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 나와 당신을 돌보는 글쓰기 수업
홍승은 지음 / 어크로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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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홍승은 글

글쓰기를 계속 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이 책이 나오면서 바로 샀었다.

시작글을 읽어보고... 어... 내가 생각했던 책이 아니어서 덮었다가... 한참 뒤에 읽기 시작했다.

나는 작가 님을 모른다. 전작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의 제목은 들어봤지만 읽지 않았다. 나는 불편한 것을 별로 안 좋아하기 때문에... 왜 제목부터 저런 악담을 하지 하는 원초적인 생각 때문에 책을 읽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아무 정보 없이 이 책을 샀지만 시작 부분이 불편했고 전투적이거나 정치적인 글을 좋아하지 않는데 굉장히 그렇게 쎄게 느껴져서 이 책을 보지도 않고 팔아버릴까.. 했지만 그건 책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책에 대한 나름의 책임감이 있는 내게 그건 또 아니기에...연말 결산을 위한 책읽기로 이 책을 읽었다.

시작글(이걸 뭐라고 해야 되나? 여는 글이라고 해야하나)은 좀 불편한 듯 읽고 머리글을 넘어가니... 이 책 시작글 보고 덮었으면 큰 일 날 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쓰기에 대한 이토록 치열한 안내 책이 있을까...너무 감사하고 직접적이면서 힘이 되는 글들이 많았고 좋은 구절도 많았고 좋고 나쁘고는 지금 말하기가 곤란하지만.. 말그대로, 나를 휘저어 놓은 책이다.

 

여성이 글을 쓰기 위해서는 500파운드의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고 버지니아 울프는 말했다. 그 ‘방’의 개념은 자신의 이야기를 편견 없이 듣고 지지해줄 관계망이기도 하다. 쓰는 행위는 곧 읽히는 행위이고, 특히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글쓰기는 누구에게 읽히느냐에, 첫 독자가 누구냐에 지속 가능성이 연결되어 있다.

 

독서는 책을 읽기 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는 하나의 사건이다. 한 사람의 시선과 삶의 단편을 기록한 책을 통과할 때마다 나는 읽기 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었다. 지난 시간이 재배치되었고 상처를 응시할 수 있었고, 외면했던 감각을 믿게 되기도 했다.

 

나에게 ‘읽다’는 ‘경험하다’와 같은 말이었다. 내가 마련한 이 책이 당신에게 작은 자유를 선물하는 하나의 경험이 되길 바란다. 함께 쓰고 읽은 시간을 기록한 이 공간이 당신의 이야기를 꺼내도 안전한 그곳이길 바란다. 이제 내 글의 마침표를 열고, 당신의 이야기를 시작할 시간이다. - 029

 

나를 나로 살게 하는 글쓰기

우리가 원하는 문체와 글이 자기의 것은 안 된다. 최선을 다해 쓰는 자기만의 글.. 글을 통해 내 아픔과 너의 아픔, 세상의 아픔이 연결될 때, 고통의 소용돌이 안쪽으로 한 뼘 더 들어가 있겠지만 울지 않고 시원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자신에 대한 글쓰기는 많은 용기가 필요한데 지속적으로 쓰기 위해서 글쓰기 수업을 찾아다녔던 그녀는 여러 가지로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 작가가 글쓰기 수업을 찾아다녔던 이유는 내 삶을 봐주고 괜찮다고 말해줄 사람을 찾기 위해서였고, 그것이 섣부르게 상대에게 권위를 주는 행동으로 이어져 위험했다고 말하는 그녀(서사의 편집권 지키기)...비판없이 그런 것들을 수용하고 움츠러 들었다면 상처와 고통에 대해 쓸 수 없었을 거고 특히, 소수자나 사회적 약자에게 그런 ‘자기부정’은 글쓰기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리하여 작가가 찾아낸 것은 작은 ‘글쓰기 모임’... 서로 잘 들어주는 관계 속에서 꾸준히 쓸 수 있었고 쓴 만큼 글이 늘었다고 한다.

 

여성학자 정희진의 말처럼, 고통 자체도 상처이지만 고통을 말하는 것은 그보다 더 큰 상처다. 그래서 말한다는 것은 단순히 묘사하는 행위가 아니라, 개입하고 헌신하는 실천이다. 그러니 오랫동안 실천해나가기 위해 긴 호흡으로 글을 써나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내가 계속 글을 쓰기 위해 필요했던 건 내 글을 함께 읽고,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어떤 부분을 보충할지, 내 사유가 어떤 부분에서 막혀 있는지 알려줄 안전한 관계망이었다. 관계망을 만들기 위해서는 나부터 잘 듣는 사람이 되어야 했다. 그 다음이 내 이야기 쓰기다. - 045

 

좋은 글에는 정답이 아니라 좋은 질문이 담겨 있다. - 060

 

“착한 여자는 천국에 가진만, 못된 여자는 어디든 간다” -058, 061 ... 어느 책의 문장

 

들리지 않는 것, 말하지 않는 것,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은 말을 한다.

