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플레이스
길리언 플린 지음, 유수아 옮김 / 푸른숲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가끔은 찐한 스릴러 소설이 읽고 싶을 때가 있단다. 그래서 책장을 훑어봤어. 안 읽은 책들로 꽂혀 있는 책장을 훑어 보다가 마주친 책이 바로 길리언 플린의 <다크 플레이스>란다. 예전에 길리언 플린의 <나를 찾아줘>를 괜찮게 읽고 사두었는데 이제서야 읽게 되었구나. <다크 플레이스>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보지는 못 했어. , 책으로 보면 되지. 밀린 독서 편지를 따라 잡기 위해, 오늘은 짧고 굵게 이야기하고 마무리할게.


1.

이 소설이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 출간되었지만, 원작은 2009년에 출간하였더구나. 그러니까 소설의 시기는 그 즈음이라고 이라고 생각하면 돼.

1985 1 2일에서 3일로 넘어가는 겨울 밤. 캔자스의 한 작은 농장에서 잔인한 살인사건이 일어났단다. 이혼하여 혼자 아이 넷을 키우고 있던 패기열다섯 살 먹은 큰아들 벤이 일가족을 잔인하게 죽인 사건이었어. 막내딸 리비가 숲으로 도망을 가서 간신히 살아남았고, 엄마 패기, 언니들인 미셸과 데비도 모두 죽었어. 벤은 그 사건으로 감옥에 갇혀 있었단다. 가족 없이 고아가 된 리비는 이모의 집과 먼 친척집에 옮겨 다니며 살았어. 오빠에 의해 일가족이 몰살당하고 혼자 살아 남은 일곱 살 소녀라는 타이틀이 붙은 리비는 많은 동정심을 받으면서 기부금도 많이 받게 되었단다. 그렇다고 그 사건이 잊혀지는 것이 아니니,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고,  후유증으로 어른이 되어서도 제대로 된 직업을 얻지 못했어.

그 사건이 일어난 지도 25년이 거의 다 되었고, 있던 돈도 다 떨어졌어. 25년이나 지난 사건을 다시 소환시켜 기부금을 다시 받기에는, 사람들에게 잊혀질 만큼 오래되었고, 더 잔인한 사건들이 일어나 더 불쌍한 피해자들도 많았어. 그런 와중에 라일이라는 사람이 연락을 해왔어. 자신들의 클럽에 오면 돈을 준다는 거야. 돈이 거의 다 떨어졌으니, 그곳에 안 갈 수가 없었지. 그가 초대한 곳은 킬링 클럽이라는 곳이야. 그 클럽은 다른 여느 클럽과 달랐어. 부스들이 만들어져 있고, 각 부스 별로 유명한 살인 사건에 대해 토론 비슷한 것을 했어. 그 부스 중에는 리비가 겪은 그 사건을 다루는 부스도 있었고, 리비는 그 부스로 초대를 받은 것이란다. 여전히 그 사건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많았고, 그들의 공통점은 그 사건의 범인이 오빠 벤이 아니라는 거야. 그렇다면오빠는 범행을 인정하고 감옥에서 20년 넘게 살고 있는데


2.

사건이 일어난 1985 1 2일과 그 며칠 전으로 가보자꾸나. 벤이 열다섯 살이었는데, 열다섯 살이면 한창 예민한 사춘기 시절이었지. 안타깝게도 벤은 못된 친구들과 어울렸단다. 트레이. 벤보다 나이는 많지만 여전히 어린 나이인데 사채업을 하는 친구. 디온드라. 벤보다 두 살이 많은 공식 여친. 부잣집 딸이지만, 성격도 안 좋고 트레이와 함께 벤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친구. 그들은 악마를 숭배하는 모임을 갖고 있었고, 가끔 가축들을 죽이는 악마 숭배 의식을 갖기도 했어. 벤은 그 의식이 마음에 안 들었지만, 자존심 때문에 참고 같이 참여하곤 했어.

….

벤이 그들 이외 친하게 지내는 이 중에 열한 살 크리시라는 아이가 있었어. 벤의 여동생 학교에 들렀다가 만난 아이인데, 아직 어리지만 벤의 숨겨둔 순수한 마음과 잘 맞는 아이였어. 집에도 같이 가고 그런 사이였어. 크리시도 벤을 좋아했지. 그런데, 벤이 성추행을 고소당하는 일이 생긴 거야. 크리시 말고도 다른 아이들도 더 성추행을 당했다는 거야. 나중에 밝혀지지만 그것은 크리시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에 의해 허위 진술을 한 것이란다. 하지만 당시에는 벤은 어린 아이들을 성추행하는 못된 아이가 되어 있었어. 소문은 금방 퍼지고, 그 소문은 엄마 패기의 귀에도 들어갔어. 패기는 언니 다이앤과 함께 피해 부모를 찾아가 용서를 구했어. 하지만 외면 당했단다. 아들을 믿고 있었기에 아들 벤을 만나 이야기를 하려고 했지만, 아들은 어디를 갔는지 보이지 않았어. 예전에 알고 지낸 아들의 친구를 찾아가 보았지만, 그 친구는 벤을 만난 지 오래되었고, 최근에는 악마를 숭배하는 친구들을 만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어. 엄마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충격적인 이야기이겠니. 이쯤 되니, 만약 벤이 무죄라고 하면 그 친구들이 범인을 확률이 높아지겠구나. 벤은 그러면 왜 대신 죄를 뒤집어 쓰고….

