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가족이라는 유튜브가 있다. 시골 가족 유튜브는 한 가족이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 것뿐이다. 

여타 먹방처럼 과하거나 확장됨이 없이 한 가족이 밥상을 놓고 빙 둘러앉아 소박한 밥 한 끼를 먹을 뿐이다


그럴 뿐인데 이 소박하고 조용한 한 끼 밥상의 조회수는 엄청나다. 그저 밥에 무채와 계란을 넣고

 비볐을 뿐인데 50만 회가 넘고, 계란 프라이와 김치와 찌개를 먹을 뿐이지만 180만 회가 넘는다.

 시골 가족의 모든 영상이 그렇다


그리고 댓글 대부분이 ‘나도 저기에 꼈으면’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시골 가족의 한 끼 영상을 보고 있으면 나도 저 소박한 밥상에 끼고 싶어 진다. 이 

가족만의 소담스러운 식사에는 웃음이 있고 배려가 있다. 무엇보다 행복이 오소소 밥상 

위에 떨어져 있다. 보고만 있어도 보는 이들의 마음이 정화된다. 저절로 힐링이 된다


시골 가족은 총 여섯 명이다. 시집 간 큰 언니를 빼고 큰 오빠도 같이 식사를 했는데 군대를 갔다. 밥을 먹으며 건네는 

한 마디가 왜 그런지 마음을 주무른다. 사람들이 시골 가족에게 열광하는 건 뿔뿔이 흩어져 

혼밥족들이 많아진 탓이다. 가족이 있어도 밥상에 둘러앉아 같이 먹을 수 없고 같이 먹는 

시간은 지옥 같은 시간으로 여겨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잔소리에, 부부싸움에, 윽박지르는 오빠에,,,,, 식사는 혼자 하는 게 편하다고 언젠가부터 

생각해버렸다. 이 시대에 얼어 죽을 가족이 둘러앉아 밥을 먹어? 편하게 내 먹고 싶은 거 

사 먹고 깨끗하게 사는 게 낫지, 라며 생활하던 사람들은 실은 단란하게 둘러앉아 웃으며 

밥을 먹고 싶은 거였다


시골 가족의 밥상에는 강요가 없다. 엄마가 미역국을 금세 먹고 나면 막내가 많이 남은 

자신의 미역국을 엄마에게 건네준다. 이게 뭐라고 찡하다. 영상에는 광고도 없다. 오히려 

사람들은 광고를 넣어달라고 아우성이다. 이렇게 사람들에게 잔잔하게 힐링을 주던 

시골 가족의 밥상이 이제 이전처럼 영상이 올라오지 않을 거라고 한다


영상을 찍고 편집해서 올리던 큰 딸이-큰 딸은 화면으로 봐서 알겠지만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중3이거나 고1쯤으로 봤는데- 이번에 간호대학에 가게 되어서 영상을 

이전처럼 일주일에 2번씩 올리기가 힘들어졌다고 한다. 아아 정말 안타깝다


같이 밥을 먹는 사람이 짜증 나고 그 사람과 같이 먹는 식사가 맛이 없다면 그 사람과의 

인간관계는 참 어렵다. 반면에 그 사람, 또는 그 사람들과의 식사시간이 기다려진다면 

그 사람에게 나는 사랑받고 있구나, 사랑받고 있는 사람과 함께 하는 식사시간은 

잠시뿐이지만 행복한 시간임에 분명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