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 더 나은 오늘은 어떻게 가능한가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전병근 옮김 / 김영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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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은 인공지능과 생명기술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래가 자기 옆을 지나가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p.40

 

과거의 신 - 현재의 인간 - 미래의 알고리즘.
이 권위 이동의 필연성은, 현대에 사는 우리라면 알고리즘의 매커니즘을 세세하게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체감하고는 있다. 현재의 생명과학과 AI기술은 인간이 이 새로운 삶의 방식을 수용하기까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을 수도 있고, 아직까지는 AI가 극복해야 할 장애가 많다는 약점으로 어쩌면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유발 하라리는 AI 외에는 대안이 없음을 상기시키고 지금의 우리가 앞으로의 삶에 대비해야 함을 역설한다 .

유발하라리가 <사피엔스>,<호모데우스>의 전작들에서 인류의 과거를 들여다봄으로써 인류의 장기적 미래 전망을 논했다면 <21세기를 위한 21세기 제언>에서는 당면한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위기에 집중한다.
자유주의가 경제성장을 가져왔지만 경제성장 자체가 파괴적 기술의 발명에 입각해 있기 때문에 환경파괴라는 필연적 결과를 가져왔으며 생태계파괴로 인해 인류의 미래가 불투명 해졌다. 자유주의 이외에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하지만 현 인류의 상태는 자유주의에 대한 믿음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것을 수용하는데도 이르지 못했다고 통찰하고 있다.
다가올 삶의 형태는 개인의 자유라는 생각의 기반을 위태롭게 될 것이고, 그 때 가면 현재 우리가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인간의 자유의지는 신화로 드러날 수도 있다. 인간의 생존과 정신적 안녕을 위한 해답을 찾기 전에 우리에게 다가올 위험을 기다리고 있지 말고 늦기 전에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빠른 기술발전에 대처하기 위해 빠른 시간 내에 새로운 사회적, 경제적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불과 지난 수 세기 동안 권위의 원천은 천상의 신에게서 피와 살을 가진 인간으로 이동했다. 조만간 권위는 다시 이동할지 모른다. 이번에는 인간에게서 알고리즘으로 말이다. 과거 신적 권위를 종교적 신화로 정당화한 것처럼 인간의 권위를 정당화한 것은 자유주의 이야기였다. 따라서 다가오는 기술적 혁명은 빅 데이터 알고리즘의 권위를 정당화하는 과정에서 바로 개인의 자유라는 생각의 기반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p.97

 

 앞으로 닥칠 겪어보지 못한 유의 더 큰 부조리 함에 대해 생생히 그 가능성을 들여다보는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을 읽다 보면 현재의 내 앞에 닥친 고민거리나 삶의 부조리함에 대한 고민이 아주 사소하게 느껴진다. 근시안적 시각으로 삶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이다. 
 
 저자는 기술적 도전, 정치적 도전, 절망과 희망, 진실, 회복력이라는 5가지 큰 카테고리로 문제점을 인식하는 단계로부터 시작해 대안을 제시하고 어떤 것도 완벽하지 않음을 인지시키며 우리에게 다양한 토론거리를 던진다. 현재 우리 삶과 앞으로 닥칠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인 면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어, 인류의 미래를 낙관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두렵고 불편한 책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단순히 두려움만을 조장하고자 함이 아니라 가능성에 대비하고자 함이기에 지금 현재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들임이 분명하다. 디지털 독재, 정보의 중앙집권화가 가시화 되고 있고, 자유주의가 허구로 밝혀 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현재, 유발 하라리가 제시하는 21세기에 대한 제언에 대해 가볍게 넘길 수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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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와 프로파일러 - FBI 프로파일링 기법의 설계자 앤 버지스의 인간 심연에 대한 보고서
앤 울버트 버지스.스티븐 매슈 콘스턴틴 지음, 김승진 옮김 / 북하우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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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드라마 <더 글로리>의 인기를 보듯 피해자와 가해자의 이야기는 흥미로운 소재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가 피해자의 이야기를 오락으로 소비하고 있을 때에도 현실에서는 크고 작은 범죄의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범죄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가해자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감정 소모를 사명감으로 여기고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 프로파일러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표창원, 박지선, 권일용 등의 프로파일러가 TV에 등장하면서 프로파일링 기법이 현재는 대중들에게 익숙한 개념이 되었다. 이 책은 FBI 프로파일링 기법의 설계자인 앤 울버트 버지스가 쓴 것으로, 사례를 통해 프로파일링 기법의 시작점과 대중의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위험성, 목적에 대한 생각을 담고 있다. 문체는 에세이를 읽듯 편하고 쉽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연쇄살인과 같은 범죄에 대한 초기 수사기관들의 기본인식은 합리적 이해의 범위를 벗어난 범죄나 특이한 유형의 범죄들을 그저 순전히 정신 나간 행동으로 치부하던 것이었다. 그랬던 시기 FBI가 한 아이디어의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부터 공식적인 범죄자 심리연구 프로젝트로 전환하여 수사기법에 변화가 시작되었다. 복역 중인 살인범을 찾아가 범행의 동기를 듣고 그것을 통해 흉악범죄자들의 행동을 통찰하여 살인범의 생각을 예측해보고자 하는 FBI소속 더글러스와 레슬러의 아이디어였다. 저자는 그들이 조사한 내용에서 의미를 도출하기 위한 접근법과 자료수집 방식의 체계화를 위해 FBI에 합류하게 되었다. FBI에서 범죄자 프로파일링 기법의 방법론을 개발하는 일을 하게 된 것이다.


