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나가와는 늘 그 자리에 있었다. 처음부터 그 자리에서, 변하지 않고 늘 그 모습이었다. 조용하고 소리가 작고 상황 대처에 민감하지 못하고 답답하다. 늘 그랬다.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미나가와는 그렇게 태어났을 뿐이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공산품이 아니기에 나는 이런 모습, 당신은 그런 모습으로 태어났다. 손금이 다르듯이, 귀 모양이 다르듯이 그렇게 다를 뿐이다. 그것이 인간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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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며 미나가와는 생활하려 한다. 미나가와의 세계가 있고 그런 자신만의 세계는 소중한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미나가와가 싫다. 나와 다르기 때문에 답답하고 갑갑한 미나가와가 그저 싫다. 모두가 미나가와를 놀리려 들고 더러운 것을 보고 피하듯 피하려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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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쳐다보는 시선이 두렵고 겁이 나는 미나가와. 이 람들을 피할 수 있는 곳은 여기가 아닌 다른 세계. 그리고 그 세계에서의 립반윙클과의 만남.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세계에서 진실은 사람들에 의해 늘 비켜가고, 거짓이라고 아무리 말해봐야 들어주는 이 하나 없는 세계. 가장 믿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로부터의 배신과 공격. 그리고 영원한 헤어짐의 인사.
그것들의 반복. 또 반복.
만남은 헤어짐을 동반한다. 행복할수록 불행이 매복한다. 사랑과 두려움은 동시에 출발하고 사랑이 어떤 식으로든 종식되어야 두려움도 끝나게 된다.
체크. 세계를 가득 매운 G 선상의 아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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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이 지나 이와이 슌지의 영화가 나왔을 때 사람들은 혹평을 쏟아냈다. 그렇지만 이와이 슌지는 그것을 즐기는지도 모른다. 세상을 이분법으로 나뉜다면 이와이 슌지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눌 것이다. 히치콕이 영화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3가지를 말했는데 첫째는 시나리오, 둘째도 시나리오, 세 째 역시 시나리오라고 했는데, 이와이 슌지의 영화는 본인이 시나리오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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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두와 피크닉으로 접합한 이와이 세계 속 릴리슈슈에서 하늘을 날고 싶었던 츠다는 밝은 모습의 하나와 엘리스로, 첫사랑을 찾은 사월의 이야기를 넘어 조금은 답답하지만 립반윙클의 신부를 거쳐 스왈로우테일 버터 플라이의 미래에서 애벌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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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영화가 그렇지만 영화는 영화라는 예술 속에 나오는 영화 이전의 선배 예술에 신세를 지고 있기에 잘 만들어야 한다. 영화 속에 나오는 의상, 건축, 음악, 그림 이 모두가 영화보다 나이가 많다. 그런 점에서 편견이지만 이와이 슌지는 착실하게 그것을 이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릴리슈슈에서의 마지막 장면, 공연을 시작하기 전의 장면에서 엑스트라 수천 명의 공연장 앞에 모여 대기를 한다. 이와이 슌지는 수천 명에 달하는 엑스트라에게 전부 다른 대사가 적힌 대본을 주었다. 누가, 어떤 엑스트라가 어떤 식으로 촬영이 될지 모르니 열심히 해주기 바란다. 그렇게 해서 릴리슈슈의 모든 것이 탄생되었다. 이것이 록웰 아이즈가 가지는 특별함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와이 슌지만의 영화음악.
립반윙클의 신부에서 미나가와는 마시로가 배우라는 사실을 들었지만 금방 잊어버린다. 듣고 나면 까먹는 미나가와는 사람들에게서 외면을 받았지만 마시로는 그런 미나가와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좋아한다. 미나가와는 이런 사람이라면 언제나 같이 있어도 좋다고 느낀다. 그 존재에 여자 남자는 중요하지 않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라면 사랑이든, 친구든 그것은 상관없다. 미나가와는 마시로와 함게 있을 때 가장 웃음이 많다. 이런 모습은 하나와 엘리스에서 아리스가 혼자서 인상을 쓰며 밥을 먹는 것과 마크와 하나와 함께 도시락을 먹는 모습이 오버랩된다.
내게 큰 불행이 닥쳤을 때(가령 나는 누군가를 죽였을 때) 나를 그대로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이 내 옆에 몇이나 있을까. 마시로 같은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을까.
립반 윙클의 미나가와를 어떻게 보느냐, 그것은 보는 사람의 시선에 달린 것이다. 타인에게 나의 모습은, 내가 생각하는 대로 봐주길 바라지만 그럴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실은 타인을 보는 시선이라는 것은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에서부터 시작된다. 미나가와는 마시로에게 자신을 소중히 여겨 달라고 말한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못한다면 타인에 대해 삐딱한 편견만 지니고 보게 될 것이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의 달라진 나를 발견함이다. 전과 후의 변화가 없다면 책은 썩 소용이 없다. 보는 내내 알파치노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던 영화 대니 콜린스에서 동료이자 친구인 매니저가 아들인 톰에게 피아노를 건네주며 말한다. 대니는 천성이 착한 사람이다. 하는 일마다 그르쳐서 그렇지. 그런 대니를 어떻게 보느냐에 달렸다.
신형철은 말했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고 있는 이유는 어쩌면 내가 누군가에게 받은 상처보다 누군가에게 더 많은 상처를 준 것을 잊어버리기 때문이라고. 립반 윙클의 미나가와는 실은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게 느꼈다면 사람을,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존재인 것이다 당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