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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
스콧 스미스 지음, 남문희 옮김 / 비채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올 여름 추리/스릴러 작품들 중 수작을 찾다가 '검은선'과 함께 가장 많은 호응이 있던 작품이라고 선택한 책이다.
500여 페이지가 넘는 분량이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한번 몰입하면 쉽게 읽어 나갈 수 있기에 집중해서 읽기 시작했고, 특히 개천절 연휴기간 동안 함께 하기로 했던 터라 느긋하게 빠져 들었다. 처음부터 약80페이지 정도, 주인공들이 정글로 오기까지는 별로 집중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사건이 벌어지기 시작하면서는 급속도로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370페이지 정도 지나자 비슷한 스타일의 에피소드들이 반복되면서 긴장도가 떨어지더니 400페이지를 넘어가면서 마지막장을 보고 싶어졌다. 과연 결말이 어떻게 될까? 이 친구들이 살아나갈 수 있는 걸까? 나머지 페이지들은 속성으로 넘기면서 그들의 행동에 다른 사건이 있는지만 확인했고, 주인공들 하나 하나 덩굴에게 먹히면서 끝나갔다.
결국 3일동안의 폐허에서의 이야기가 500페이지에 걸쳐 펼쳐져 있지만, 그 이상의 이야기는 없었다.
하지만, 중반부터 후반까지의 이야기 전개는 대단히 훌륭하고 독자를 쏙 빨아 들이는 흡인력을 가지고 있다.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영화화 되고 있지 않겠는가? 다만 이렇게 결말을 지을 거라면 마무리를 조금만 더 일찍 했더라면, 더 더욱 매력적인 소설이 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소설의 결말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다. 저자는 무엇을 말하기위해 이렇게 마무리를 했을까? 비극적인 결말이 사람들의 머리속에 더 강하게 남기도 할 것이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굳이 이 결말에 대해 이런 저런 분석들을 하고 싶지는 않다.
이 내용 만으로도 충분히 나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해 주었으니 지나친 분석을 통한 책 읽기는 삼가하겠다. 나중에 다시 이 책을 읽게 된다며 그때는 '히라노 게이치로'의 '책을 읽는 방법'에 나온 방법대로 '폐허'를 즐겨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