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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구멍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44
켄 폴릿 지음, 김이선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2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예전에
지인의 소개로 재미있게 읽은 <대지의 기둥>이라는
책이 있단다. 그 소설의 지은이가 켄 폴릿이라는 사람인데, <대지의
기둥>을 읽고 나서 그 사람의 다른 작품도 한번 읽어봐야지, 마음을
먹었는데 이제서야 한번 읽어보는구나. 세월이 빠른 것인지, 거참… <대지의 기둥>을 읽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5년이 되었다니… 믿기지가 않는구나.
켄 폴릿이라는
사람은 스릴러와 역사소설로 유명한 사람이라고 하는구나.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 책이 바로 아빠가
이번에 읽은 <바늘구멍>이라는 책이란다. 무려 40년도 더 된 책이라고 하더구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한번 찾아보니 그 영화도 거의 40년이 다 되었더구나. 세월은 많이 흘렀지만, 소설의 재미는 그대로 담겨져 있더구나. 이 소설의 배경은 1944년 즈음이야. 세계 2차
세계 대전이 한창이었던 시절, 스파이들에 관한 소설이란다. 스파이를
다룬 소설이다 보니 스파이 소설 전문가 존 르카레도 생각이 났는데, 존 르카레의 소설들보다는 좀 더
가볍다고 해야 할까, 읽기 편하다고 해야 할까, 어느 쪽을
손을 들어주기 어려운 각자의 장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1.
소설의 제목이
왜 바늘구멍일까. 바늘구멍이 영어로 뭘까? 원제를 봤더니
“Eye of the Needle”이더구나. 왜 소설 제목을
바늘구멍이라고 했는지는 소설을 이야기하다 보면 나온단다. 이 소설은 실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는구나. 2차 세계 대전 막판 터닝포인트가 되었던 노르망디 상륙작전.. 연합국은
독일에 혼란을 주기 위해 가짜로 공군기지를 만들어 시선을 돌리는 작전을 폈고 그 작전이 성공하여 노르망디 상륙 작전도 성공했다고 하는구나. 그 속임수 작전을 포티튜드 작전이라고 하는데 그 사건에 지은이의 상상력이 가미된 소설이 바로 이 소설이란다.
…
먼저 중요 등장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해 줄게. 페이버라는 사람은 영국에서 활동하는 독일 스파이란다. 형용사를 하나 사용하면 ‘잔인한’
독일 스파이란다. 이름 페이버도 가명이야. 정체가
조금만 드러날 것 같으면 가차 없이 죽였어. 그를 유혹하던 젊은 과부였던 하숙집 여주인도 죽인 후, 흔적을 지우고 사라져 버렸어.
…
영국 군사 정보부 MI5라는 곳이 있었는데, 이
MI5는 앤드루 대령이 이끌었고, 퍼시벌 고들리먼이라는 교수도 MI5에 합류하게 되었단다. 퍼시벌은 프레더릭 블로그스라는 파트너와
함께 일했단다. 프레더릭은 아내 크리스틴을 독일군의 폭격으로 잃고 혼자가 되었단다. 그들은 영국에서 활동하는 바늘이라는 별명을 가진 독일 스파이를 쫓고 있었어.
별명이 왜 바늘이냐면 바늘처럼 뾰족한 스틸레토로 사람들을 죽였기 때문이란다. 스틸레토? 아빠는 처음 들어보는 말이어서 검색을 해보았단다. 그랬더니….. 아주 뾰족한 하이힐만 잔뜩 검색이 되고, 그 사이에 아주 뾰족한
칼이 보이더구나. 아, 저렇게 바늘처럼 뾰족하게 생긴 칼이
스틸레토구나. 그 독일 스파이가 누구냐면 바로 앞서 이야기했던 페이버란다.
…
데이비드와 루시라는
신혼 부부가 있었단다. 데이비드는 예비 파일럿으로 곧 전투기를 탈 예정이었어. 그런데 신혼 여행 중에 교통사고로 그만 불구의 몸이 되어 휠체어 신세가 되었단다. 루시는 크게 다치지 않았어. 데이비드의 상심이 커서 그들은 속세를
떠나 폭풍의 섬이라고 부르는 외진 섬에서 지냈어. 그 섬에는 그들 부부 이외에 섬을 관리하는 어르신
한 분, 톰이 멀리 떨어져 지냈단다.
루시는 결혼
당시 임신을 했었고, 결혼해서 얼마 후 아이를 낳았단다. 섬에
이제 한 명이 더 늘었구나. 아이의 이름은 조. 데이비드를
위해서 외진 섬에 왔지만 데이비드의 상실감은 쉽게 가시지 않았어. 늘 신경이 예민하고 화도 자주 내어
정상적인 생활이 쉽지 않았어. 어린 아들을 돌보고 그런 남편을 보살펴야 하는 루시였지만, 언젠가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을 했어.
2.