 저자의 합류는 정신의학 전문가로서 이미 성범죄와 성범죄 트라우마의 피해자를 오랫동안 연구한 경험을 인정받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어디 무너지나 안 무너지나 보자” 식의 테스트를 감내해야함은 물론이고, 행동과학부의 유일한 여성으로 남성 지배적인 FBI 아카데미 전체에서 극소수인 여상 중 하나라는 사실과 씨름해야 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이 일이 사회에 얼마나 근본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었던 그녀는,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범죄자의 심리를 파악하는 데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으로 시스템 수준에서 변화를 만들어보고자 연구에 매진했고 주효했다.


 저자의 공개된 연구도 있었지만, 더 많은 연구가 정부기관의 사무실에 묻혀있었는데 저자가 연구의 목적을 많은 대중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었다. <양들의 침묵>이나 <텍사스 전기톱 학살>등의 영화들이 실화를 모티브로 오락적 요소로 적합한 악당의 전형을 만들어냈는데, 이러한 매체에서 과도하게 단순화된 범죄자들의 모습으로 인해 대중들이 쉽게 범죄자에게 감정이입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연쇄살인범들이 범죄로 유명해져가고 살인마들이 끔찍한 학살에서 분리되어 문화적 아이콘의 지위가 되어가고 있다는 위험성, 그 위기의식이 저자를 움직였다.

연쇄살인범들의 마음을 깊고 오래 들여다보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연쇄살인범들 또한 저자가 연구하고 출판한 책을 읽으며 저자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다. 그들 중 몇몇은 저자의 아이들 이름을 알았고 매년 크리스마스카드를 보내오기도 했다고 하는데, 이런 공포스러운 자신의 상황도 그저 건조한 문체로 담백하게 쏟아 놓던 그녀가 이 일을 하는 목적만큼은 강한 어조로 분명히 밝힌다.


