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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는 길이 꽃길이다 - 누가 뭐라고 해도
손미나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6월
평점 :
#내가가는길이꽃길이다 #손미나 #한빛비즈
1.
이 책의 첫인상은, 전 아나운서 손미나라는 유명한 사람이 책을 냈구나 하는 느낌 정도가 다였던 것 같다. 다 읽고 난 지금은, 유명인으로서의 손미나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그녀의 팬이 되었다.
“이번 책은 저 자신에게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오랜 경험들을 글로 써 내려 가면서 제가 추구하는 삶의 지향점 또한 좀 더 명확해졌거든요. 인생은 유한한 여정이기에 현재를 만끽해야 한다는 것, 성공, 명예, 돈보다는 내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집중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이 아닌 오롯이 자신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294
2.
‘미나’와 ‘S’라는 두 캐릭터의 이야기가 교차 편집되어 있는 구성이다.
-'미나'의 이야기는 활자 그대로 손미나 자신의 이야기이다. 아나운서 면접 당시 비하인드, 아나운서로 일하며 만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며 웃었고, 일을 사랑해 10년 간 재직한 KBS를 떠나게 된 그녀의 신념에 박수를 보냈다. 애틋했던 아버지와의 일화들에 마음이 따뜻해졌고,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감정의 서술에는 깊이 공감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은 결코 사라지지는 것이 아니라, 평생 가슴에 안고 가야 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다만 선택해야 한다. 떠나 사람과의 소중한 시간들을 기억하며 이별의 아픔이 내 인생의 밑거름이 되도록 할 것인지, 아니면 주변 환경과 사람들을 원망하고 지난 일을 후회만 하며 살 것인지를 말이다.” 231
-‘S’라는 캐릭터는 낯선 세계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읽는 내내 S의 정체가 무척 궁금했다. 어떤 사람이라는 설명 외에, 'S'가 손미나가 창조한 허구의 인물인지, 실존하는 지인인지에 부연 설명은 따로 없었는데, 나는 성장하는 여행자인 S가 손미나 자신의 또다른 자아인 것 같다고 결론 내렸다.
“살다 보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뜻하지 않은 순간에 불행이 닥치기도 하고, 원치 않는 선택을 해야만 할 때도 있다. 그러나 좋지 않아 보이던 선택도 시간이 흘러 돌아보면 오히려 손꼽힐만한 좋은 선택이 되기도 한다
인생은 수많은 고비를 넘고 또 넘는 과정이다. 그 중간에 아름다운 풍경도 만나고, 때로는 쉬기도 하고, 또 때로는 길을 잃기도 한다. 한 번도 고꾸라지지 않고 평탄하게 걸어가는 인생길은 없다. 고로 삶이란 어떻게 하면 넘어지지 않을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뜻하지 않게 넘어지는 순간이 왔을 때 어떻게 다시 일어서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인생이란 연극에는 본질적으로 고난과 비극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순간 삶의 무게는 더 가벼워지고 아마도 선택의 갈림길에서 갈등하고 있는 당신에게도 희망의 빛 한줄기가 보일 것이다.“ 192-193
3.
저자 손미나는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전 KBS아나운서, 베스트셀러 여행작가, 스타트업 CEO,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웹언론 허프포스트의 편집인, 알랭 드 보통이 만든 인생학교의 교장. 회사를 세운 후로는 주말도 없이 15분 간격으로 미팅을 하고 연 200건이 넘는 인터뷰와 300건에 달하는 강의를 하고, 글로벌 뉴미디어까지 3년을 이끌어 온 그녀. 어느 날, 몸에서 보내는 위험신호를 감지했고 지금보다 좀 더 나아지기 위해 잠시 인생의 쉼표를 찍기로 했다. 그동안 맡아왔던 인생학교는 창립자로서 앞으로의 길을 응원하는 선에서만 참여하고, 글과 강연에 집중하기로 결정했으며 여행도 다녀왔다고 한다.
인생은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의 것이며 현재의 순간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는 그 흔한 말이 흔하지 않게 느껴지는 건 바로, 저자 손미나가 가진 저력이다. 그리고 그녀는 말한다.
“어마어마한 무언가를 이루지 않았다 해도 기죽지 마세요. 당신은 이미 존재 자체로 위대합니다. 당신은 충분히 멋진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