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굿즈


https://brunch.co.kr/@drillmasteer/1633 하루키 굿즈 키링을 만들었을 때


이번에는 폰 링을 만들어 보았다. 키링보다 작고 귀여워서 하루키가 익살스럽게 보인다. 아직 정식적이지는 않지만 코로나 이전에 하던 독서모임을 다시 하려고 하루키를 좋아하는 두 명의 독자와 모임을 짤막하게 가졌다.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는 건 즐겁다. 하루키의 소설을 이야기하는 것도, 에세이를 이야기하는 것도, 그리고 하루키를 이야기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를 모르는 관계인데도 어쩐지 가족보다 더 친밀하게 이야기를 하게 된다. 이렇게만 된 인간관계라면 이 세상을 얼마나 편하게 지낼 수 있을까 싶지만 고개를 6도만 돌리면 인간관계는 복잡하고 복잡해서 이해와 오해가 우리를 늘 괴롭힌다.


코로나 때문인지 불행은 몹시 구체적이고 체계적이고 깊이도 깊고 길다. 그에 비해 행복은 다 엇비슷하고 추상적이다. 무엇보다 행복의 순간은 짧다. 이렇게 하루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도 금방 지나가버린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원래 하늘 위에서 비행을 해야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또 이렇게 모임을 하게 되었다는 말을 들으니 씁쓸하면서도 모두가 웃으면서 울었다.


하루키의 실물(은 못 봤지만)은 정말 저기 키링 속의 하루키 얼굴처럼 생겼다. 아직 안자이 미즈마루 씨가 살아있었다면 조금 더 나이가 든 얼굴의 하루키를 점. 선. 면.으로 잘 표현했을 텐데 아쉽다.



하루키의 단편집 ‘여자 없는 남자들’에 수록된 단편 ‘드라이브 마이카’가 영화가 되었다. 만년 소년 같은 얼굴의 니시지마 히데토시가 나온다. 이 소설은 이제 운전을 하지 못하게 된 나이 든 가후쿠라는 남자가 여성 운전자 미사키를 전속 드라이버로 소개받으면서 가후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잔잔한 단편 소설이다. https://youtu.be/dHHRI7W6ilI


그런데 영화는 거의 3시간 가까이 된다고 한다. 원래 부산 로케로 죽 달리면서 영화를 담을 예정이었다는데 코로나 때문에 일본에서 촬영을 했다고 한다. 드라이브 마이카를 영화로 만든 감독이 한국과 인연이 좀 있다고 한다. 봉 감독의 기생충에 머리를 한 방 맞은 것 같은 영감을 받았고, 자신의 두 번째 영화 ‘심도’가 한국영화아카데미의 지원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감독은 ‘아사코’를 만들었고, 또 작년에 개봉했던 ‘스파이의 아내’의 각본을 썼다.


하루키의 소설은 영화가 되기 힘들다고 하는데 오늘을 기점으로 보면 하루키의 소설이 다른 그 어느 소설가보다 더 많이 영화가 만들어진 것 같다. 게다가 일본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하루키의 소설을 영상으로 만드는 작업을 했다.


먼저 ‘빵가게 재습격’이 멕시코 감독이 커스틴 던스트(초대 스파이더맨의 메리 제인)와 함께 만들었다.

https://brunch.co.kr/@drillmasteer/1469


덴마크에서 하루키의 소설을 번역하는 번역가가 하루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만든 하루키 다큐.

https://brunch.co.kr/@drillmasteer/1081



https://brunch.co.kr/@drillmasteer/1085 우리가 너무나 빠져 들었던 노르웨이 숲.



https://brunch.co.kr/@drillmasteer/156 요시다 요의 연기가 압권이었던 하나레이 베이.



https://brunch.co.kr/@drillmasteer/908 이창동의 손에서 재탄생한 버닝.


조촐한 모임을 한 우리끼리 하는 말이지만 만약 우리에게 하루키가 없었다면 더 비관적이었을 이 시기에 하루키 덕분에 즐겁게 시간을 가졌다. 나는 그들에게 폰 링을 하나씩 선물로 주었다. 그러려고 만든 거니까. 아무튼 하루키 덕분에 재미없는 삶을 재미있게 보내고 있다. 재미있는 영감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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