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이수현 옮김 / 비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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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인터넷 알라딘 서점의 블로그 알라딘 서재에서 알게 된 책이란다. 옥타비아 버틀러라는 사람이 쓴 <>이라는 소설이야. 장르는 SF. 시간 여행을 하는 그런 소설이란다. 내가 원할 때 하는 시간 여행이 아니라, 원하지 않을 때도 하는 강제 시간 여행이지. 그런데 주인공이 흑인인데, 강제 시간 여행을 어디로 가느냐, 아직 노예 해방이 되지 않은 시대의 미국 남부 지역으로 가게 된단다. 끔찍하겠지?

우리가 강제 시간여행을 해서, 신분 제도가 엄격한 조선시대 천민으로 돌아간다면? 이런 상상을 하면 끔찍할 것 같구나. SF 소설이지만, 인종 차별과 여성 차별에 대한 문제점도 부각시켰다는 점. 이 작품이 그래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구나. 그런데 재미도 엄청났단다. 번역도 잘 하셔서 그런지 매끄럽게 잘 읽어졌고, 쉽게 몰입을 할 수 있었단다. 너무 좋게 읽어서 지은이 옥타비아 버틀러의 다른 책들도 찜 해 두었단다.


1.

이 책이 출간된 것은 1979년이고, 이 소설 속 배경은 1976년이었단다. 주인공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흑인 여성인 다나이고, 다나는 케빈과 결혼한 사이였어. 이 소설이 노예 해방 이전으로 시간 여행을 하다 보니, 다나의 남편인 케빈이 백인 남성이라는 점을 이야기해주어야겠구나.

어느날 케빈은 거실에 있던 다나가 갑자기 사라졌다가 십여 초 후에 나타나는 것을 목격했단다. 다시 나타났을 때는 진흙투성이에 옷이 젖어 있었어. 도대체 어떤 일이 있던 것일까. 거실에 있던 다나는 갑자기 어지러워지고 세상에 빙빙 도는 것을 느끼고 다시 정신을 차렸더니 어떤 벌판이었어. 호수에 빠진 아이가 보여서 엉겁결에 구해서 인공호흡을 해서 살려냈단다. 그 아이의 이름은 루퍼스라는 백인 소년이었어. 뒤늦게 총을 들고 온 소년의 아버지가 와서 자신의 아들은 죽이려고 했냐면서 다나를 밀치고 총을 겨눴어. 갑작스런 일이 벌어지고 설명할 틈도 없이 총에 맞아 죽을 위기, 다나는 다시 자신의 거실로 돌아왔단다. 다나는 자신이 겪은 일이 무슨 일인지 몰랐어. 나쁜 꿈을 꾼 것 같았지만, 케빈이 이 상황을 모두 목격했지.

며칠 뒤 다나는 다시 어지러워졌다가 정신을 차렸는데, 앞서 보았던 루퍼스의 방이었어. 갑자기 자신의 방에 나타난 다나를 본 루퍼스도 놀랐어. 하지만 예전에 자신을 구해주었던 사람이란 걸 알고 경계심을 낮췄어. 그리고 둘은 이야기를 나눴단다. 이야기를 해보니 루퍼스가 살고 있는 곳은 1815년이었어. 남북전쟁이 일어나기 전 노예제도가 있는 남부 지방. 호수에서 루퍼스를 구했던 것이 며칠 전인데, 루퍼스가 부쩍 자라 있는 것이 이상해서 물어보니, 그건 몇 년 전에 있던 일이라고 했어. 그러니까 현재 시간으로 며칠이 지났지만, 과거의 기준으로 한참 지나간 것이었지.

루퍼스는 아버지에 대한 불만으로 집에 불을 지르려고 했다고 했어. 그때 다나가 자신의 방에 나타난 거야. 다나가 루퍼스의 방화를 막을 수 있었던 거지. 그러니까 법칙이 있었어. 루퍼스가 위험에 빠지게 되면 다나가 과거로 소환 되는 거야. 그리고 다나는 루퍼스를 위험에서 구출해 주고

그런데 다나는 루퍼스가 자신의 조상이었다는 것을 알게 돼. 백인이었던 루퍼스는 나중에 커서 흑인 여자인 앨리스 사이에서 아이를 낳게 되거든. 그 아이가 다나의 조상이었던 거야. 그 사실을 루퍼스에게 이야기하지는 않았어. 다나가 루퍼스의 시대로 오는 법칙은 대충 알게 되었지만, 다시 돌아가는 방법은 아직 몰랐어. 다나는 현재로 돌아오기 전까지 잘 살아남아야 하는데, 흑인 여자가 노예제도가 있는 사회에서 살기 쉽지 않았단다. 루퍼스의 아버지한테 발각이 되어 쫓겨 다니다가 현재로 돌아오게 되었단다. 그리고 짐작할 수 있었어. 다나 자신의 목숨에 위협을 느끼게 되면 다시 현재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1815년에 며칠을 머물다가 왔는데, 1976년의 시간은 단지 몇 분이 흐른 것에 불과했단다.


