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 여행자
류시화 지음 / 김영사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인도에서 "아 유 해피?"라는 질문을 거의 어디가든 어떤 사람에게든 가장 많이 듣게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일러준 말이 "아즈 함 바후트 쿠스헤" 뜻은 "오늘 난 무척 행복하다" 이다.

 

이 책은 시인으로 잘 알려진 류시화님의 인도에서의 깨달음 여행기다.

 우리는 흔히 물질적 풍요와 편리함을 행복의 척도로 삼는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무척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음에도 행복지수는 갈수록 낮아지고 다툼도 우울증도 갈수록 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물질적 풍요가 행복의 필수 조건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저자인 류시화님도 책 속에서 적고 있듯이 지나치게 인도인들의 삶을 미화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한켠에 남아있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그런 마음은 내려놓고 읽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책 속에서 저자는 수 많은 스승을 만난다.

 수행자에서 어린아이까지.

 마치 인도인 모두가 그의 스승이라도 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불편하고 더럽고 지저분하고 야만적이고 때로는 참혹하게 느껴지는 그들의 삶 속에서 그는 무엇을 본 것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인도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안들었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다.

 오히려 꼭 가보고 싶다는 '혹' 하는 마음이 들었으면 들었지 말이다.

 

저자는 여행이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오면 매번 문명의 충격에 시달린다고 한다.

 그 이유는 한국에서는 눈만뜨면 서로에게 소리를 지르기 때문이라나?

 수행과 명상이 생활화 되어있는 고요한 세상에서 악다구니 가득한 속세로 내려온 셈이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어디로 가든 당신은 '그곳'에 있을 것이다."라는 인도의 한 식당 주인인 라자 고팔란의 말은 깨달음을 일깨웠다.

 "난 내가 간 곳에 늘 있었던가?" 자신있게 그렇다고 말할 수가 없다.

 어떤 일을 할 때도 그것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일이 많았고, 그곳에 있는 것은 '나'가 아니라 내가 뒤집어 쓴 '가면'일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경험, 혹은 좋은 말, 문득 떠오른 생각을 메모하는 저자를 보고 한 인도인은 "굳이 메모해서 기억하지 않아도 체험한 것은 마음에 새겨지기 때문에 잊어버리지 않는다"며 자신의 것만을 책에 적지 않으면 그것은 거짓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허허 참, 안그래도 뭔가 생각이 떠오르면 메모해두는 습관이 있는 난데 이건 뭐 나한테 하는 얘기?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지금은 조금 덜하지만 예전에는 떠올랐던 생각을 다른 사람으로 인해 잊어버리거나 적어놓지 않아 떠올리지 못하게 되면 조바심을 내다 못해 화를 내기도 했었다. 실제로 어릴 땐 그런 이유로 싸운 적도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 문득 깨달은 것이, "내 삶 속에서 내가 떠올린 생각이라면 지금 잊혀지더라도 꼭 다시 떠오를 것이다." 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몇년 전인가였는데 그 때 무슨 계기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지금 남아있는 것을 보면 분명 내 깨달음, 내 경험 즉 내 것이 맞다.

 

저자는 인도인들이 '죽음'을 대하는 마음 자세를 몇가지 이야기를 통해 보여준다.

 그들은 육체보다 영혼과 신을 더 중요시한다.

 그렇기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미련도 없다.

 비슷한 이유로 물욕도 탐욕도 적다.

 저자는 그들의 그런 삶의 방식 속에서 자신의 안에 꼬여있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풀어갈 실마리를 발견한다.

 마치 신이 예비하고 인도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언제나 어디서나 말이다.

 

많이 갖는 것보다 필요한 만큼 갖는 것, 욕망하는 것보다 비우는 것이 그들의 평화와 행복의 비결이었다.

 

워낙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가 많아 공감도하고 돌아서 생각해보며 후다닥 읽어버렸다.

