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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란 무엇인가
레너드 코페트 지음, 이종남 옮김 / 민음인 / 2009년 2월
평점 :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중의 한명으로서 현장의 전문가들 뿐 아니라 팬들까지도 대상으로 한 서적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읽어 주었다.
내가 새로운 정보를 가장 많이 얻은 부분은 '규칙의 변천' 부분이다. 야구가 백년이 넘는 기간동안 어떻게 치러지고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규칙'이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왜냐하면, 그 '규칙'은 타자와 투수간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방향으로 변해 왔기 때문이다.
야구를 '쫌' 안다고 자부하던 나로서는 야구의 본질을 이해하고 그 형태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부분이 이 '규칙의 변천'이다. 이 한장에 책의 핵심 내용이 모두 들어있는 듯 하다.
한국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부터 어린이 회원으로 야구를 접하여 지금까지 야구를 보아왔고, 한시즌 50경기 이상을 야구장에서 보기도 하며 빠져 산적도 있기도 하며, 요즘의 야구게임은 플레이어가 직접 '구단주'가 되어 선수드래프트부터 야구장 티켓가격 선정, 연봉 계약 등 모든 요소를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기때문에, 산업으로서의 야구'에 대한 면도 많이 알고 있었지만, 야구의 변천사는 나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주었다.
- 통계의 맹점을 이야기 하면서 "야구는 인간이 하는 운동이며 그러한 인간의 행동은 단순한 숫자로 환산하기 어려운 법이다. 그리고 인간의 성취도는 주변 환경에 의해 좌우되게 마련이다."
라고 한것인데, 이 글을 보고 야구선수들을 '게임의 말'이 아닌 '플레이어(게임에 참여하는 사람)'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가령, 9회말 끝내기 찬스에서 무기력하게 삼진으로 물러나는 응원팀의 4번타자를 보더라도 욕을 하는게 아니라, 그 상황의 그 타자가 느꼇을 심리적 압박감과 그 선수의 성향등을 보태서 생각하게 될 것이다.
어제(4월 4일)에 프로야구가 개막했다. WBC '준우승'의 호성적을 발판으로 역대 개막전 최고의 흥행 성적을 올렸는데, 이 책이 나뿐 아니라, 더욱 많은 사람들이 야구의 본질을 즐기고, 내가 응원하는 팀은 반드시 이겨야 하고, '울팀 선수들은 좋은사람', 상대팀 선수는 '나쁜놈'으로 생각하고 야유하는 '흑백 논리'로 접근하지 말고, '레저'로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한가지 더 사족을 달자면, 이제 야구 뿐 아니라 스포츠 기사에서 70년대식 군대 용어좀 안 썻으면 좋겠다. 대표팀은 감독이름을 따서 'OOO사단' 감독은 '사령탑' 외국인 선수는 '용병' 등 과거의 '승부 지상주의' 경기 양상도 점점 변해져 가고 있고, 선수나 팬들이나 모두 경기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있는데,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기자들도 이런 점들은 나서서 고쳐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