“연쇄살인범을 연구한 수십 년 동안 내게 이것은 고양이와 쥐 게임 같은 게 아니었고 이들이 엔터테인먼트로서 흥미롭다고 생각해서 한 일도 아니었다. 그들의 고통에 공감했기 때문이거나 그들을 갱생하려는 목적이 있어서도 아니었다. 내게 이 일의 목적은 언제나 피해자였다. ... 중요한 사람은 피해자다. 이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인 만큼이나 피해자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389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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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 미중 패권전쟁과 세계경제 시나리오 - 러시아 전쟁으로 도래할 뜻밖의 미래와 한국의 생존 전략
최윤식 지음 / 김영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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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글로벌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전략 분석을 기반으로 확률적으로 도출한 미래 경제 시나리오를 담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무력 침공한지 1년이 넘었다. 러시아는 2008년 조지아 무력 병합, 2014년도 크림반도 합병 등 이전부터 꾸준히 주변국을 무력으로 침공하고 영토를 확장해왔던 전력이 있기에,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도 그러한 전략의 연장선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저자는 러시아의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은 특히,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패권전쟁에 참전을 선언한 것으로 분석한다. 당분간 러시아는 중국과 손을 잡고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면서 겉으로는 중국패권 전쟁을 지지하는 조력자 인체 하겠지만, 권력의 속성은 나눌 수 없는 것이기에 러시아는 궁극적으로 절대패권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 글로벌 패권 전쟁은 미국과 중국의 양자 게임을 넘어 미국, 중국, 러시아가 벌이는 삼자 게임의 구도로 봐야 하고, 저자는 이에 따른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정치, 사회, 역사, 과학, 경제 등 모든 분야를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복합적이고 유기적인 세계는 미래 기술과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유무형의 전쟁이 진행 중이다. 러시아의 블러드 오일 공격으로 각국은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강화하면서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 실제로 현재 진행형인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기후변화 대응이 명분이지만 중국을 배제하고 자국 경제를 우선시한 경제 법안이다. 중국에 투자한 공장도 철회하고 미국에 공장을 지어 미국내에서만 생산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겠다는 내용이 주로 담겨 있다. 이렇게 중요한 대변혁의 시기에 각국의 속내를 알고 있어야 강국들 사이에서 우리는 우리의 이익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시진핑이 영구집권을 하기 위해서는 대만 침공이 필연적이고 미국 역시 대만이 필요하다. 제1기축통화를 유지하기 위한 미국과 제1기축통화국 지위를 쟁취하여 시뇨리지 효과를 노리는 중국의 경제 전쟁 시나리오가 다양한 자료를 통해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저자는 미국, 중국, 러시아 3국이 제로섬 게임을 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한다. 모든 경쟁과 전쟁은 ‘진화게임’ 방식을 따라 움직이며 주변상황 속에서 경쟁과 협력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좀 더 합리적이고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는 인간의 속성상 각국이 현실적 선택을 통해 적절한 균형점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미국이 결국 러시아보다 얻을 게 많은 중국을 선택할 것으로 본다. 미국과 중국의 새로운 밀월시대인 ‘차이메리카 어겐 시대’를 예측하는 것으로 저자는 책을 마무리하는데, 다양한 관점에서 제시하는 근거들로 저자의 의견은 타당해 보인다.



다만 “러시아 전쟁으로 도래할 뜻밖의 미래와 한국의 생존전략”이라는 부제는 사족인 듯하다. 이 책에는 한국의 생존 ‘전략’이라고 할 만한 점은 직접적으로 언급되어 있지 않다. 이 책에 아예 대한민국 얘기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제목의 영향으로 현재 대한민국이 취해야 할 국제사회에서의 스탠스와 구체적이고 직관적인 전략을 기대한 나는 이 부분이 좀 아쉬웠다. (아마도 제목에 한국의 생존 전략이라는 말이 없었다면 기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적인 상황을 원인분석에서 배제하려다 보니 그랬을 것으로 추측된다.


 

요즘 우리나라 뉴스에서는 온통 압수수색, 구속영장 얘기만 가득하고 국제 정세에 대한 뉴스가 사라졌는데, 사실 우리나라 경제는 지금 굉장한 위기다. 현정부는 대한민국이 위기인 것을 모르는 지, 위기인 것을 알고도 대응할 능력이 없는 건지, 국제사회에서 아무런 대책 없이 휘둘리고 외교를 통해 우리의 이익을 추구하지 못할 뿐더러 오히려 우리의 손해가 자명해 보이는 길로 앞장서는 모양새다.

 

눈떠보니 선진국이 되어 있던 우리나라였는데, 현정부가 들어서자마자 뜬금없이 NATO에 가서 탈중국을 선언해 버린 후로 대중국 무역이후로 한 번도 적자인 적이 없었던 우리나라의 대중국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섰고 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적자가 가속화 되고 있다. 코로나 이후 현재 많은 나라들이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데, 코로나 시기에도 전세계 성장률 1위였던 대한민국의 경제는 홀로 마이너스 성장 중이다. 정치와 외교의 부재다. 미국이 우리나라를 앞세워 탈중국 선언을 하게 만들고, 정작 자신들은 뒤로 중국과 경제협력을 도모하고 있는데 현재 진행형인 이 상황을 보면, 차이메리카 어겐 시대를 예견하는 저자의 주장이 더 타당해 보인다. 컨트롤 타워가 부재하다고 봐도 무방한 2023년 대한민국의 현재, 우리가 가야할 방향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 제시할 전문가가 필요하다. 훌륭한 미래학자인 저자의 다음 책으로 한국 생존전략에 대한 논리적인 시나리오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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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생각의 기술 UP - 창의력을 깨우고 일상을 바꾸는 7가지 수학적 사고법
박종하 지음 / 김영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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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생각의기술 #박종하 #김영사 