 이런 류의 책이 그러하듯 실은 그러면 안되지, 하나하나 음미하고 새겨가며 읽어야지, 하면서도 이게 나인걸 어쩌랴.

 

타인이 주는 고통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가 타인으로 인해 고통스러워 하는 것은 타인이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타인을 고통스럽게 생각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들이 우리를 괴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들이 우리를 괴롭게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결국 모든 것은 우리들의 마음에 달려있다.

 인도의 수행자, 구루지들은 신은 어디에나 있다고 이야기한다.

 누구의 안에도 어떤 곳에도 늘 신이 함께 하기에 그들은 괴로움도 아픔도 없다는 것이다.

 

이거야 말로 해탈이 아닌가 싶은 경지라 난 우러러 보는 것 밖에 할 수 없지만 최대한 내 마음을 가다듬어 가야겠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있는 '그곳'에 언제나 나로 존재하는 것.

 나의 괴로움을 타인의 탓으로 돌리지 않는 것.

 

하나하나 조금씩 나아짐으로 나아가야겠다.

 

ps. 혹 잠깐 들른 서점에서 이 책을 떠올렸다면 236쪽에서부터 시작되는 '사두 어록'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짧은 이야기 속에 담긴 깊은 깨달음을 음미해 보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통찰의 기술 - 비즈니스의 미래를 여는 힘, 통찰력
신병철 지음 / 지형 / 200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난 욕심이 많다.

 가끔은 욕심이 앞서 주변의 상황 혹은 여건, 변화 등을 전혀 감지하지 못한채 돌진하곤 한다.

 

이것은 하나의 약점이다.

 그리고 때로는 치명적일 수 있는 약점이다.

 

약점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능력의 결핍 혹은 미개척된 능력일 것이다.

 

요즘 은근히 스펙 경쟁을 부추기면서도 한켠에서는 스펙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띄고 있으며 그것이 자기 계발이나 능력의 상승이 아니라 되려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이야기한다.

 스펙이 딸려도 안되고 너무 넘쳐도 안된다고 하는 말인가 보다.

 그럼 어떻게 하라는 것일까??

 

문제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그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지 방법을 찾기 전에 해야만 하는 것이 있다.

 제일 먼저 그것이 정말 '문제'인가 하는 문제다.

 우리는 흔히 약점은 보완하고 강점은 더 강화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말은 틀림없이 옳은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약점을 보완하려다 강점마저 무뎌지는 일도 빈번하다.

 여기가 이럴수도 없고 저럴수도 없는 딜레마의 출발점이다.

 

 

현재, 그러니까 오늘날 사회를 지배하는 키워드는 역시 '트렌드'가 아닐까 한다.

 트렌드를 지배하는 자, 트렌드를 창조하는 자가 시대의 창조자이자 시대의 지배자가 된다.

 

지금까지 트렌드에 등을 돌린채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나 같은 이들에겐 청천벽력같은 현실과의 대면이다.

 트렌드의 벽은 높고 험하기만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손 놓고 포기할 수도 없다. 당연한 이야기다.

 

트렌드란 소비자들의 요구 혹은 욕구의 흐름이다.

 즉, 자신들에게 결핍된 자신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것들에 대한 '니즈'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니즈란 기본적 욕구로 충족되지 않으면 불만이 되는 것이란다)

 

그리고 '니즈' 즉 결핍에 대한 욕구는 우리도 역시 가지고 있다.

 결핍에 대한 욕구와 공감이 공존하고 그것을 충족시킬 수 있는 형태를 갖출 때 그것은 '트렌드'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여기서 중요시 되는 것이 '통찰의 기술' 즉 문제를 인식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롭지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해소책을 발견해내는 능력이다.

 

이 책 속에서는 그러한 통찰의 기술에 대한 정의와 기술, 통찰의 습관을 기르는 방법까지를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하루 일 주 한 달 일년이 매번 다른 현재에 4년 전에 출간된 이 책이 무슨 도움이 될 수 있는가? 라고 물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언제나 중요한 것은 기교보다는 원리다.

