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 공주는 공주가 아니다?!] 서평단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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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 공주는 공주가 아니다?! - 발도르프 선생님이 들려주는 진짜 독일 동화 이야기
이양호 지음, 박현태 그림 / 글숲산책 / 2008년 7월
평점 :
처음으로 알라딘 서평단에 응모한게 당첨되었다.
기쁜마음과 호기심으로 책을 받을 날이 기다렸는데, 책은 불과 3일만에 배달되었고, 다른 일들 때문에 방치되다가 한달만에 읽었다.
외모부터 다른 책들과는 많이 다르다. 판형도 세로로만 길고, 구성도 한글 한페이지에 독어와 영어가 한페이지씩 비교하며 볼 수 있도록 이어져 있다. 독어로 씌어진 이야기이며, 독어보단 영어를 그나마 더 많이 알기 때문에 그렇게 구성했다는 저자의 변. 언어영역과 논술을 가르친 선생님답게 친절하다.
저자는 책 머리에 백설공주로 잘못 번역되어 나온 이 이야기가 168개가 있고, 자신이 굳이 여기에 한 권을 더 추가해야 하는 이유를 밝혔다. 그 많은 책들이 하나도 제대로 번역이 되지 않았단다. 원래 이야기는 독일지방의 전래되는 이야기들을 그림형제가 여러권의 책으로 발행한 것이고, 이 이야기도 그 중 하나란다.
우리가 '백설공주'로 알고 있던 제목도 '새햐얀 눈 아이'이고, 내용도 우리고 알고 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기본적인 줄거리만 빼놓고는 대부분 다른 내용들인데, 대표적인 것 2가지만 이야기 하자면 '공주'도 아니고, '백마탄 왕자님'의 키스를 통해 깨어나서 그 왕자와 결혼하는 것도 아니다.
이야기의 문체는 "그랬단다." "놓여 있었지" 같은 말로 끝나는데, 정말 선생님이 학생들한테 책을 읽어주듯 자상하게 설명하는 말투지만, 잔인하기까지 한 내용들을 상세하게 그대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동화가 아닌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 '안데르센의 비극'이란 책을 읽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책 역시도 안데르센 동화의 잘못된 내용들을 꼬집으며 마구 비틀었던 적이 있다. 안데르센은 가난에 시달리며 어렵게 살다 비참하게 죽은 사람으로 그의 인생을 들여다 보면 '미운오리 새끼'나 '엄지 공주' 같은 희망적인 이야기들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원작은 전혀 다른 내용이며
역시 어른들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였고 발표된 당시에는 좋은 평가도 받지 못했던 작품이다.
과연 이런 사례가 여기서 끝나는 걸까?
특히나 민주화 운동이 절정에 달했던 80년대 어린 시절을 보낸 나로서는 또 어떤 작품이 어떤 이야기가
정권당국의 입맛에 맞게, 우민화 정책의 일환으로 바뀐 내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드는 건 나의 오버일까?
우리는 좋은 작품을 원작 그대로 읽고 즐길 권리가 있고, (더구나 돈주고 사보는데도..) 선택할 권리가 있는데, 정권의 압력뿐만 아니라, 출판업계의 번역능력 부족에 의한 실수라도 이런 일이 더 있어서는 안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