1.  메타인지로 나를 이해하기


저자가 제시한 이 책의 두 가지 목적은 수학을 재밌게 경험하며 즐기게 하는 것, 또 그 과정을 통해 수학적 사고를 키우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겪는 일상속에서의 문제를 잘 다룰수 있게 되는데 수학이 아닌 ‘수학적 개념’, ‘수학적 사고’가 꼭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책에는 수학적 사고 방법이 일곱가지로 분류되어 제시되어있다. 


-비판적 사고, 개념적 사고, 연결적 사고, 전환적 사고,

패턴적 사고, 차원적 사고, 모순적 사고- 



모두가 우리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수학적 사고의 방법들인 것인데 그중에서도 특히 ‘차원적 사고’ 에 언급된 메타인지에 가장 공감이 되었다. 메타인지는 (요즘은 너무 흔한 개념이 되어버리기도 했지만,) 한단계 위에서 나를 조망하는 것인데, 한 마디로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것이다.


🔖“남들에게 비난받고 욕을 먹는데도 정작 자신만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지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가끔 접하게 되는 누군가의불만에 ‘난 아주 잘하고 있고 아무 잘못이 없는데 왜 날 비난하지?’ 라고 생각합니다. 또는 자신이 아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변화와 다른 시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합니다. 자기 자신을 한 단계 위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입니다.“ 363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그리고 인기있는 일을 찾아서 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메타인지 능력이 낮은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하는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합니다.” 365


이 메타인지는 자기주도학습으로 연결되어 학생은 공부를 더 잘하게 되기도 한다. 나아가서 한 인간은 메타인지를 통해 자기를 조망하며 자기를 객관화 할 수 있고 스스로에 대한 자신의 이해를 높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 “생각도 기술적으로 배우고 익혀야 한다”

책에는 수학적 사고를 돕는 레크리에이션형 문제들이 가득한데, 저자는 이 문제들을 풀기 위해 필요한 지식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고 말하며, 단지 생각의 기술을 익히면 되는 것이라고 독려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문제들 중에는 어려운 것도 있고 복잡해서 설명을 봐도 이해안가는 것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문제들은 간단한 이야기 형식으로 무척 재미있다. 


🔖“수학이라고 하면 복잡한 계산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는 어려운 방정식을 수학적인 개념으로 풀어내는 것이라고 주로 생각하죠. 하지만 그것은 ‘좁은 의미의 수학’입니다. 일반적인 문제를 추상화하여 수학적으로 표현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여 자신의 문제에 구체적으로 적용하는 일련의 과정이 ‘넓은 의미의 수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61

실제로 책에 수록된 문제들에 대해 생각해보고 풀이해 보면서 맞췄을 땐 희열이 느껴지고, 틀렸을때 내 고정관념과 판단착오를 확인할 수 있어 유익했다. 그 과정자체가 수포자인 나에게도 하나의 놀이처럼 즐거웠다. 문제들을 따라가다 보면 수학이라는 어마어마한 아우라에 가려진 진짜 수학의 본 모습을 조금씩 발견하며 기뻐하는 나를 보게 될 것이다. 


🔖“포기한 일, 어려운 장벽에 부딪힌 일, 하고 싶은데 차마 엄두가 안 나는 일, 모두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마인드로 도전해보세요. 우리의 인생 자체가 바로 패러독스입니다.” 462


#야_너두_할수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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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 아인슈타인 되기 프로젝트 - 이종필의 아주 특별한 상대성이론 강의, 최신 개정판
이종필 지음 / 김영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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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아인슈타인되기프로젝트 #이종필 #김영사



우주를 다룬 다큐나 책을 보면, 그 광활함에 경이로움을 느끼는 동시에 드넓은 우주의 먼지 한톨 만큼도 안 되는 나의 걱정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작아지는 느낌이 든다. 한번쯤 다들 경험해 봤을 것이다. 그렇게 거대한 우주의 기원과 원리를 밝히려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또한 경이롭다. 우주의 비밀을 밝히는 것은 우리의 기원, 나의 기원을 알고자 함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우주를 이해하는 가장 표준적이고 기초적인 방법이 바로 아인슈타인의 중력장 방정식을 푸는 것이라고 한다. 그것에 도전한 일반인들의 이야기가 있다. 바로 <샐러리맨, 아인슈타인 되기 프로젝트>의 주인공들이다.