 

흐름의 규칙이나 원리를 알면 어떤 갑작스럽고 다양한 상황에서도 응용이 가능하지만 기교만을 알고 있다면 그 기교가 무용지물이 되었을 때 그에게 그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리가 없다.

 통찰은 이미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던 미덕이고 능력이다.

 통찰력 있는 임금은 '성군'이 되었고, 통찰력 있는 장군은 '승리자'가 되었다.

 그것에 대해서는 이미 역사가 충분히 증명하고 있다. 

 

흐름을 쫓기 위해서는 그 흐름이 발생하게 된 원리를 아는 것이 최우선적인 사항이다.

 도마뱀의 꼬리만 쫓다가는 어느 순간 꼬리만 끊고 도망쳐버린 도마뱀을 영영 놓쳐버릴 수 밖에 없다.

 

트렌드를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사람은 시대가 아무리 빨리 변해도 의외로 그렇게 빨리 변할 수 없는 존재다.

 시대가 빠르게 변한다고 내 리듬에도 맞지 않는 템포로 춤을 추기위해 안간힘을 쓸 필요는 없다.

 느릿느릿 걸어도 황소 걸음이라고 한다.

 개미가 아무리 종종걸음쳐도 황소 한걸음은 따라가지 못한다.

 

약점과 강점의 이야기를 했었다.

 이 책의 저자는 약점은 강점을 강화함으로써 극복하라고 한다.

 약점을 보완하려고 하다가 모처럼 가지고 있는 강점마저 잃게되는 실수를 하지 말라고 말이다.

 

통찰이라고 하는 것은 '한 눈에 알아보는 기술' 혹은 '표면 아래 숨어 있는 진실을 살펴보는 일'이라고 한다.

 한 눈에 알아보기 위해서는 두루 살필 수 있는 능력과 깨어있고 열려있는 생각 그리고 몰입이 필요하다.

 

지금은 큰 틀에서 일어나는 대대적인 전환이 요구되는 시대에서 작고 사소한 사항의 개선 생각 혹은 발상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통찰의 힘이 요구되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꼭 기술을 익히기 위해 읽는 것이 아니라도 읽어두면 요즘 말하는 트렌드의 발생이 어떤 원리에서 일어나는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있다.

 이미 많이 뒤쳐졌다고 여기는 분들이나, 어느 정도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읽어두면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트렌드 코리아 2012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미래 시장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지난해 발간된 트렌드 코리아 2011의 키워드는 TWO RABBITS 였다고 한다.

 열개의 알파벳

 열개의 키워드.

 

지난 해의 키워드 TWO RABBITS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라"라는 말이란다. 

 그 이유는 독자들이 적은 투자로 커다란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일거양득'의 해가 되기를 기원하는 의미였단다.

 

올해의 트렌드는 DRAGON BALL.

 역시 열개의 알파벳

 그리고 역시 열개의 키워드다.

 

지난 해와는 달리 올해는 매우 모순된 두 마리의 토끼 혹은 그 이상을 잡아내야 한다고 한다.

 거기다 세계적으로 정권의 교체가 이루어질 수 있는 굵직한 선거가 예정되어 있고 북한의 거취 문제와 국제 사회의 불안으로 인한 위기의식이 고조되어 자칫 혼란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여기서 나오는 것이 DRAGON BALL이다.

 올해는 임진년. 임은 검은 색을 의미하고 진은 용을 의미해 합하여 흑룡의 해란다.

 용이라는 존재가 지니는 상징적 의미가 '임금'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우리 역사에서 보듯 흑룡의 해에 국운의 갈림길이 될지도 모를 중요한 선거가 겹쳐있다는 것은 어딘가 의미심장하다.

 더하여 용은 비바람과 변화를 부른다고하여 세계적, 사회적으로 격변이 일 수 밖에 없는 2012년에 더 없이 딱!인 아이콘이다.