문장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결정적인 한마디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어떤 단어를 입에 담지 않는 침묵에서 나온다.

찰스 벡스터 <서브텍스트 읽기> 중에서 - 72 여는 글

 

고통을 스스로 언어화하지 못할 때 속이 썩는다는 말은 정확하다. 고통의 원이인 모든 부정의가 오로지 나라는 존재로 수렴되기 때문이다. 경험을 꺼내 읽고 해석하는 일은 혼자 속 썩이며 참는 일보다 나에게는 참을 만한 고통이었다. - 76

 

“이 책을 쓰며 가장 조심스러웠던 점은 저 자신을 피해자화하는 문제였어요. 저라는 사람의 정체성은 하나로 고정되어 있지 않고 다양하게 교차하잖아요. 관계 또한 마찬가지고요. 데이트폭력도 권력 구조에서 일어나는 일은 맞지만, 그렇다고 일상적으로 나눴던 모든 일이 폭력 하나로마 수렴되는 것은 아니었어요. 사건과 관계는 복합적이니까요.”

인터뷰를 하고 몇 년이 지났지만, 내 이야기를 쓸 때마다 멈칫하는 지점은 같다. 피해를 어떻게 언어화할 수 있을까. 가해자를 지목하는 방식이 아닌 구조를 짚는 글은 어떻게 가능할까. 내 경험을 피해 서사의 전형으로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 어떤 태도가 필요할까. - 79

 

-> 나는 이 부분이 이 책에서 나에게는 가장 유의미한 부분이었던 것 같다. 소설 위주의 읽기를 하고 있는 나는 요즘 소설들을 읽으면서 차별이나 문제의식이 있는 글들 중 어떤 것은 너무 이해되고 공감하며 해결점을 찾아서 부단히 노력하고 싶을 때가 있는가 하면 어떤 글은 뭔가 공감이 안 되기에 나만 나쁜 사람 된 것 같아 말도 못 하지만 뭔가 불편하고 나도 자괴감이 들면서 기분이 안 좋아지기만 했거든. 그건 그 글이 잘 못 했네. 글을 잘 못 쓴거네. 피해 서사는.... 쓰는 사람에게는 당연히 필요하지만... 그것이 읽혀지는 글 일 경우에는 정말 신중하게 써야 하는 부분이 있다. 말 그대로 글쓰기는 그 글을 읽으면서 사랑해 줄 사람을 만나야 더 피어나는 부분이 있고 인연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기에... 쓰기 위해서야 어떤 글을 써도 되지만 팔기 위한 책.... 돈과 시간을 내고 보는 독자에게는 좋은 글을 제공해야 한다고 본다.

 

읽기와 쓰기의 고독이 지닌 깊이가 나를 반대편에서, 예상치 못했던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과 이어지게 했다. 너는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서 사랑받을 거야.

리베카 솔닛, <멀고도 가까운> 중에서 -91

 

그러나 이제는 알고 있다. 그곳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나를 믿어주지 않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고, 그들은 나를 망칠 수 없다는 것도.

박민정 <A코에게 보낸 유서> 중에서

 

