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시작한 달리기가 올해 7월 ‘역대급‘더위를 맞으며 잠시 쉬어 가기로 했으나 권태기로 이어졌다.
다시 시작하자고 마음은 계속 외치지만 꿈적도 하지않는 몸을 어떻게 일으킬수 있을까 고민하다 찾게된 책이다.

1년도 되지 않은 런닝초보 입장에서 5년을 넘게 달린 ‘마라토너‘선배의 글이 무척 공감되며 가볍게, 단숨에 다 읽힐만큼 가독성도 좋았다.

이책의 마지막장을 덮고 내가 책을 찾은 목적을 다한것 같다.
오늘은 반드시 달리기를 할것이라고 가슴에 불이 붙었음을 느낀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라는 잠언이 있다.
하지만 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은 꽤 많이 존재한다.
특히 자본주의형 러너는 비교적 적은 돈으로 큰 행복을 산다. 게다가 그 행복이 쾌락이나 눈먼 소유욕이아닌 내 몸을 알아가는 과정이자 부상을 방지하는 투자에 가깝다. 달리기는 내 몸이 어떤 메커니즘으로작동하는지 이해하게 되는, 몸과 나누는 가장 솔직한대화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달리기를 위한 소비는지름이 아닌 ‘내몸학개론‘ 수강료에 가깝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마케터는 이런 말을 남겼다.
"할까 말까 할 땐 하고, 살까 말까 할 땐 사세요. 그돈과 시간만큼의 자산을 남기면 됩니다." - P36

누구가와 함께 지금의 고통이 나만 겪는 게 아님을 확인하게 된다. 재밌는 건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뛸 때의 고통이 상당 부분 덜어진다는 점이다. 옆 사람도 인상을 한껏 찌푸린 채 버티고 있음을 확인하고 나면 포기하려던 마음은 조금 더 해보자는 의지로 전환된다. 사실 뒤처지는 게 창피해서 이를 악물고 달린 것도 없지 않다. 하지만 동기가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첫 러닝 크루 경험은 내게달리기가 혼자만의 세계로 남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남겼다. 동시에 함께 달리는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란 말이 있다. 그런데 달리기의 세계에서는 함께 뛰면 정말 더 멀리까지 갈 수 있다.
5km도 겨우 뛰던 내가 JSRC에 들어가고는 거리를쭉쭉 늘려나가더니 한 계절이 지나기도 전에 10km마라톤 대회에 나갔고 이듬해 봄이 되자 하프 마라톤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 P59

 5년 전과 오늘의 나 사이에 거대한 차이가 존재하는 이유다. 우선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나아진 실력이 있고, 무엇보다 더 넓고 깊으며 단단해진 내가 있다. 처음에는 점과도 구분되지 않을작은 원에서 출발했지만, 그렇게 시작된 항해는 차마가늠하지 못했던 곳으로 나를 이끌었다. 사람이 어떻게 10km를 뛰냐 했던 왕초보는 연례행사로 풀코스마라톤을 달리는 러너가 되었다. 달리기가 남긴 놀라운 경험과 좋은 사람들 덕에 더는 경험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감정들과 다시금 조우했다. 그리고 달리며 맞닥뜨린 희로애락을 기록하다 보니 이렇게 책으로까지 전할 수 있게 됐다.

헤밍웨이는 말했다. 진정한 고귀함이란 타인보다 뛰어난 것이 아닌,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는 것이라고, 달리기와 함께해온 지난 여정을 되돌아본다.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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