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은 예술 하는 일반인이 많다. 예술로 생계에 뛰어든 사람이 많다는 말이다. 그저 인구가 많아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단순히 그렇게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분명히 예술을, 그러니까 그림을 그리면서, 설치미술을 하면서, 좋아하는 것을 잔뜩 하면서 겨우 생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을 텐데 대체로 그들은 즐겁다. 사실 예술 자체를 한다는 건 몹시 즐거운 일이다. 그들은 꽤 긴 시간을 들여 그림 하나를 그리고 심심한 예술을 하고 있다. 댓글을 통해서 사람들과의 교류도 활발하다. 붓을 들고 한 획, 한 획 그어서 그림 하나를 완성시키는 일은 무엇보다 시간이 많이 든다. 그 하나하나의 시간에 자신을 담아서 그림으로 표현해 낸다. 설령 그것이 돈을 그러모으는 것과 거리가 멀지만 그것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충실히 하는 것에 집중을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을 먹고 크게 살아가는 것 같다. 예술을 한다고 하면 걱정과 비난이 가득한 현재 한국 사회에서 동떨어진 생활이라 부럽기도 하다. 아침 뉴스공장을 듣다가 털 공장장이 소싯적에 세계여행을 가서 분쟁지역에 들어가는데 많은 생각이 든 부분을 이야기했다. 혹시 내가 잘못되면 과연 나라는, 정부는 나 하나를 위해 움직일 것인가, 그때 같이 있던 미국 청년들은 괜찮아, 우리가 잡히면 우리나라(미국정부)에서 꼭 구하러 올 거야,라고 했는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미국이 그들을 구해주지 못할지라도 철석같이 자기네나라, 자기네 정부를 믿고 있는 모습이 부러웠다는 털 공장장의 말이 와 닿는다. 영화 '뷰티풀 보이스'를 보면 삼류 성우들이 하루 만에 게임 속 더빙을 녹음하는데 갑질 속에서 녹음 하나를 뜨는 처절한 과정이 블랙코미디로 잘 나온다. 삼류 성우들은 대사 한 줄에 목을 맨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갑질 속에서도 참아내며 하는 이유는 좋아하고 즐겁기 때문인데 그들은 즐겁지가 않다. 한국에서 예술을 하는 한국인은 이상하게 즐겁지가 않다. 돈에 구애받지 않고 인간관계가 틀어져도 즐겁기만 하다면 해 볼 만해서 뛰어 들어도 몇 해가 지나면 무너져 버린다. 대사 한 줄 사이로 파고드는 갑질 속에서 그 분쟁지역으로 들어가는 자기네 정부를 철석같이 믿는 미국 청년들이 부러운 건 하고 싶은 건 하면 돼, 잘 안되면 우리 뒤에는 우리나라가 있으니까, 우리나라에서는 뭐든 가능하니까,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걸 제치고 즐겁게 하는 예술가는 빛을 보는 것 같다. 왜냐하면 가난하지만 예술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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