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문둔갑은 객관적인 시각을 빼버리고 남자 중학생의 주관으로 보면 정말 홀딱 빠져버릴 영화다. 기문둔갑은 2편의 예고편이나 입문 편쯤 된다. 오래전 원표의 공작왕, 서극 감독의 촉산, 골방에서 쪼그리고 앉아서 읽었던 광대한 대륙의 무협소설 그리고 현대판 어벤져스의 액기스를 뽑아서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공작왕은 만화로도 재미있었지만 OVA도 괜찮았다. 촉산의 광활한 활공을 현대판에 맞게 재해석한 영화 같았다. 문파의 대립과 요괴와 능력을 지닌 인간과의 결투는 중학생, 남자 중학생의 반짝이는 눈으로 감상하게 만든다. 요즘 중학생은 아닐지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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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평 감독으로 원화평은 자신의 영화에 코믹한 모습으로 자주 등장했다. 기문둔갑이라는 영화는 원화평이 1982년에도 제작했다. 시간이 훌쩍 지난 현재에 엄청나게 발달한 기술력으로 다시 한 번 기문둔갑을 제대로 만들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영화가 미국에도 많다. 반지의 제왕이 그렇다.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를 듣고 톨킨은 반지의 제왕을 썼다. 그 이전에는 호빗이라는 작품을 창작했다. 엄청난 상상력 속에 등장하는 인물과 상상의 대지와 종족들을 80년대, 90년대 중반까지 표현해낼 능력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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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스파이더맨도 그러했다. 슈퍼맨은 크로마키 기법으로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으나 스파이더맨은 그 몸 동작이나 움직임으로 빌딩을 타고 오르고 거미줄을 잡고 움직이는 표현을 영화적으로 해낼 수 없었다. 그러다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영화적 기법이 비약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반지의 제왕도 스파이더맨도 제대로 탄생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트랜스포머를 기점으로 영화는 그래픽 산업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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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문둔갑은 비평을 하고 혹평을 늘어놓자면 끝도 없을 영화다. 82년도의 기문둔갑이 내용면으로 나았다면 지금의 기문둔갑은 그래픽으로 훨씬 낫다고 또 말할 수는 없다. 기문둔갑 만의 클리셰와 대륙의 작위적인 장면과 할리우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그래픽을 따지자면 점수를 주기 싫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 사춘기 냄새 폴폴 나는 중학생으로 돌아가 말똥말똥 눈을 뜨고 기문둔갑의 볼거리에 마음을 뺏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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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문둔갑은 끝으로 가면 힘을 잃고 만다. 처음부터 마음을 가져다 버린 기문둔갑은 그 힘을 끌지 못한다. 그렇지만 2편이 나올 것이다. 그때는 각 캐릭터가 가진 제대로 된 능력의 무협을 볼 수 있G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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