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12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미래 시장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지난해 발간된 트렌드 코리아 2011의 키워드는 TWO RABBITS 였다고 한다.

 열개의 알파벳

 열개의 키워드.

 

지난 해의 키워드 TWO RABBITS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라"라는 말이란다. 

 그 이유는 독자들이 적은 투자로 커다란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일거양득'의 해가 되기를 기원하는 의미였단다.

 

올해의 트렌드는 DRAGON BALL.

 역시 열개의 알파벳

 그리고 역시 열개의 키워드다.

 

지난 해와는 달리 올해는 매우 모순된 두 마리의 토끼 혹은 그 이상을 잡아내야 한다고 한다.

 거기다 세계적으로 정권의 교체가 이루어질 수 있는 굵직한 선거가 예정되어 있고 북한의 거취 문제와 국제 사회의 불안으로 인한 위기의식이 고조되어 자칫 혼란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여기서 나오는 것이 DRAGON BALL이다.

 올해는 임진년. 임은 검은 색을 의미하고 진은 용을 의미해 합하여 흑룡의 해란다.

 용이라는 존재가 지니는 상징적 의미가 '임금'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우리 역사에서 보듯 흑룡의 해에 국운의 갈림길이 될지도 모를 중요한 선거가 겹쳐있다는 것은 어딘가 의미심장하다.

 더하여 용은 비바람과 변화를 부른다고하여 세계적, 사회적으로 격변이 일 수 밖에 없는 2012년에 더 없이 딱!인 아이콘이다.

 

책 속에서도 몇번이나 이야기하지만 드래곤 볼. 하면 손오공 일곱개의 구슬 그리고 소원이 떠오른다.

 트렌드를 예측하고 지배하는 자가 소원을 이룬다.

 간단히 말하면 올해는 그런 해가 될 것이란다.

 

그러면서 꺼내놓는 키워드가 다음의 열가지다.

 D Deliver true heart : 진정성을 전하라

 R Rawganic fever : 이제는 로가닉 시대

 A Attention! Please : 주목 경제가 뜬다

 G Give'em personalities : 인격을 만들어 주세요

 O Over the generation : 세대 공감 대한민국

 N Neo-Minorism : 마이너, 세상 밖으로

 B Blank of my life : 스위치를 꺼라

 A All by myself society : 자생 자발 자족

 L Let's 'plan B' : 차선, 최선이 되다

 L Lessen your risk : 위기를 관리하라

 

책 속에서는 각각의 키워드에 대한 경향의 설명과 함께 그 경향들이 시사하는 바를 찬찬히 짚어주고 있다.

 

실상, 현재의 유행조차 따라가지 못해 허덕이기 싫어 너는 너 갈길을 가렴, 나는 내 갈 길을 갈테니. 하고 돌아 앉아있는 내게 아직 닥치지 않은 트렌드를 일러준대도 얼마나 대비할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이 내 솔직한 감상이다.

 

거기에 벼락치기로 몰아넣는다고 한꺼번에 다 들어가주지 않는 용량이라는 한계가 존재하기에 아직 생소하기만 한 용어들을 따라가느라 요즘 젊은이가 아닌 축에 드는 난 숨도 좀 헐떡이게 되고, 땀도 흘려야 했다.

 

언제까지 거기 있을텐가? 라는 물음이 내게 이 책을 집어들게 했다.

 트렌드를 알고서 나의 길을 가는 것과 아무 것도 모르고서 그저 가는 것의 차이를 요즘 들어 느끼고 있다.

 일단은 알고 볼 일이다.

 불확실성의 시대, 위기의식이 세상에 만연한 시대를 읽어내지 못하고서는 살아남기 힘듦을 새삼 느끼고 있기 때문이랄까.

 그런 의미에서 나를 불러준 이 책에 조금은 감사하는 마음을 표해본다.

 

열개의 키워드는 각각 앞으로 현실이 될 확률이 높은 소비와 발전의 트렌드를 짚어가고 있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짚어낼 수 있다는 사실에서 깨달았겠지만 이미 그 흐름은 시작되었다.

 

트렌드라는 것은 독립된 분절로 존재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것은 굳이 표현하자면 대나무의 마디와 닮았다.

 각각의 마디는 분리되어 있지만 하나로 통한다.

 막혀있는 듯 보이는 대나무의 마디에도 멈추지 않는 흐름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지난 해의 경향에서 파생된 형태를 띌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따금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것을 블랙 스완이라고 한단다.

 백조라면 흰 백조 밖에 없는 것으로 알던 시절 느닷없이 발견된 검은 백조는 그야말로 놀람을 넘어 재앙으로 여겨졌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경제에 있어 예측 불가능한 문제는 분명 엄청난 재앙임에 틀림 없다.

 

2012년은 특별히 불안 요소가 많다고 몇번이나 강조하고 있다.

 국내의 선거 뿐 아니라 해외의 60여개국에서 대선과 총선이 치러진다고 한다.

 거기에 북한의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맞아 시작되는 강성대국.

 이러한 복함적인 외부요소가 국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보다 확실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이다.

 

열가지 트렌드를 늘어놓고 있지만, 이런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소통'과 '자아 확립'

 

이미 소통은 부정할 수도 거부할 수도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되었다.

 경제와 사회 학문의 전혀 무관한 것으로 여겨졌던 분야의 통섭.

 나날이 커져가는 개인의 영향력과 그에 따른 책임.

 경제는 발전하지만 행복은 오히려 줄어드는 기현상.

 표현의 수단이 늘어났지만 되려 단절이 심해져가는 극단적 경향들.

 

이 모든 것이 요구하는 것은 '확고히 확립된 자아' 와 '원활한 소통'일 것이다.

 

트렌드를 예측하고 미래를 예상해보는 것도 결국 행복하자고 하는 일일 것이다.

 나를 표현하겠다고 나를 잃어버려서는 '언어도단' 말도 안된다.

 솔직히 나는 모르겠다.

 이 책의 내용들이 전부 와닿지 않는다고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전부 살에 닿듯 느껴진다고 이야기 할 수도 없다.

 

  드래곤 볼을 잡아 소원을 이루라고 하지만, 결국 난 내가 해오던 것을 계속 할 수 밖에 없다.

  지금은 그렇다.

 

처음에 적었듯 모르고 끌려가고 싶지 않아 어떤 예측이 나와있는가 알기나하자 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그래서 어느정도 납득했다.

 친절하지 않아서일까?

 혹은 너무 방대한 주제를 짧은 시간에 다뤘기 때문이었을까?

 좋은 말, 맞는 말이긴 한데 어쩐지 뭔가 허전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예측하고 있는 것들은 대부분 맞아 떨어질 것이라고 본다.

 역시 말했었지만 흐름은 계속 된다.

 그야말로 돌발상황인 '블랙 스완'이 일어나지 않기만 바랄 뿐이다.

 

IMF도 현명하게 잘 넘어왔다.

 무슨 파동이니 무슨 사태니 하는 것들도 모두 넘어왔다.

 책의 마무리 짓는 말처럼 우리 나라는 앞으로도 잘 할 수 있으리라.

 

막힌듯 통하고 부러질듯 휘었다 일어서서 하늘에 닿을 듯 뻗어가는 대나무의 사시사철 푸르름을 닮는 해가 되어야겠다.

 미안해 흑룡. 내게 넌 대나무를 닮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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