이 책을 나중에 읽겠다는 생각이 혹시 있으면, 이 편지의 다음 부분부터는 읽지 않는 것이 좋겠구나. 아빠는 기억을 위해 줄거리 끝까지 적어 놓으니까, 추리 소설이나 스릴러 소설에서 끝을 알면 재미가 반감되니까 말이야. 이 책을 적극 추천하지는 않지만 말이야.


3.

다시 현재로 돌아와 보자꾸나. 리비는 킬링클럽 회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라일과 함께 그 사건의 진실을 찾는데 돕기로 한단다. 가장 먼저 만날 사람은 아무래도 교도소에 있는 오빠 벤이었어. 20년 넘게 감옥생활을 안 벤은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었어. 그러면서도 자신은 무죄라고 이야기했단다. 사실 벤이 유죄를 받은 것에 가장 크게 작용한 것은 당시 일곱 살이었던 리비의 증언 때문이었단다. 그래서 리비는 감옥에 있는 오빠를 찾아오지도 않았어. 하지만 벤은 리비를 원망하지 않는다고 했어. 벤과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리비도 벤이 정말 범인이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

이제 리비는 20년 전 그 사건과 연루된 사람들을 찾아 만났어. 성추행을 당했다고 거짓말을 했던 크리시. 크리시는 나중에 리비를 찾아와 자신이 오빠에 대한 허위진술을 했었다면서, 미안하다고 용서를 구했단다. 쓰레기 폐기장에서 폐인으로 지내고 있는 라바의 아빠 러너. 그리고 벤의 그 나쁜 친구들 트레이와 디온드라. 트레이는 사료 장사를 하고 있는데, 여전히 의심되는 말들을 하곤 했어. 디온드라는 그 사건 이후 실종되어 또 다른 피해자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 리비와 라일은 추적 끝에 가명으로 살아가고 있는 디온드라를 만날 수 있었어. 디온드라는 딸 크리스털과 함께 살고 있었어. 그런데 그 딸은 바로 오빠 벤의 딸이기도 했단다. 디온드라는 과거를 잊고 착한 모녀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였어. 그러나….. 디온드라를 추궁하자, 리비를 공격했고, 리비는 간신히 도망을 나왔단다. 도대체 1985 1 2일 한밤중에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4.

다시 1985 1 2일로 돌아가보자꾸나. 디온드라, 트레이, 벤은 마약을 먹고, 소를 죽이는 사탄 숭배 의식을 했어. 그리고 그들은 벤에게 도망치자고 했어. 디온드라가 벤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는데, 부모님한테 걸리면 끝장이라면서 도망을 가자고 했어. 열다섯 살 벤이 그 상황에서 이성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지. 벤도 그러자고 했고, 집에 가서 돈을 좀 가지고 오겠다고 했어. 벤과 디온드라가 함께 벤의 집에 갔는데, 아직 잠을 안 자고 있던 벤의 여동생 미셀이 그들을 보았고, 말 다툼을 하다가 디온디라가 미셀의 목을 졸라 죽는 사건이 일어났어. 그런데 둘째 동생 데비가 그 장면을 보고, 무서워서 도망을 갔단다.

한편 그 시간에 엄마 패기는 아들 벤 걱정에 잠을 못 이루고, 현관 밖을 나갔는데, 어떤 괴한이 나타나 패기를 죽였단다. 그 장면을 도망가던 데비가 보았고, 괴한은 데비마저 죽였단다. 그 괴한이 누구일까? 트레이? 뒤늦게 1층에 내려온 벤은 피가 낭자한 엄마와 여동생을 보았고, 그때 숨어 있던 리비가 그런 오빠를 보고 집 밖으로 도망을 간 거야. 기가 막힌 타이밍이구나. 그러니, 리비가 오빠 벤이 범인이라고 할 수 밖에

그런다면 그 진짜 범인 괴한은 누구인가. 그 괴한은 청부살인업자였단다. 누가 부탁을 했냐고? 바로 엄마 패기였어. 패기는 청부살인업자한테 자기를 죽여달라고 요청했어. 왜냐하면 자신이 적지 않은 보험을 들었거든. 찢어지게 가난한 지금의 이 생활을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다고 생각한 거야. 그래서 얼마 전에 청부살인업자에게 부탁을 한 것인데, 그게 그날이었던 것이란다. 그 청부살인업자는 엄마만 죽이는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그 살인 사건을 목격한 딸을 죽일 수밖에 없었던 거지. 그도 양심의 가책이라는 것이 있는지, 죄책감을 갖고 있었지. 그리고 다행히 그 집 아들 벤이 다 뒤집어 쓰고 감옥에 갔으니….

디온드라는 미셸을 죽인 죄로 체포되었고, 오빠 벤은 25년만에 무죄로 풀려나게 되었단다.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어. 이런…. 아주 짧게 이야기한다고 할말 안할말 다 하고 완벽한 스포일러로 끝냈구나. 다 지우고 다시 짧게 쓸까?^^


PS:

책의 첫 문장 : 내 몸 안에는 비열함이 실제 장기처럼 자리하고 있다.

책의 끝 문장 : ‘저기 저쪽집으로 돌아가는 평범한 여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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