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김민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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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즐겨보는 팟캐스트 중에 <김어준의 파파이스>란 것이 있어. 얼마 전에 초대 손님으로 김민식이라는 사람이 나왔어. MBC 방송국 PD로써 예능과 드라마를 연출했던 사람이야. 그런데 그가 최근 몇 년 동안 연출을 하지 못하고, 뉴스 모니터링만 하고 있다는구나. 그 이유가 MBC 사장에게 밉보였기 때문이래. 그리고 최근에는 그 일마저 하지 못하고 대기발령에 놓여 있다고 했어. 회사 안에서 자기 회사 사장 물러나라고 큰소리를 치고, 그 장면을 녹화해서 페이스북에 생중계를 했다는구나. MBC 사장 이름이 김장겸인데, 그는 회사 복도에서 큰 소리로김장겸은 물러나라외쳤다고 하는구나.

그가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나와서 하는 이야기가 공감이 갔어. 예전에는 MBC하면 가장 공정한 방송으로 손꼽는 방송사였는데, 요즘은 엠빙신이라고 불리면서 사람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거야. 그리고 예전에는 파업투쟁 같은 것을 하면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어 힘이 되었다고 하는데, 요즘에는 대체 언론이 많다 보니까 그냥 안보면 되지.. 이러면서 아예 외면을 한다는 거지. 사실 아빠도 MB 정권 들어선 이후 공중파 뉴스를 안 봤거든. 그리고 그렇게 MBC가 망해가도 관심을 끊어버렸지. 죽든 말든어차피 JTBC도 있고, 팟캐스트들도 많이 있으니까 말이야. 그런데 김민식 PD에 따르면 그래도 공중파 방송이 살아야 하고, 그 중에 MBC의 명성을 되찾아야 우리나라의 진정한 방송이 산다고 했어. 그래서 아빠도 MBC 노조의 투쟁에 관한 뉴스를 관심 있게 보게 되었단다.

그리고 최근에 아빠가 영화 한편을 봤어. 언론이 엉망이 된 이유를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든 <공범자들>이라는 영화야. 그 영화 속에서도 김민석 PD의 우렁찬 목소리로, “김장겸은 물러나라고 하는 장면이 또 나왔어. 그의 그런 모습이 약간은 익살스럽기도 했고, 속을 시원하게 해주었단다. 최근에 MBC 구성원들의 대대적인 파업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들의 이런 투쟁이 MBC의 정상화를 되찾는데 디딤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단다. 그들의 투쟁으로 MBC가 정상화가 된다면, 이렇게 방송을 엉망으로 만든 이들에 대한 추적방송 등 방송계 적폐청산을 하는데 앞장섰으면 좋겠구나. 그래서 옛 MBC의 명성도 되찾으면 하는 바람이 있단다.

아빠가 그 김민석 PD 이야기를 시작부터 잔뜩 한 이유는 이번에 읽은 책이 그가 쓴 책이거든. 그가 하는 일과 쫌 어울리지 않는, 쌩뚱 맞는 책 제목이었어.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이 책의 존재는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의 지은이가 이런 훌륭한 PD인줄은 몰랐어. 그가 쓴 책이라고 하니 이 책도 관심을 갖게 되더구나. 놀랍게도 김민식PD는 통역사 자격증도 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그는 놀랍게도 공과대학 출신이야. 물론 나중에 통역대학원을 다니긴 했지만 말이야. 그리고 또 놀랍게도 외국에서 공부한 것도 아니고 순수 국내에서 거의 독학으로 영어를 공부했다고 하는구나. 그런 그가 영어 공부를 어떻게 했는지…. 적은 책이 바로 이 책이란다. 아빠는 영어는 잘 못하지만 늘 영어에 관심이 있다 보니더욱 읽어보고 싶어지더구나.

 

1.

결론은 뭐, 책 제목에 다 있다고 볼 수 있어. 영어 잘 하고 싶어? 근데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당연히 아니지그런데 영어책 한 권을 다 외울 수는 있을까? 그런 의문이 들게 되지. 이런 의문에 지은이가 답변을 하는 듯하구나.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아냐고 말이야. 일단 해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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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짧은 순간, 머릿속에서는 하루 쉬자는 쪽과 비가 내려도 무조건 가자는 쪽이 설전을 벌였습니다. ‘온종일 비가 오면 어쩌려고!’ ‘우비 입고 다니지?’ ‘그러다 감기 걸리면 어쩌려고!’ ‘그럼 그때 가서 쉬지?’ 고민 끝에 결국 가자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어요.