 

책 속에서도 몇번이나 이야기하지만 드래곤 볼. 하면 손오공 일곱개의 구슬 그리고 소원이 떠오른다.

 트렌드를 예측하고 지배하는 자가 소원을 이룬다.

 간단히 말하면 올해는 그런 해가 될 것이란다.

 

그러면서 꺼내놓는 키워드가 다음의 열가지다.

 D Deliver true heart : 진정성을 전하라

 R Rawganic fever : 이제는 로가닉 시대

 A Attention! Please : 주목 경제가 뜬다

 G Give'em personalities : 인격을 만들어 주세요

 O Over the generation : 세대 공감 대한민국

 N Neo-Minorism : 마이너, 세상 밖으로

 B Blank of my life : 스위치를 꺼라

 A All by myself society : 자생 자발 자족

 L Let's 'plan B' : 차선, 최선이 되다

 L Lessen your risk : 위기를 관리하라

 

책 속에서는 각각의 키워드에 대한 경향의 설명과 함께 그 경향들이 시사하는 바를 찬찬히 짚어주고 있다.

 

실상, 현재의 유행조차 따라가지 못해 허덕이기 싫어 너는 너 갈길을 가렴, 나는 내 갈 길을 갈테니. 하고 돌아 앉아있는 내게 아직 닥치지 않은 트렌드를 일러준대도 얼마나 대비할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이 내 솔직한 감상이다.

 

거기에 벼락치기로 몰아넣는다고 한꺼번에 다 들어가주지 않는 용량이라는 한계가 존재하기에 아직 생소하기만 한 용어들을 따라가느라 요즘 젊은이가 아닌 축에 드는 난 숨도 좀 헐떡이게 되고, 땀도 흘려야 했다.

 

언제까지 거기 있을텐가? 라는 물음이 내게 이 책을 집어들게 했다.

 트렌드를 알고서 나의 길을 가는 것과 아무 것도 모르고서 그저 가는 것의 차이를 요즘 들어 느끼고 있다.

 일단은 알고 볼 일이다.

 불확실성의 시대, 위기의식이 세상에 만연한 시대를 읽어내지 못하고서는 살아남기 힘듦을 새삼 느끼고 있기 때문이랄까.

 그런 의미에서 나를 불러준 이 책에 조금은 감사하는 마음을 표해본다.

 

열개의 키워드는 각각 앞으로 현실이 될 확률이 높은 소비와 발전의 트렌드를 짚어가고 있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짚어낼 수 있다는 사실에서 깨달았겠지만 이미 그 흐름은 시작되었다.

 

트렌드라는 것은 독립된 분절로 존재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것은 굳이 표현하자면 대나무의 마디와 닮았다.

 각각의 마디는 분리되어 있지만 하나로 통한다.

 막혀있는 듯 보이는 대나무의 마디에도 멈추지 않는 흐름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지난 해의 경향에서 파생된 형태를 띌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따금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것을 블랙 스완이라고 한단다.

 백조라면 흰 백조 밖에 없는 것으로 알던 시절 느닷없이 발견된 검은 백조는 그야말로 놀람을 넘어 재앙으로 여겨졌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경제에 있어 예측 불가능한 문제는 분명 엄청난 재앙임에 틀림 없다.

 

2012년은 특별히 불안 요소가 많다고 몇번이나 강조하고 있다.

 국내의 선거 뿐 아니라 해외의 60여개국에서 대선과 총선이 치러진다고 한다.

 거기에 북한의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맞아 시작되는 강성대국.

 이러한 복함적인 외부요소가 국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보다 확실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이다.

 

열가지 트렌드를 늘어놓고 있지만, 이런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소통'과 '자아 확립'

 

이미 소통은 부정할 수도 거부할 수도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되었다.

 경제와 사회 학문의 전혀 무관한 것으로 여겨졌던 분야의 통섭.

 나날이 커져가는 개인의 영향력과 그에 따른 책임.