페이버가 잔인하다고
했는데 또 하나 일화를 이야기해줄게. 그에게 정보를 전달해 주려고 한 자기편 요원도 정보를 얻고 죽여버리는
사람이었어. 무자비한 사람. 그의 임무는 연합군이 어디를
공격하려고 준비하는 정보를 캐는 일이었어. 그 정보를 알게 되면 유보트를 타고 귀환하는 것이었지. 그는 영국의 한 기지를 염탐했어. 누가 봐도 대규모 공군 기지였어.. 대충 보거나 하늘에서 보면 말이지…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그 기지는
모두 가짜였던 거야. 그 공군기지를 진짜였다면 연합군의 타겟은 아마 칼레라는 지역이 될 거야. 그런데 이것이 가짜라는 것은 연합군의 타겟은 노르망디라는 것이지. 독일은
연합군의 타겟이 칼레인지, 노르망디인지 몰랐거든. 이 중대한
소식을 빨리 본국에 타진해야 하는 페이버는 유보트를 타기로 한 접선지 스코틀랜드 바다로 가야 했어. 그런데
그가 본 공군 기지에서 얼마 가지 못해 영국군 다섯 명과 마주치게 되었지. 그에게 다섯 명은 아무것도
아니었지. 삽시간에 그 다섯 명을 모두 처치했어. 예상치
못한 일로 그의 행적이 들통날 수 있었지. 그는 빨리 그곳을 떠났어.
영국군도 다섯 명이 죽은 것을 알고 자신의 위장 작전이 드러났다는 것을 깨닫고 ‘바늘’을 추적하는데 혼신을 기울였단다. 기차를 타고 이동 중에 페이버는
자신을 알아보는 검표원도 죽이고 달리는 기차를 탈출했지.
….
영국 정보부
소속인 퍼시벌과 프레더릭도 ‘바늘’을 추적하면서 성과를 보였어. 그의 단서를 확보하고 젊은 시절 사진까지 확보했어. 그리고 그를
쫓는데 안타깝게도 한발씩 늦었단다. 그가 가지고 있는 정보는 연합국의 가장 중대한 정보이자, 전쟁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중대한 정보이기 때문에 영국을 빠져나가기 전에 붙잡아야 하는데 말이야..
3.
페이버는 유보트와
접선하기로 한 날 이변이 생겼어. 폭풍우가 몰아친 거야. 페이버는
배를 훔쳐 바다로 나갔지만, 폭풍우로 인해 접선에 실패하고 배는 난파되어 간신히 몸만 추스르고 어떤
외딴 섬에 올라갔단다. 그 섬에 유일하게 빛이 나오고 있는 집이 있어서 그곳까지 간신히 갔다가 노크를
하고 정신을 잃고 쓰러졌어.
그 집은 바로
데이비드와 루시의 집이었지. 루시는 페이버가 누군지도 모르고 보살펴 주었단다. 이 폭풍우에 찾아온 사람이라니… 루시는 페이버를 간호해 주다가 그만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겨났어. 데이비드가 다친 이후로는 사랑도 한 번 하지 않았기 때문에 루시는 사랑에
굶주리고 있었을지도 몰라. 데이비드가 톰과 양치기 일을 한다고 집을 비웠을 때 루시와 페이버는 사랑을
나누게 된단다. 루시는 위험한 행복을 느꼈어.. 아주 오랜만에
찾아온 사랑이랄까. 하지만 페이버가 누구인지 안다면….
….
페이버는 데이비드와
톰의 양치기 일을 도와주러 갔는데, 돌아오는 길에 데이비드는 페이버의 정체를 알아 챘어. 차 안에서 데이비드와 페이버의 결투가 벌어졌고, 데이비드가 죽고
말았단다. 페이버는 데이비드와 자동차를 벼랑에 떨어뜨려버렸단다. 페이버는
루시에게 와서 모른 척 하고 데이비드는 톰의 집에서 자고 온다고 이야기했어. 그리고 그 다음날 페이버는
톰의 집에 가서 톰마저 죽였단다. 이제 섬에는 페이버, 루시, 어린 조… 이렇게 세 명이었어. 페이버가
톰을 죽이고 있는 사이, 벼랑 밑에 자동차와 사람이 있는 것으로 본 루시.. 그곳에 가서 그 사람이 데이비드인 것을 확인하고, 페이버가 데이비드를
죽였다고 생각했어. 벌벌 떨면서 톰에게 도움을 청하러 갔지만, 이미
톰도 죽어 있었지…
….
섬에서 다급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 때 퍼시벌과 프레더릭도 페이버가 폭풍의 섬에 있는 것을 알게 되었어. 그들도 폭풍의
섬으로 향했단다. 소설의 끝은 어떻게 될까. 결국 바늘 페이버는
그 섬을 살아서 빠져 나오지 못했단다. 그래서 그가 가지고 있던 일급 정보는 독일까지 못했고, 독일은 그 가짜 공군 기지가 진짜라고 생각하고 칼레를 완벽 대비하고 노르망디는 수비를 소홀히 했단다. 그 결과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 작전은 대성공을 거두었다는….
….
이렇게 소설이
끝났단다. 당시 독일이 그 공군기지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노르망디에 온 전력을 집중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래도 전쟁은 연합국의 승리로 끝이 났겠지? 미국이 핵폭탄을 독일에도
떨어뜨렸을까? 우연과 우연이 쌓여 역사가 만들어진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다시는 이런 잔인한 역사가 만들어지지 않기를… 그리고 세계를 우울의 역사로 만든 코로나19의 역사도 싫구나.
PS:
책의 첫 문장 : 사십오 년 만에 가장 추운 겨울이었다.
책의 끝 문장
: 데이비드가 할아버지의 무릎에서 뛰어내리며 찻잔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마법의 주문이 풀릴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