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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지음 / 사회평론 / 2010년 1월
평점 :
나는 이 책을 참 늦게 읽었다.
작년에 한참 화제일때 서점에서 잠깐 들쳐보곤 지나친 기억이 있는데, 그때는 지금처럼 우리 사회문제에 대해서 관심이 없을때라 나의 시선을 끌지 못했던것 같다.
조정래씨의 '허수아비춤' 을 읽고 소설이 실제 국내 기업의 사례를 바탕으로 쓰여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고, 조국 교수의 '진보집권플랜'과 '조국, 대한민국에 고한다.' 를 통해서 그게 삼성의 이야기라는 얘기를 들었다.
'글로벌 스탠다드','1등주의' 등 삼성의 이미지들은 이 책에 담고 있는 내용들과는 전혀 다를것 같지만, 실상은 70년대 박정희 정권시절의 부정,부폐를 21세기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해놓은 듯 싶다. 실상이 이런데도 우리는 한국을 이끄는 초일류 기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일레로 타임스퀘어 광장의 '삼성' 광고를 보고 기쁜 마음이 들었다는 이야기는 삼성의 의도대로 언론의 역할이 큰 덕분이 아니겠는가.
정부, 언론, 공공기관 할것 없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느곳이든 전방위로 '돈으로' 로비를 한 결과, 정부의 정책은 삼성에 '유리한', 아니(?) 더욱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결정되고, 언론은 삼성은 어두운 면은 덮고, 삼성이 의도하는 대로 국민들에게 조작된 정보만을 전달하고, 공공기관의 사업은 삼성을 위해 진행된다.
나는 양심선언을 한 김용철 변호사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자신이 7년간 그 비리의 중심에서 '몸통' 역할을 해왔으니 물론 그 자신이 우선적으로 처벌의 대상이다. 그래도 내가 박수를 쳐주는 이유는 삼성의 비리를 밝히기 위해서는 자신은 물론 사회적으로 매장될 것이고, 자신뿐 아니라 가족들 까지도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워질 것을 뻔히 알고서도 그동안의 잘못을 회계하는 심정으로, 더이상 삼성의 문제를 좌시해서는 안된다는 '의기'로 용기를 내주었으니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조국 교수의 말대로 우리 회사는 '절차의 민주주의' 는 이루어 졌으나, 아직 '경제적 민주주의, 사회적 민주주의' 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렇게 한 기업이 국가의 주요 분야를 장악하고 흔들려하고 있는 현실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87년 '6월항쟁' 이후 절차의 민주주의가 이루어지기까지 많은 분들의 피와 눈물과 열정이 뿌려졌다. 우리도 내가족 내 밥그릇 물론 중요하지만, 이제 남은 '사회적, 경제적 민주주의'를 이뤄내기 위해 시민사회가 다시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