 경제는 발전하지만 행복은 오히려 줄어드는 기현상.

 표현의 수단이 늘어났지만 되려 단절이 심해져가는 극단적 경향들.

 

이 모든 것이 요구하는 것은 '확고히 확립된 자아' 와 '원활한 소통'일 것이다.

 

트렌드를 예측하고 미래를 예상해보는 것도 결국 행복하자고 하는 일일 것이다.

 나를 표현하겠다고 나를 잃어버려서는 '언어도단' 말도 안된다.

 솔직히 나는 모르겠다.

 이 책의 내용들이 전부 와닿지 않는다고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전부 살에 닿듯 느껴진다고 이야기 할 수도 없다.

 

  드래곤 볼을 잡아 소원을 이루라고 하지만, 결국 난 내가 해오던 것을 계속 할 수 밖에 없다.

  지금은 그렇다.

 

처음에 적었듯 모르고 끌려가고 싶지 않아 어떤 예측이 나와있는가 알기나하자 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그래서 어느정도 납득했다.

 친절하지 않아서일까?

 혹은 너무 방대한 주제를 짧은 시간에 다뤘기 때문이었을까?

 좋은 말, 맞는 말이긴 한데 어쩐지 뭔가 허전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예측하고 있는 것들은 대부분 맞아 떨어질 것이라고 본다.

 역시 말했었지만 흐름은 계속 된다.

 그야말로 돌발상황인 '블랙 스완'이 일어나지 않기만 바랄 뿐이다.

 

IMF도 현명하게 잘 넘어왔다.

 무슨 파동이니 무슨 사태니 하는 것들도 모두 넘어왔다.

 책의 마무리 짓는 말처럼 우리 나라는 앞으로도 잘 할 수 있으리라.

 

막힌듯 통하고 부러질듯 휘었다 일어서서 하늘에 닿을 듯 뻗어가는 대나무의 사시사철 푸르름을 닮는 해가 되어야겠다.

 미안해 흑룡. 내게 넌 대나무를 닮았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화끈하게 말하는 사람 속터지게 말하는 사람 - 단 한마디의 말로 적을 쿨하게 제압하는 통쾌 대화법
김옥림 지음 / 팬덤북스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세상을 살면서 다른 사람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가능하다면 얼마나 마음 편할까?

 가끔 이렇게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될 만큼 말을 안할 수는 없고 하다보면 속이 터진다 터져! 아주 팍팍 터지는 사람들이 있다.

 

매일 터진 속이 너덜거릴 지경이 되어도 그들과의 대화는 계속되어야한다.

 그렇다면 이 전쟁같은 대화 국면을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없는 것일까?

 

있단다.

 그들과도 통하는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내가 느끼기에 이 책은 표지를 보고 프롤로그를 이해할 수 있으면 다 읽은 것이나 마찬가지일만큼 쉽게 쓰여져 있다.

 뭐, 쉽게 쓰여진 만큼 깊이있는 대화 요령을 원했던 이들에겐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 것 같은 책이기도 하다.

 

작가의 이력을 보면 학생들을 위한 저작이 많은데 그런 영향이 아닐까 싶다.

 청소년들에게 권하면 좋을 것 같았다.

 

"상대를 이기는 대화가 아니라 통하는 대화", "막말이 아닌 통하는 말"

 

간단하고 명료하게 소통의 단절과 갈등을 유발하는 대화 유형을 이야기하고 그 유형에 맞춰 통하는 대화를 할 수있게 되는 요령을 적어두고 있다.

 

흔히 이야기하는 대화법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적고 있어 식상할 수도 있고, 제시되는 예시의 해석이 비교적 자의적이라 객관성이 떨어지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굳이 태클 걸필요 있어? 라며 좋은게 좋은 것이라는 마인드로 읽어 넘겼다.

 

그 중 가장 재밌게 읽었던 부분은 역시 유머가 첨가된 대화다.