소심하다는 작가 님이 어떻게 이렇게 대범하고 솔직하게 사적인 이야기를 쓸 수 있는지 그리고 악플에 대처하는 방법, 비판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에 대한 대처법 이야기들도 있다. 그 글을 읽는 동안도 나는 심히 작가 님이 걱정되었다. 항상 문제의식을 가지고 사는 삶...사회를 위해서는 감사하지만 본인은 너무 힘이 드는 건 아닐까? 사적인 부분은 조금 자신을 위해서 남겨놓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모든 것을 다 보여줄 필요가 있나? 가족이나 지인들은 자신의 이야기가 쓰여서 여기저기 공개되는 것에 동의를 했을까? 그 분들은 상처받지 않았을까? 자신을 온전히 내어 보여 자신이 후련해지는 부분은 있지만 그 뒤로 따라오는 잘 알지도 못 하는 사람들의 비난, 동정, 비판... 왜 그걸 뒤집어 쓰고 있을까... 연예인이라서 팬들의 사랑을 먹고사는 것도 아니고, 수익이 많이 나는 구조도 아닐건데... 자기도 자기만의 방어막은 어느정도 있어야하지 않나? 글을 꼭 그렇게 다 까발릴 필요는 없는데.. 작가가 다 그러지는 않잖은가? 충분히 작가 님의 글들은 좋아서 꼭 그런 이야기가 아니어도 좋은 글을 쓸 분인데.... 나는 소심함 때문에 나의 모습을 남에게 보여주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사람이라 sns도 거의 하지 않는데... 매일 어떻게 그런 일들을 견뎌내는지.... 이번 책을 읽으면서 작가 님의 글이 참 생각할 것을 많이 던져주는 좋은 글이라 느껴졌다. 오랜 고민과 사유로 만들어낸... 글쓰기에서도 좋았고 무엇보다 자신을 돌보며 자신의 아픔을 토해낼 수 있는 용기를.... 그로 인한 자유를 주기 위한 너무 좋은 책인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나는 다시 작가 님의 책을 찾아 읽고 싶지 않다. 나의 그릇이 감당하기는 벅차다.

작가 님에게 날아오는 비난과 비판들 중에 다 악플은 아닐 거다. 호불호가 굉장히 갈릴 수 있는 글이라서.... 세상에 정말 많은 글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취향은 다 다르고 모두의 사랑을 받을 수는 없지만.... 암튼 작가님의 글은 내 취향이 아니다. 그러나 응원하겠다.

나는 이기적인가 보다. 아름다운 것이 좋다. 유쾌한 것이 좋다. 어둡고 후벼파는 것은 너무 나에게 어렵다. 항상 화가 나 있는 사람들이 너무 힘이 든다.(나의 경험에서는 투사같은 사람들이 대부분 내로남불이었던 경우가 많아서 좀.... 안 만나고 안 엮이고 싶다.ㅜㅜ) 그래도 나는 글은 계속 쓰고 싶다. 어떤 형태로든... 내가 뭐 작가가 되자고 하는 건 아니니까... 나를 나로 살게 하는 글쓰기.. 꾸준하게 성실하게 쓰기는 항상 살아오면서 실천하고자 하는 지점이고 작가님의 글에서 가장 부럽고 따르고 싶은 지점은 ‘함께 쓰기’ 그런 관계망... 그것은 내가 노력한다고 되는 부분은 아니지만 노력하지 않으면 더욱 안 되는 거니까...

암튼 ‘글쓰기’로 읽은 글이 나를 아주 휘저어 놓았다는 것을 밝히며 이만총총.

여성이 글을 쓰기 위해서는 500파운드의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고 버지니아 울프는 말했다. 그 ‘방’의 개념은 자신의 이야기를 편견 없이 듣고 지지해줄 관계망이기도 하다. 쓰는 행위는 곧 읽히는 행위이고, 특히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글쓰기는 누구에게 읽히느냐에, 첫 독자가 누구냐에 지속 가능성이 연결되어 있다.



독서는 책을 읽기 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는 하나의 사건이다. 한 사람의 시선과 삶의 단편을 기록한 책을 통과할 때마다 나는 읽기 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었다. 지난 시간이 재배치되었고 상처를 응시할 수 있었고, 외면했던 감각을 믿게 되기도 했다.



나에게 ‘읽다’는 ‘경험하다’와 같은 말이었다. 내가 마련한 이 책이 당신에게 작은 자유를 선물하는 하나의 경험이 되길 바란다. 함께 쓰고 읽은 시간을 기록한 이 공간이 당신의 이야기를 꺼내도 안전한 그곳이길 바란다. 이제 내 글의 마침표를 열고, 당신의 이야기를 시작할 시간이다.
- P29

여성학자 정희진의 말처럼, 고통 자체도 상처이지만 고통을 말하는 것은 그보다 더 큰 상처다. 그래서 말한다는 것은 단순히 묘사하는 행위가 아니라, 개입하고 헌신하는 실천이다. 그러니 오랫동안 실천해나가기 위해 긴 호흡으로 글을 써나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내가 계속 글을 쓰기 위해 필요했던 건 내 글을 함께 읽고,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어떤 부분을 보충할지, 내 사유가 어떤 부분에서 막혀 있는지 알려줄 안전한 관계망이었다. 관계망을 만들기 위해서는 나부터 잘 듣는 사람이 되어야 했다. 그 다음이 내 이야기 쓰기다. - P45

좋은 글에는 정답이 아니라 좋은 질문이 담겨 있다 - P60

"착한 여자는 천국에 가진만, 못된 여자는 어디든 간다" - P58

들리지 않는 것, 말하지 않는 것,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은 말을 한다.