2.

다시 돌아온 다나. 다음에 다시 과거로 돌아갈 것을 대비해서 이것저것 준비물을 챙겼어. 그리도 다시 사라질 징조가 보였고, 그 옆에 있던 케빈은 다나를 껴안자 이번에는 둘이 모두 과거로 가버렸단다. 케빈은 백인이므로 그 시대에도 살아가는데 크게 문제되지 않았단다. 하지만 흑인이었던 다나는 그럴 수 없었단다. 다나는 케빈의 노예인 척 하면서 루퍼스 집에 머물렀단다. 다나의 비밀을 알고 있던 루퍼스에게는 더 많은 진실을 알려주었어. 루퍼스도 다나에게 잘 대해주었고 말이야. 그런데, 케빈과 같이 오긴 했지만 1976년 현재로 돌아갈 때도 같이 있을까? 다나가 죽을 위험에 처하는 상황이 와야 현재로 돌아오는데, 그때 케빈이 옆에 있으라는 보장도 없잖아.

다나는 루퍼스의 집에 머물면서 몰래 다른 흑인들에게 글을 가르쳐주곤 했는데, 어느날 그걸 루퍼스의 아버지한테 걸려서 그만 벌을 받게 되었어. 엄청난 채찍질을 당하다가 다나는 1976년 현재로 돌아오게 되었단다. 걱정한 대로 케빈은 오지 못했어. 그거 기억나지? 현재에서 시간보다 돌아가는 과거의 시간이 빨리 갔던 것다나는 되도록 빨리 과거로 돌아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케빈은 그곳에서 오래 머물게 되는 거야. 현재로 돌아오지 못하고 삶을 마감할 수도 있는 일이야.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며칠 뒤 다나는 다시 과거로 돌아갔어. 현재에서는 며칠이었지만, 다가가 도착한 과거는 이미 몇 년이 지나 있었어. 다나가 과거로 돌아왔다는 것은 루퍼스가 위험에 빠졌다는 것. 노예인 앨리스의 남편 아이작이 루퍼스를 심하게 구타하고 있었어. 다나가 앨리스와 아이작을 설득해서 그 폭행은 멈췄고, 그들은 떠났고 루퍼스는 심하게 다친 상태였단다. 다나는 루퍼스의 집에 가서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루퍼스를 집으로 데리고 갔단다.

왜 그런 일이 있었냐면, 루퍼스는 흑인 노예인 앨리스를 좋아하는 감정이 있었는데, 그와 결혼을 할 수 없는 사회적 상황이었고, 앨리스가 다른 남자와 결혼한 것을 보고 화가 나서 싸움을 하게 된 것이었어. 루퍼스도 불쌍하긴 하구나. 그런데, 루퍼스가 마냥 착한 것은 아니야. 자신의 아버지의 무자비함도 조금은 닮아서, 루퍼스는 관대하다가도 노예들을 폭행하는 등 흉악해지기도 했어.

과거로 돌아온 다나가 찾아야 할 유일한 사람. 케빈이 한참 전에 다른 지방으로 떠났다고 했어. 케빈에게 편지를 쓰는 등 우여곡절 끝에 케빈이 다시 루퍼스의 집에 돌아왔고 다음 위기에 빠졌을 때는 다행히 다나는 케빈과 함께 현재로 돌아왔단다. 그런데 현재로 돌아오자마자 다시 과거로 돌아갔고또 현재로 돌아오고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 하는 시간 여행은 루퍼스의 삶이 끝나서야 끝나게 되었단다. 아빠가 소설의 줄거리를 뭉텅뭉텅 잘라내고 이야기를 해서 잘 이어지지 않고, 결말도 흐릿하게 이야기를 했는데, 너희들도 좀더 커서 이 책을 읽어보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런 거라고 생각해주렴~

….

SF 소설이나 영화나 드라마에서 간혹 타임 슬립을 소재로 하는데, 현실에서 불가능한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하기 때문에 더 흥미를 느끼는 것 같구나. 내가 만약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면 어떨까. 너희들은 시간여행을 있다면 언제로 가고 싶니? 과거? 미래?

그런데 왜 제목이 <>이지? 원제를 보니 <Kindred>로 되어 있단다. 영어를 잘 못하는 아빠는 처음 보는 단어라서 그 뜻을 찾아보았지. 혈연이라는 뜻이로구나. , 주인공 루퍼스가 다나의 조상이라고 했잖아. 그러니까 다나와 푸러스는 같은 핏줄로 맺어져 있었던 것이고, 다나를 과거로 강제 소환한 것도 그 핏줄로 맺어진 인연의 힘이었던 같구나.


PS:

책의 첫 문장: 나는 집으로 돌아오는 마지막 여행에서 팔 하나를 잃었다.

책의 끝 문장: 그리고 그 녀석이 죽었으니 이제는 계속 제정신으로 살 가망이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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