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의 알고리즘이 나를 이리로 데리고 왔다. 유튜브의 알고리즘 때문에, 이 놈의 알고리즘의 알고리즘은 어떤 방식인가, 라는 말들이 요즘 유행어가 되었다.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 영상에 모여든 사람들의 반응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마츠다 세이코는 일본인이 올린 것 같은데 댓글이 전부 한국인들이다. 대부분 알고리즘이 나를 이리로,,,였다
마츠다 세이코는 지난번에도 한 번 올려서 이야기를 했는데 푸른 산호초 노래는 역시 언제 들어도 좋은 노래다. 마츠다 세이코는 본명이 아니라 버블 당시 가장 잘 나갔던 그룹, 마츠다사와 세이코사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
이 푸른 산호초 영상은 댓글을 보는 재미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 들으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부터, 유튭의 알고리즘을 통해 들어왔는데 나가질 못하고 있다라든가, 뭐지? 이 귀여운 생명체는? 눈과 귀로 비타민 보충하는 중, 올해 안에 무조건 뜬다, 산에서 조난당했을 때 이 노래 부르면 찾아온다는 전설의 노래, 나는 어쩌다 세이코의 영상을 보게 되었고 이 댓글들을 읽고 있는가, 한 번도 안 들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들어본 사람은 없다 내가 그렇다, 아 낙타 가습기 이 부분이 제일 좋아, 아니 유튭은 도대체 어떤 알고리즘으로 나를 또 지옥으로 빠트리나아따시노 코이와
까지 정말 다양한 댓글들이다. 1년 전부터 근래까지 꾸준하게 댓글이 달려 한국인들의 성지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모두가 하나가 되어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달려간다
마츠다 세이코의 이 영상에 한국어의 댓글이 엄청나고 이 노래가 계속 회자되는 것이 어쩌면 일본에서는 그렇게 반기지 않을지도 모른다. 정확하게는 일본 음악을 하는, 일본의 여가수들 또는 일본의 아이돌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근래에 일본 아이돌은 마츠다 세이코처럼 시원시원하게 노래를 부르지 못한다. 흔히 말하는 코창력으로 앵앵거리게 된 일본 아이돌은 마츠다 세이코처럼 노래를 하지 못한다
일본은 아무로 나미에 이후로 어쩐지 여가수들이 대체로 코창력으로 노래를 불러 듣는 사람들의 미간이 좁혀지게 만들게 되었다. 마츠다 세이코는 노래만 시원시원하게 부르는 것이 아니라 동작 하나하나도 시원시원하다. 요즘 세대들도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를 듣고 굉장히 좋아한다. 그저 듣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노래가 있다면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다
이 노래에 정치적인 색채를 입히기는 뭣하지만 일본 음악이 쇠퇴하듯 작금의 일본은 위에서부터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엉망이다. 아베는 이런 일본의 상황을 두고 올림픽을 개최하려 했다는 것 자체가 자국민을 너무 개취급을 하는 것이 아닌가
얼마 전 일본에서 한국으로 와서 자가 격리하는 일본인의 트위터가 화재가 되었다. 그는 한국 정부로부터 큰 라면박스 같은 상자를 받았는데 그 속에는 며칠분의 음식이 들어있었다. 식품은 지자체에서 나누어 주는 것이라 각 지방에 따라 좀 다르지만 박스에는 진라면 한 박스, 안성탕면 한 박스, 컵라면 6개, 참치 통조림, 런천미트, 햇반, 김 등 다양한 물품이 담겨있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구호물품을 전달했다는 전화를 받고 현관 앞에 나가보니 상상 이상으로 무겁고 큰 박스가 있었다,라고 하며 구호 물품은 지역마다 다르다고 들었다, 진짜 우리 집에도 올까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는데 도착했다, 감사하다며 사진과 함께 트위터에 올렸다
지방 단체는 자가 격리된 시민들에게 음식과 생필품 등을 전달하고 있다. 격리된 자들에게 구호물품을 나눠주는 것에 너는 일본인, 너는 아프리카 인, 너는 스리랑카 인, 너는 한국인을 분류해서 나누지는 않는다. 그냥 한 사람으로 보고 똑같이 구호물품을 나눠주고 있다. 꼭 한국의 단체나 조직이 아니더라도 이런 모습은 한국에 사는 일본 유튜브 유이뿅의 영상을 봐도 알 수 있다
일본 배척의 분위기가 강했을 때 식당에 들어가는 것도 꺼려했지만 식당 주인 할머니나 주민들은 그녀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고 한국에서 혼자서 힘들지 않냐고 물어주고 음식도 더 챙겨주었다
구호물품을 받은 그의 트위트는 일본인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현 일본 정부는 아베 마스크 2장 나눠주는 것도 시간이 걸리고 의사의 폭로로 인해 거의 사경을 헤매는 지경이 되어야 코로나로 받아주는 사태에 이르렀다. 주말이 지나면 걷잡을 수 없이 확진자가 늘어날 것이다
국민을 소중하게 여기는 나라는 국가 속에 있는 모든 인류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내가 일본에 갔는데 한국인 나가라고 하고, 죽어라는 소리를 듣는다면 어떨까. 비단 정부만 잘해서는 국가나 국민의 의식이 높아지지 않는다. 유이뿅의 유튜브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본과 한국이 사이가 안 좋을수록 식당의 주인 할머니처럼 일본인을 딸처럼 받아들이는, 조건 없이 사랑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그런 사람은 등대가 될 수 있으니까. 그러므로 한국은 지금 가장 밝게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