폭포에 도착해서 잠시 우산 쓰고 걷다 보니 날이 개었습니다. 포기하자는 유혹에 졌다면 숙소에서 맑게 갠 하늘 보며 땅을 칠 뻔했어요. 역시 인생은 끝까지 가보기 전에는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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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될까? 지은이 김민식이라는 사람은 머리가 워낙 좋다 보니 잘 외우는 게 아닐까? 그리고 영어책 한 권을 외우는데 끝까지 할 수 있을까? 언어는 머리가 좋다고 잘 하는 게 아니래.. 왜냐하면 언어는 누구나 다 터득한다는 것이지. 머리가 나쁘든 좋든 말이야.

, 영어책 한 권 외우기를 외울까 말까 망설이다가 시작을 했다면이제 버티는 것뿐이란다. 나의 한계를 인정하지 말고, 힘들어도 끝까지 버텨보라고 지은이는 이야기하고 있단다. 이건 아빠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버티는 거 말이야. 그럼 아빠도 자격은 갖추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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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나 이제 때려치울 거야!” 하고 물러나면 나의 한계가 거기까지라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버티는 자에게는 한계가 없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더 나은 인간이 되는 그날까지 버텨야겠어요. 팝가수 켈리 클락슨도 노래하잖아요. ‘What doesn’t kill you makes you stro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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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래서 아빠가 김민식PD가 이 책을 통해서 추천한 영어회화 책 한 권을 샀단다. 그리고 시작해봤어. 사실 큰 기대는 안 할 거란다. 먼저 이 책을 다 외울 거라는 기대를 안 할 거야. 그래도 김민식PD가 이야기한 것처럼 시작은 해봐야지. 두 번째 만약, 정말 만약에 말이야. 아빠가 이 영어회화 책 한 권을 다 외웠다고 치자.. 그렇다고 영어 실력이 부쩍 늘어날 거라고 기대도 안 할 거야. 김민식 PD는 영어책 한 권 외우고 나면 미드의 영어 대사가 들린다고 하는데 그런 것까지는 기대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영어책 한 권 외웠다는 뿌듯함과 자신감이 생길 것 같아. 그래서 다른 영어책에 또 도전하는 아빠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단다. 그래서 도전해 보는 거야.

그리고 시작한지 이십일 남짓이 지났단다. 오호,,, 아직까지는 할만하구나. 김민석 PD가 추천한 영어회화 책은 하루에 여섯 문장을 외울 수 있게 되어 있고, 그 여섯 문장은 두 사람이 서로 주고받는 대화로 이루어져 있어서 그 흐름만 알고 있으면 외우는데 도움이 되더구나. 하루 여섯 문장씩 외우기…  사실 그것은 그리 어렵지 않단다. 하지만, 지나간 날의 외운 것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아. 그래서 틈틈이 지나간 날짜의 영어도 틈틈이 중얼거려본단다. 출퇴근할 때, 회사에서도 틈나는 대로 속으로 중얼거려본단다. 핸드폰 카메라로 책 내용을 찍어서 가끔씩 보기도 해. 그리고 너희들이 아빠가 외운 것을 검사해주잖아. 날마다 할 수 있는 여건은 되지 않지만, 아빠가 숙제를 하고 너희들한테 검사 받는 기분도 들더구나. 그래서 아빠도 더욱 열심히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어. 너희들도 아빠한테 파이팅 해주렴

예전에 책에서 읽은 수식을 소개합니다.
"1.01의 365승은 37.8
0.99의 365승은 0.026
향상심이 강한 사람이 전날보다 매일 1퍼센트씩 자신의 행동을 개선하여 그것을 1년 365일 지속해간다. 그리고 그것을 1.01의 365승이라고 생각하면 1이 약 38이 된다. 한편, 어찌해도 의욕이 생기지 않아서 전날보다 매일 1 퍼센트씩 행동이 절하된 상태로 1년 365일을 이어나가면 0.026이 된다. 20년, 30년이라는 시간 간격으로 샐러리맨을 보고 있으며, 이 수식이 무척이나 현실적으로 와 닿는다.
-<18년이나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후회한 12가지>(와다 이치로 지음)"

(177)
결국 세상만사는 마음먹기 나름입니다. 소설 <왕좌의 게임>에서 읽은 영어 대사를 노트에 적어놓고 다시 소리 내어 읽어봅니다.
"Never forget what you are, for surely the world will not. Make it your strength. Then it can never be your weakness. Armor yourself in it, and it will never be used to hurt you."
영어 공부를 겸해 원서를 읽는다면 좋은 문장을 수첩에 모아보세요. 나만의 영어 명언집이 완성됩니다. 배낭여행을 갔을 때 미국 친구랑 이야기를 나누다 드라마 <왕좌의 게임> 얘기가 나올 수도 있잖아요. 그때 "나는 말이야, 타이리온 라니스터의 그 대사가 참 좋아"하고 소리 내어 외워보는 겁니다. 영어 공부도 되고, 인생 공부도 되고, 친구도 사귈 수 있는 좋은 길이 여기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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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enown 2017-09-05 1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wonderfu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