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의 아이
신카이 마코토 지음, 민경욱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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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작년인가 <녹색평론>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와 신카이 마코토에 관한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단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워낙 유명한 사람이고, 아빠도 그의 영화를 몇 편 본 적이 있어서 알고 있던 사람인데, 신카이 마코토라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이었단다. 그런데 그의 작품 제목을 보니, ‘, 그 영화라는 말이 절로 나왔단다.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 등 익숙한 애니메이션의 감독이었더구나.

<녹색평론>에서도 바로 그 두 영화, <날씨의 아이> <너의 이름은>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던 기억이 있구나. 아빠가 녹색평론에 실린 그 영화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날씨의 아이>를 봐야겠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영화를 보기 전에 책으로 나온 <날씨의 아이>를 먼저 읽겠다고 장바구니에 넣어 두었던 기억도 있구나. 그리고 이제서야 읽게 되었단다.

1.

외딴 섬에 살고 있던 고등학교 1학년이던 호다카는 무작정 도쿄로 향했단다. 아는 사람 아무도 없던 도쿄는 그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았어. 가지고 간 돈을 금방 사라지고 말았지. 다행히 도쿄로 가는 배에서 만난 스가 씨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는데, 그가 일자리를 하나 주었단다. 스가 씨는 조그마한 잡지사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일해보라고 했어. 스가 씨는 도시의 전설들, 미스터리, 재미있는 소문들을 모아서 잡지를 만들었단다. 스가 씨 말고 다른 직원은 아르바이트생인 대학생 나츠미가 전부였는데, 나츠니는 스가 씨의 조카였단다.

호다카가 처음 맡은 일은 맑음소녀를 만나 취재를 하는 거야. 그 맑음소녀는 소문에 의하면 날씨를 맑게 해 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했어. 그 소녀의 이름은 히나였단다. 히나를 봤다는 사람들을 먼저 취재를 하면서 히나를 찾았어. 어떤 불량배들에게 괴롭히는 여자 아이가 있어 도와주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아이가 호다카가 찾고 있던 히나였단다. 그리고 호다카도 히나의 능력을 직접 보았어. 실제로 날씨를 맑게 해주었어. 얼마 전부터 도쿄에는 계속 비가 오고 있었는데, 호다카도 오랜만에 해를 볼 수 있었단다.

호다카는 이런 히나의 능력을 가지고 사업을 사자고 했어. 돈을 받고 날씨를 맑게 해주는 것이었지. 그래서 호다카는 히나의 집에 가게 되었는데, 히나는 초등학교 동생 나기가 단둘이 살고 있었어. 그들은 인터넷에 사이트를 만들고 사업을 시작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의뢰를 해왔단다. 히나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말이야. 하지만 경찰들이 호다카를 쫓고 있었어. 왜냐하면 얼마 전에 일이 있었거든. 호다카가 우연히 쓰레기통에서 총을 줍게 되고, (당연히 장난감 총인 줄 알았지…) 불량배에 괴롭힘 당하던 히나를 구할 때 겁을 주겠다고 그 총을 쌌거든.. (장난감 총인 줄 알았다니까…) 다행히 사람이 다치지는 않았지만, 경찰을 총을 소지한 호다카를 계속 찾고 있었던 거야. 그래서 호다카와 히나는 더 이상 사업을 할 수 없었어. 호다카는 히나, 나기와 함께 경찰을 피해 도망자 신세가 되었단다.

2.

미성년자를 받아주는 숙소도 없고 밖은 8월인데도 이상기후로 눈까지 내리고 있었어. 간신히 호텔을 구한 그들은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단다. 셋 모두 아직 어리니까 어려움을 잠시 뒤로 하고 호텔방에서 신나게 논 거지. 히나는 자신의 비밀을 알려주었어. 날씨를 맑게 할 때마다 자신의 몸이 투명해지고, 이제 얼마 후면 자신의 몸이 사라진다고 했어. 다음날 정말 히나가 사라졌단다.

히나가 사라지고 이상 기후는 사라지고 여름 본연의 날씨가 되돌아왔어. 히나는 원래 그런 존재였단다. 히나가 사라져야 날씨가 제대로 돌아오고, 히나가 이 세상에 있으면 비만 온종일 오고하지만, 호다카는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야. 호다카에게는 히나가 이상기후보다 훨씬 중요했단다. 호다카는 히나를 사랑하니까. 호다카는 히나를 찾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단다. 그리고 결국 히나는 다시 돌아오게 되고, 도쿄의 날씨는 다시 비가 오기 시작했단다. 그렇게 내기리 시작한 비는 3년 동안 쉬지 않고 내렸어. 호다카와 히나는 자신들 때문에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단다.

이 책에서는 히나의 선택으로 이상기후가 계속되었지만, 실제 세상에서의 이상기후는 왜 일어나는 것일까. 이상 기후는 지구촌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일어나고 있단다. 사상 최고의 폭염, 사상 최고의 폭우한쪽에서는 지독한 가뭄, 한쪽에서는 지독한 홍수. 지난 여름 우리나라에서도 이상기후를 톡톡히 경험했단다. 그렇다면 이 이상기후는 누구의 선택으로 만들어진 것일까. 히나가 선택을 바꾸지 않은 것처럼 현실의 이상 기후를 불러일으킨 선택도 아무도 바꾸려 하지 않는 것 같구나. 이상 기후의 증상은 시간이 갈수록 더 세지고 더 무서워질 텐데,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어서 안타깝기만 하구나. 그래도 무엇인가 해야지내가 하고, 우리가 하고그렇다 보면 조금이라도 변하겠지.. 선택은 누구 한 사람의 몫이 아니야. 이 지구를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이 이상기후를 없애는 선택을 해야 하는 거야. 그것이 지금 당장 불편함을 주는 선택일지라도, 미래를 살리고 지구를 살리는 일이니까 말이야. 우리도 함께 노력하자꾸나.

PS:

책의 첫 문장: 비 내리는 3월 하늘에 페리의 출항을 알리는 기적이 길게 울렸다.

책의 끝 문장: 맞잡은 우리 손을 빗방울이 살짝 매만지듯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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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0-09 19: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신카이 마코토 이분 에니메이션 감독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책도 직접 쓰셨군요. 진짜 세상에는 이렇게 많은 능력을 한꺼번에 가진 사람이 많단 말입니까? 하나도 없는 사람 슬프게 말입니다. ㅠ.ㅠ <너의 이름은>을 영화로 봤는데 <날씨의 아이>도 찾아서 보고 싶네요.

bookholic 2022-10-10 23:13   좋아요 2 | URL
<날씨의 아이> 영화는 저도 이번에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봤는데요.
<너의 이름도>도 함 찾아봐야겠어요~~^^
즐거운 한 주 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