이 책은 2009년 1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 일반인들의 아인슈타인 중력장 방정식 풀기 프로젝트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샐러리맨 P등의 주인공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모두 수학이나 물리학 비전공자라는 점과 학문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는 점이다. 미적분을 알면 세상이 달라보인다는 선생님의 말 한마디에 눈이 반짝거리던 그들은 저자인 이종필에게 강의를 부탁하고 수학아카데미 개설을 추진한다. 그들의 열정에 저자는 한달에 한번 1년짜리 강의를 계획하고 진행하는데, 이 과정이 소설 같고, 드라마 같다. 이 책에는 ‘예비 아인슈타인들’을 대상으로 1년간 진행한 강의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고등학교 수학, 대학교 수학, 고전물리학, 일반상대성 이론, 아인슈타인 방정식까지 그들이 매회 무슨 수업을 했는지 핵심내용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현대적 중력이론인 일반상대성이론은 아인슈타인의 아이디어다. 질량이 있을 때 그 주변의 시공간이 뒤틀리고 휘어진다는 것, 그리고 또 다른 질량은 그 굽은 공간의 결을 따라 최단경로(측지선)로 움직이는데 이것이 바로 중력인 것이다. 아인슈타인 이전,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에서는 중력이라는 힘이 왜 존재하는지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답을 제시하지 못했지만 일반상대성이론에서는 ‘왜’와 ‘어떻게’에 대한 답이 제시된다. 일반 상대성이론을 집약한 것이 바로 아인슈타인의 중력장 방정식인 것이다.(또한 일반상대성이론의 가장 직접적인 증거는 중력파인데, 2015년에 마침내 검출되었다.)




수학아카데미에 참여한 사람들은 우주에 대한 지대한 관심으로 이미 많은 과학교양서를 탐독하고 있었고 우주의 비밀에 수학을 통해 한걸음 더 다가가고자 하였다. 집합, 인수분해, 함수, 미적분등의 개념부터 시작된 강의는 벡터, 무한급수, 스토크스 정리, 측량텐서등 수학의 기본을 차례로 짚어간다. 시그마, 인테그랄 기호 같은 걸 보는 순간 왜 갑자기 고등학교 시절 칠판에 혼자 외계어 나열하시며 뒤도 안돌아보고 오롯이 칠판과 대화하시던 머리 희끗하고 꼬장했던 그 시절의 수학 선생님이 떠오르는 건지.. 



이런 수포자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책의 강의내용은 이어 고전역학으로 빠르게 진입한다. 물리학의 단위부터 회전운동, 라그랑지안 등에 이어 일반상대성이론에 도달한다. 아인슈타인이 자신의 이론으로 별빛의 경로가 어떻게 얼마나 휘는지를 계산한 방식, 우주가 팽창하는 속도 등을 수학적으로 계산하기에 이르는데 경이로웠다. 물론 다 이해했다는 뜻은 당연히 아니다. 내가 느낀 경이로움은 제3세계를 구경하는 수학 불가촉천민이 느끼는 신기함에 가까울 듯하다. 책에 기술된 강의 내용이 개인적으로 이해하기 버거웠지만 기본적으로 수식과 친숙한 사람은 충분히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 주인공들의 열의와 오랜만에 눈앞에 마주한 수학 기호들 덕분에 수학이 다시 궁금해지기 시작한 나는, 유튜브에서 #정승제수학 강의와 #깨봉수학 채널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기초개념 복습에 도움되었다, 심지어 재밌었다..)



이런 내용을 1년간 착실하게 공부한 샐러리맨은 과연 아인슈타인이 되었을까? 발산정리, 슈바르츠실트 풀이와 같은 단어를 보고 갑자기 지적 호기심이 발동해 가슴이 뛰는 또 다른 ‘아인슈타인 희망자’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시길. 저자의 설명처럼, 고등학교 수학이나 물리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원리적으로는’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에 이를 수 있으며 이들처럼 우주의 원리를 수학적으로 풀어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큰 흐름과 구조를 파악하는데 하나의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 같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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