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 크리스토퍼 히친스의 유작 1
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마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한 줄 감상 : 지금까지 나라와 세계에, 속고 기만당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

 

 

논쟁(論爭) : [명사]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각각 자기의 주장을 말이나 글로 논하여 다툼.  

제목부터 '물의를 일으키고자 하는 의도'가 물씬 풍기는 책이다. 그리고 내용은 그 '불순한 의도'를 가득 담고 있다.

 기대. 혹은 그 이상이다.

 

 어쩌면 대다수의 국민들을 평가절하하는 발언이 될 지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논쟁"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정치 공방', '진실 캐기', '거짓말 밝히기'와 같은 허접하기 짝이 없는 촌스런 '난장판'을 떠올린다.

 그 결과는 다들 익숙히 느끼는 것처럼 '무관심' 혹은 '싸잡기'라는 현상으로 돌아온다. 논리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고함과 폭력이 오가는 세계가 우리 나라의 중심이었다는 건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약 우리 나라에 이 책의 저자인 '크리스토퍼 히친스'와 같은 사람이 있었다면 "얼마나 재밌는 책을 내줬을까?"하는 생각에 읽으면서 내내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지금이라도 당장 "뚝딱!!"하고 튀어나와줬으면 좋겠다. 어디 없나?

 

외국이라고 해서 정치를 움직이는 패러다임이 특별히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세계는 보편화 추세에 있다고 하는데, 그 보편화가 항상 하향 평준화를 지향한다는 게 아이러니라나?

 

이 책은 다방면을 넘어 거의 전 영역의 '논란' 혹은 '논쟁' 거리를 들고서는 세계를 경유한다. 문학의 세계에서 논픽션, 미국에서 중동에 이르는 세계를 두루 돌며 곳곳에 산적해 있는 '논쟁'의 가스에 서슴없이 불을 댕기는 것이다.

 

 이 책에 대해 많은 말을 쏟아내면 낼 수록 이 책의 가치를 편중되게 만들어 버릴것 같다. 논쟁을 하기는 좋아하지만 논쟁 거리가 되고 싶지는 않은 게 내 심리기 때문이기도 하다.

 

 저자 크리스토퍼 히친스는 책 속에 이 '논쟁'이라는 책을 쓰게 된 이유로 밖에 보이지 않는 글을 숨겨뒀다. 바로 다음과 같은 부분이다.

 

244쪽 4~ : 여기서 책을 덮으면 안 된다. 나는 지금 여러분 대신 힘든 생각을 해주고 있다.

 

이 구절은 '섹스'라는 주제의 뒤틀린 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인데, 사실 상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논쟁거리들은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도 '금기'나 다름 없는 '성'에 대한 담론이 지닌 힘과 동등하거나 뛰어넘는다. 아마 20년 전만 됐어도 이 책은 출간되기 힘들었을 것이다.

  출간이 불가능 했을 것이란 이야기는 국내, '한국'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민감한 이야기들을 맘껏, 망설임 없이 다루고 있는 책이란 이야기다.

 

 그가 한 말처럼, 우리는 우리들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피하려고 하는 주제들에 대해 '대신 힘든 생각'을 해준 것에 감사해야 한다.

 

 우리는 '논쟁'하는 것에 있어 무엇을 두려워 해야 하는 것일까?

지도자의 미움을 사는 일? 극우 혹은 극좌 세력의 위협에 시달리는 일? 평지풍파를 일으킨다는 여론의 비난을 사는 일? 오랫동안 무마되어 왔던 것을 굳이 들춰 혼란을 조장한다는 우려 속에 사는 일?

 

 정말 두려워 해야 하는 것은 진실일'지도' 모르는 일에 눈을 돌리고, 거짓'임이' 분명한 사실을 지지하는 자기기만의 독이 아닐까?

 

 이 책은 한 번에 읽기 쉽지 않고, 내용 가운데 '우리와 무관'한 이야기도 많지만, 어떤 진리가 말하는 것처럼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있던가?" 하는 생각을 해보면 이 책에서 다루는 '논쟁'거리들이 우리나라의 어딘가에서 등장 인물의 이름과 배경만을 바꾼 채 재연되고 있을지 모를 일이잖은가?

 

 <불편한 진실>보다 불편하지만, <런닝맨> 만큼이나 흥미진진한 '논쟁'의 재미에 빠져보길 바란다.

 

덧붙임 : 10계명에 대한 글은 꼭 읽어보길 바란다. 재밌다. 쿠쿠쿡.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종이달 2022-05-14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