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원수 갚는 것은 내가 할 일이니, 내가 갚겠다.
- 로마서 12:19
(13)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
(99)
“이것 봐.” 스테판 아르카지치가
말했다. “자네는 매우 순순한 사람이야. 그건 자네의 미덕이자
결점이기도 하지. 자네는 순수한 성격이라 인생 전체가 순수한 현상으로 이루어지길 바라지만,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어. 자네는 공무(公務) 활동을 경멸해. 자네는
행위와 목적이 언제나 일치하기를 바라니까. 하지만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어. 또 자네는 한 인간의 활동이 언제나 목적을 갖기를, 사랑과 가정생활이
언제나 일치하기를 바라지. 하지만 그런 일은 불가능해. 인생의
변화, 인생의 매력, 인생의 아름다움, 그 모든 것은 빛과 그림자로 이루어져 있기 마련이야.”
(115)
세상에는 모든 행운을 두루 갖춘 경쟁자를 만났을 때 그 즉시 상대방의 장점을 모두 외면하고 단점만을 보려는 사람들이
있다. 반대로 그 행복한 경쟁자에게서 무엇보다 그에게 승리를 안겨 준 장점들을 발견하려 하고 가슴이
저리도록 아픈데도 그에게서 좋은 점만을 찾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레빈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228)
“그만! 그만하세요!” 그녀는 이렇게 소리치며, 그가 탐욕스럽게 쳐다보는 자신의 얼굴에
엄한 표정을 지으려고 헛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고는 한 손으로 차가운 기둥을 잡고 승강구에 올라 재빨리
객차의 연결 통로로 들어갔다. 하지만 그녀는 이 작은 통로에 멈춰 선 채 방금 전 있었던 일을 곰곰이
머릿속에 떠올렸다. 비록 자신의 말도, 그의 말도 전혀 떠오르지
않았지만, 그녀는 그 짧은 순간의 대화로 그들이 무섭도록 가까워졌음을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그녀는 이러한 사실레 놀라면서도 행복을 느꼈다.
(305)
“당신은 정말로 모르십니까? 내게는
당신의 삶의 전부라는 걸. 난 평온이란 걸 모릅니다. 그래서
당신에게 줄 수도 없습니다. 나의 모든 것, 사랑……, 그렇습니다. 난 당신과 나를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습니다. 내게는 당신과 내가 하나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나에게든 당신에게든
평온 따위 있을 것 같지 않군요. 내 눈에는 절망과 불행, 아니면
행복, 그것도 커다란 행복의 가능성만 보일 뿐입니다. 그것이
과연 불가능한 일일까요?” 그는 입술만 움직여 이렇게 덧붙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 말을 들을 수 있었다.
그녀는 마땅히 해야 할 말을 찾기 위해 이성의 힘을 총동원했다. 그러나
그녀는 사랑 가득한 눈길로 그를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