 걸어둔 나의 인스타그램은 순전히 하루키의 글과 소식을 올리는 피드다. 하루키에 대한 잡다한 이야기와 소설에 대한 나의 생각 같은 것들만 올리고 있다.


해시태그를 걸어 놓으면 하루키를 좋아하는 외국인들도 들어와서 본다.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피드를 보는 건 소설을 보는 것만큼 재미있다. 나처럼 하루키에 대한 각종 그림을 그리고 굿즈를 만들고 하루키에 대해서 강연을 하고, 정말 하루키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영향을 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드라이브 마이 카 굿즈에 대한 피드에도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들어왔기에 그 사람들 피드를 둘러보다가 이런 소식이 있기에 깜짝 놀랐다. 처음 들어보는 소식인 2020년 여름에 가벼운 교통사고로 조깅을 못하게 되었다는 것 –가벼운 교통사곤데 왜 조깅을 하지 못할까. 또 그런 소식이라면 아마도 하루키가 직접 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무라카미 라디오’에서 언급을 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더 무자비한 소식은 병원 옥상에서 투신했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단골 주점에서 티브이로 그 소식을 접했다는 것.

솔직히 너무 놀라기도 해서 네이버를 검색해도 전혀 나오지 않기에 구글, 일본 야후 등 닥치는 대로 검색을 해 보았다. 하지만 그런 소식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내가 놀란 부분은 투신이라는 것이다. 그 투신이라는 말에 하루키가 작가라는 관념을 배제하고 한 인간으로 고뇌와 불안이 있지만 투신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루키는 헤밍웨이에 대해서도 그 부분에 대해서 언급을 했다. 비록 말년에 힘을 떨어졌지만 죽을 때까지 글을 쓰다 죽은 피츠제럴드에게 손을 들어줬다. 작가는 그래야 한다고. 그런데 투신이라니. 이건 정말 나에게는 손 떨리는 일이었다. 그래서 내가 처음으로 댓글을 달았다. 그 소식이 정말이냐고. 하지만 답글은 없고, 그래서 인스타그램에서 하루키를 좋아하고 일본에서도 공부한 분에게 부탁을 드렸다. 그분도 이 피드를 보고 너무 놀라서 알아봤지만 그런 소식은 없다고 한다. 만약 그런 소식이, 하루키가 죽었다는, 또 투신을 했다면 일본이 발칵 뒤집혔을 것이라고 했다. 오보이거나 글쓴이가 잘못 들었거나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오늘 들어가 보니 하루키를 좋아하는 다른 사람들도 궁금하거나 또는 조금은 화가 났다. 근거도 없는 이야기를 이렇게 해버린 것에 대해서. 글쓴이의 다음 피드에는 이 글의 다음 글이 이어지면서, 거기에는 해시태그로 초 짧은 소설,라고 달았다. 그러니 저 피드의 글은 어떻든 거짓이라는 말이다. 저기 피드에는 해시태그에 그저 하루키와 기사단장 죽이기가 달려있을 뿐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요즘 시기에 정말 별거 아닌 일일지도 모른다. 너무 많은 사건사고가 일어나고 전쟁이 발발하는 나라도 있으니까. 거기에 비하면 저 정도야 거짓이니까 오, 아니었구만. 하면서 헤헤 거리며 넘어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생각이라는 게 생각하면 할수록 왜 저렇게 올렸을까. 다른 사람들도 꽤나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대부분 너무 놀라거나 하루키의 소식이 있나 시간을 들여 기사를 찾아봤다. 그 정도로 사람들은 하루키가 투신했다는 소식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다.


이 글은 나의 소설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까.

또 이렇게 댓글을 단 사람들에게 오해를 하게 만들어서 미안하다고 답글을 다는 건 어려운 일일까.

아무튼 세상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드라이브 마이 카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노래 핑크 플로이드의 하이 홉스를 라이브로 들어보자. https://youtu.be/HX_du6Gcp1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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