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그램의 희망 - 삶의 매순간은 신성하다
강인식 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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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기억력에 의한 내용상 오류 있을 수 있음.

 

 


[0.1
그램의 희망, 그리고 억만 톤의 슬픔]

이 책은 예전에 읽은 최재천 교수가 쓴 책에서 추천한 책들 중에 하나다. 사고로 인해 목 이하의 모든 몸이 마비되어 사용할 수 없게 된 이상묵 교수.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모든 것을 포기해버렸을 텐데, 이상묵 교수는 사고 난 지 6개월 만에 교직에 복직해서 학생들을 다시 가르치고,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해 계속 공부를 했다고 했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 분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서 이 책을 구입했다. 신문기자 강인식이 이상묵 교수와 인터뷰를 하고 나서 그의 삶을 책으로 엮기로 하고 낸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어떻게 저런 몸을 가지시고, 해맑은 웃음을 웃고, 열정적으로 살 수 있을까? 생각을 했다. 그런데, 책을 읽는 내내 어떤 사람들이 생각나서 희망만을 볼 수는 없었다. 그들은 이상묵 교수가 운전을 했던 차 안에 있다가 사고가 나서 죽은 이십 대 초반의 여학생의 부모님들... 그 여학생의 부모님들은 어떠실까? 만일 내가 이상묵 교수라면... 그 여학생에 대한 죄책감으로 그렇게 웃지 못할 것 같다. 사고가 난 것이 2006년이고, 이 책이 출간된 것이 2008. 그 정도 시간이라면 자신의 제자의 죽음을 쉽게 잊지 못할 텐데... 나 같으면 그렇게 밝게 웃을 수 없을 것 같은데... 그가 장애를 극복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지 몰라도, 그 여학생의 부모님에게도 희망을 줄까그런 생각을 자꾸 하게 되어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함을 느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희망을 갖게 되었다고 하지만, 나는 솔직히 0.1그램의 희망보다는 무게로 잴 수 없는 죽은 여학생의 부모님의 슬픔을 보았다. 애지중지 키운 딸이 우리나라 최고의 명문대에 들어갔는데, 그리고 자신이 틈틈이 번 돈으로 교수님을 따라 미국으로 탐사를 하러 갔는데… 딸을 혼자 미국으로 보내면서, 걱정을 하면서도 교수님과 대학원 선배들을 믿고 보냈을 텐데... 그것이 마지막이라니과연 용서할 수 있었을까? 나라면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읽는 내내 그 여학생의 부모님, 가족들이 생각이 났다.

 

[평범한 장애인에게도 대우를…]

이 책의 줄거리는? 이 책은 집안 넉넉한 집안에 태어나서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의 직장을 따라 외국에서 생활하다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꼴등을 하다가 열심히 공부를 해서 서울대에 입학하고또 열심히 공부를 해서 MIT에 들어가고, , 또 열심히 공부를 해서 박사가 되고,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유명한 연구소에서 연구학자로 지구물리학과 해양학을 연구하다가 고국으로 돌아와서 서울대 교수가 되었고, 그러다가 앞서 이야기한 사고가 나서, 전신마비가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교단에 서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속해서 연구를 하는 불굴의 의지를 가진 이상묵 교수의 이야기다. 정말 대단한 의지를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연구와 공부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사람이고,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 대해 순응하며, 그 장애를 이겨내는 모습을 보면,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장애인들이 그를 보면서 희망을 가질 것이라고 하는데, 그는 서울대 교수를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열정과 의지를 사회가 받아들였던 것은 아닐까? 그냥 평범한 집안의 사람이 평범한 회사에 다니던 사람이 그런 사고를 났을 때, 열정과 의지만 있다고 해서 그처럼 사회를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서? 그의 그런 활동들이 우리나라 일반적인 장애인들에 대한 대우를 좋아지게 했을까? 그렇지 않다. 그가 사고 난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장애인에 대한 처우는 좋아졌다고 할 수 있을까? 있던 지원금도 끊긴 것으로 알고 있다. 장애인이 되더라도 우리나라는 지위나 권위이나 재력을 가지고 있어야 대우 받는 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 책이었다. 물론 그 분을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우리나라 시스템이 엉망인데그 사람을 통해서 장애인들이 희망을 보았다는 서평이 옳지 않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사회적 지위나 권력이나 재력을 가진 장애인이 아닌 평범한 생활을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하는 많은 장애인들이 평범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아무튼, 나는 그랬다.

 

※ 이 리뷰는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를 수정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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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6-07-21 07: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 책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그런 사고를 당한 학부모의 심정은 미루어 짐작해 봅니다. 많이 슬프고 괴로우시겠지요. 아마 이 교수님도 괴롭겠지만 그런 내용이 책에 반영되지 않은 것은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안타까운 사고지만, 그걸 넘어서려는 것도 책의 목적은 아닐지 생각해 봤습니다.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bookholic 2016-07-22 01:27   좋아요 0 | URL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이 교수님은 희생된 학생의 이름으로 장학금 기금도 마련하는 등 추모를 많이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자꾸 희생자의 부모님에게 감정이입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이 리뷰를 포스팅할까말까를 무척 망설였답니다. 즐거운 주말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