 유머란 긴장을 해소해주고 경직된 분위기를 풀어주며 어색함을 희석시켜주는 이른바 대화의 묘약이 될 수 있는 재료라고 생각한다.

 뭐, 아쉬운 점은 내게 유머감각이 그다지 함유되어 있지 않다는 일종의 결핍감일까?

 

그래도 나름대로 노력은 하고 있다. 다만 그 노력이 가끔 마이너스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유머란 여유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

 유머를 건넬 수 있는 사람, 유머를 유머로 받아 들일 수 있는 사람, 유머를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은 그만큼 마음에 여유가 있다는 이야기다.

 늘 경계하고 싸울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유머는 오히려 선전포고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그럴 땐 웃지도 못하고 울 수도 없고 곤란하기만 하다.

 

자기는 화끈하게 말한다고 믿고 있지만 사실은 막말을 하고 있을 뿐인 경우도 많다.

 정말 '이런이런' 이다.

 

자신과 이야기하는 상대가 늘 화를 내는 것으로 대화가 끝난다면?

 아무리 이야기해도 결국 "너랑은 말이 안통해"라는 결론 밖에 나오지 않는다면?

 호감을 주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면 잠깐만 시간을 투자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혹시 누가 알겠나? 내게 딱! 인 대화법을 발견할지.

 

대화는 서로의 소통이다.

 그리고 대화의 기술은 소통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능력이다.

 

내겐 소통 능력이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배우고 알아야 할 것도 신경쓰고 챙겨야 할 것도 많다.

 

세상과 통하고 싶다.

 그 세상 속 사람과 통하고 싶다.

 

그래서 난 책을 읽고 사람을 만난다.

 즐겁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
오히라 미쓰요 지음, 양윤옥 옮김 / 북하우스 / 200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난 그녀를 헌책방에서 만났다. 

 별로 절망하고 있던 날도 아니었고 슬픔에 절어있던 시간도 아니었고 허무와 공허에 몸부림 치던 때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라는 말은 너무나 깊숙히 내 마음을 파고 들었다.

 

본문의 발췌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다.

 239쪽-240쪽

 

지금이 바로 출발점

 

인생이란 하루하루가 훈련이다

우리 자신을 훈련하는 터전이다

실패도 할 수 있는 훈련장이다

살아 있음이 흥겨운 훈련장이다

지금 이 행복을 기뻐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 행복해지랴

이 기쁨을 발판 삼아 온 힘으로 나아가자

 

나의 미래는

지금 이 순간 이곳에 있다

지금 여기서 노력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 노력하랴

 

교토대선원(京都大仙院) 오제키소엔(尾關宗園)

 

인생과 삶을 잘 표현하고 있는 이야기같아 온 마음으로 공감하고 만다.

 거기에 이 책에 담긴 모든 내용을 포괄하고 있다고 여겨져 발췌했다.

 

최근들어 어쩐지 갑작스럽게 학원폭력이니 청소년 자살문제니하는 문제가 커다란 '이슈'가 되어버렸다.

 일진이 있었고 심지어 전설의 칠공주파까지 실존했던 중학교를 다닌 내겐 "세상에!"란 놀람은 없고 "뭘 이제서야 놀란척 호들갑?"하는 냉소만 흘릴 밖에 다른 수가 없는 실태다.

 

소위 "삥" 한번 안뜯기고 보낼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이 아니었다.

 가장 위험하고 경계해야 하는 대상은 '자동차'가 아닌 '사람'과 '골목'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좀 노는' '언니'들과 언제 봤다고 무척 친근히 어깨동무를 걸쳐오는 '형'들.

그들에의 반항이 아닌 타협은 그 날들엔 '숙명'이었지 '선택'은 아니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만 나지만 말이다.

 

쉬쉬하며 모른척하고 외면하면서 덮어두기를 반복하다보니 이제 더는 숨길 수 없을만큼 곪아터진 상처가 세상에 드러난 것 뿐이다.

