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면 하고 싶은 여행이나 하면서 살겠다는 말을 어른들은 한다. 한 번 여행해봐라 1년 12달 365일 여행을 할 수 있는지. 정말 여행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인지도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여행을 다니지 않던 사람이 여행을 가면 지치고 빨리 집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 뿐이다

 

사람들은 이 일만 때려치우면, 애들 다 키우고 나면 하고 싶은 걸 하겠다는 말을 왕왕한다. 그럴 때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어쩌면 하고 싶은 일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 하고 싶은 일이라는 게 사실 남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일이라면 가치관에 타격을 줘야 할지도 모른다

 

그건 섹스와 비슷하다. 섹스는 우리의 기대와 달리 사랑 위에 얌전히 앉아 있길 거부한다. 우리가 성장하면 아기 때와는 달리 부모가 우리 존재 자체에 대해 흐뭇해하지 않는다. 흥분, 확실성 애액과 페니스의 발기는 이성이 미치지 않는 순수한 승낙의 표시이다. 오르가슴은 유토피아, 자신의 가치와 존재의 의미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을 찾을 때 느낌이다. 섹스와 일상의 격차가 크기 때문에 비참한 기분이 느껴질 수 있다고 알랭드 보통은 말하고 있다

 

주입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유도 주입식으로 강요받는다. 일 년 동안 쉬어,라고 했을 때 자유가 주어져도 불안하다. 틀 속에서 누리는 안전한 자유를 사람들은 바란다. 완전한 자유는 주입식이 아닌 것에서 느낄 수 있다. 신형철이 그랬는데, 남들의 아픔이 내가 느끼는 아픔만큼 크지 않지만 남들의 아픔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우리는 필요하다고 했다. 그런 사람들이 대체로 주입식에서 벗어난 우리에게는 필요한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지금 이 순간이 힘들다면 그 순간이 무의미하지 않다. 반드시 의미를 둘 필요는 없으나 무의미하지 않으면 그것으로 된다. 그 순간이 쓸데없는 시간일지는 모르나 쓸모없는 시간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 힘든 순간이 자유하는 시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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