 알고 있었다. 그런 현실이 어딘가 계속 존재함을 확실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확실히 알고 있다해도 단지 알고 있는 것에는 아무 의미도 없다는 것도 안다.

 

이상한 이야기 같지만 '괴롭힘'에는 가해자도 피해자도 없는 경우와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는 경우가 있다고 본다.

 아니 아니다. 결국 모든 경우에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쓸데없는 이야기가 길어져버렸다.

 

이 책의 저자인 오히라 미쓰요씨는 그 피해자의 한 사람으로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절망적이고 극단적 선택인 '자살'을 시도했던 이력과 한 때 야쿠자 보스의 부인이라는 뭔가 일관된 다채로움을 느끼게 해주는 이력을 지닌 현직 변호사다.

 

자살과 야쿠자 보스 부인과 변호사. 왠지 전혀 연결될 수 없는 아니 연결되어서는 안될 것 같은 연결이 실존하고 있었다.

 그녀의 절망의 시작과 그 나락에서의 이야기 그리고 나락에 내려진 구원의 손길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 책 속에는 담겨 있다.

 

결국 그녀를 구원한 것은 사람에 대한 불신을 씻어낼 계기가 된 '한 사람'이었다.

 그녀를 믿고 그녀를 응원하는 '한 사람'의 존재가 그녀의 삶 전부를 바꿔버렸다.

 

남의 시선을 의식해 아이의 의사를 외면하고 무시한 부모, 그녀의 비행에도 그녀를 꾸짖지 않던 부모, 자신의 성과와 노력을 인정해주지 않는 사람들.

 그녀의 인간 불신은 자신을 괴롭힌 친구들에게서 시작되었지만 그녀와 가장 가깝던 사람들로 인해 증폭되어갔다.

 

비단 아이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누구에게나 자신을 믿고 자신을 전적으로 응원해주는 존재에 대한 갈망이 있다.

 모두가 이해받기를 원한다.

 자신의 마음을 자신의 괴로움을 알아주기를 바란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이 책이 지금 당장 죽어버리고 싶어하는 사람, 혹은 나쁜 길에 빠져들려 마음먹은 사람들에게 그것을 선택하는 것이 결국 세상에 대한 분노를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자신에게 모든 괴로움이 돌아오는 결과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고 이야기한다.

 

 이 대목에서 난 반문할 수 밖에 없었다.

 지금 당장 죽으려는 사람이 이 책을 읽을까? 아니 세상에대한 분노와 불만을 나쁜 짓을 함으로써 해소하려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겠어?

  사람이 마지막 순간에 의지할 수 있는 존재는 역시 '사람'뿐이라고 믿는다.

 

저자의 바램이 이루어져 극단에 이르기 전에 이 이야기를 만나고 감화되는 이들이 생기면 좋을 것이고, 그렇지 않대도 이 이야기를 읽은 사람이라면 많이도 말고 자신의 주변에 있는 이들에게라도 '믿음'을 전해주었으면 싶다.

 

 세상의 시선과 타인의 눈길을 의식해 가까운 사람을 상처주는 일은 제발 그만 두어주길.

 자신의 괴로움을 타인을 괴롭힘으로써 해소하려하는 것도 부디 다시 생각해주길.

 무엇보다 혹 내게 인연이 닿은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일이 생기길.

 

너무 감상적이 되어버린 탓에 제대로 된 이야기를 적지 못해 안타까움만 남는 밤.

 

지금이 바로 출발점.

 살아있음이 가장 흥겹고 기쁘다.

 

나의 미래는 이 순간 여기에. 

 내 삶도 여기에.

 

타인으로 인해 꺽이거나, 타인의 인생을 꺽지도 않으리라.

 먼저 나를 믿으리.

 그리고 내게 손내미는 이의 그 마음을 믿으리.

 

아직 최선을 다하지 못했어.

 그러니까 나는 살아가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