문장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결정적인 한마디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어떤 단어를 입에 담지 않는 침묵에서 나온다.

찰스 벡스터 <서브텍스트 읽기> 중에서
- P72

고통을 스스로 언어화하지 못할 때 속이 썩는다는 말은 정확하다. 고통의 원이인 모든 부정의가 오로지 나라는 존재로 수렴되기 때문이다. 경험을 꺼내 읽고 해석하는 일은 혼자 속 썩이며 참는 일보다 나에게는 참을 만한 고통이었다. - P76

읽기와 쓰기의 고독이 지닌 깊이가 나를 반대편에서, 예상치 못했던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과 이어지게 했다. 너는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서 사랑받을 거야.

리베카 솔닛, <멀고도 가까운> 중에서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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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작은 아씨들 - 누구보다 자유롭고 다채롭게, 삶의 주인공을 꿈꾸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서메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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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작은 아씨들

 

서메리지음

 

나는 오래도록 빨간머리 앤의 덕후라고 얘기해 왔다.

사실 더 오래 전부터 더욱 많이 읽었고 더욱 좋아했던 책은 ‘작은 아씨들’이다.

예전에는 꼭 친척들 중에 출판사에 다니시는 분이 계셨고 그 분들을 통해서 소년소녀 세계명작, 전래동화, 백과사전 등등을 전집으로 사들이곤 했었다.

울 집은 금성출판사 전집들이 있었는데(나는 친척 분이 계몽사가 아닌 것이 아쉬웠었다.) 전래동화 등은 컬러판에 아주 이쁜 그림들이 있는 어린이용이 확실하여 닳고 닳게 책을 봤었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울집 세계명작은 소년소녀... 이렇게 붙어있는 아주 두껍고 못나고 종이는 지금은 차마 볼 수 없는 흑색 종이에... 흑백이었다. 어릴 때는 동네 여기저기 놀러 다니면서 살던 시절이라 다른 집 이쁜 컬러판 책들.. 디즈니나 지금 생각해도 황홀했던 그림이 있던 세계명작들(엄마가 되고 헌 책을 찾아나서 보니 그 책 추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고 구하려면 구할 수도 있었지만 .... 너무 더러워진 책을 사실 손대고 싶지 않아서... 구입하지 않았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두는 것도 좋은 거니까)을 두루 섭렵했던 나는 집에 있는 책들이 짜증났었더랬다. 저학년 때는 확실히 그런 책들을 손도 안 되고 두다가 고학년이 되어서는 괜히 멋있어 보이려고 하나씩 읽기 시작했었는데 의외로 참 좋은 책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유난히 많이 봤던 책이 ‘작은 아씨들’과 ‘소공녀’다. ‘소공녀’는 참 좋아했던 .... 어찌보면 말도 안 되는 신데렐라 스타일의 판타지가 있던 이야기여서... 다양한 버전의 이야기들을 찾아보는게 참 좋았다.

그리고 ‘작은 아씨들’... 이 책 만큼은 집에 있는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았다.

초등학교(난 국민 학교 다녔는데 치면 자동 바뀌어서...)부터 독후감 쓸 때 가장 많이.. 방학마다... 학년마다... 썼던 책... 상도 많이 받은 책... 일기장에도 여러번 등장한 책.... 이 작품 덕분에 나의 독서에 대한 흥미는 조금 더 높아졌을 수도 있고... 암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랬듯이 나도 ‘조’를 너무나 사랑했다.

이 글을 쓴 작가님이 여러 가지로 선머슴같은 ‘조’랑 많이 닮았기에 좋아했다고 하셨지만.... 나는 나랑 전혀 닮지 않아서... 너무나 자유롭고 멋지고 당당하던 ‘조’를 동경하고 사랑했다. 나는 허영심이 있고 이쁜 옷에 집착하고 아름답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많아 ‘메그’랑 비슷한 면도 많았고, 어릴 때 얼핏 보면 착하고 맨날 양보하고 집안일 잘 돕고 소심한 ‘베스’랑 비슷해 보이는 면도 많은 아이였는데 당당하면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글 잘 쓰는 ‘조’가 너무 멋있었더랬다. 책을 읽으면서 막내 에이미가 괜히 얄미웠었는데... 혼자 좋은 건 다 가져가는 에이미... 그렇게 수없이 많이 봤던 책에서 나는 ‘조’와 ‘베스’를 사랑했었다.

 

아무튼 그 ‘작은 아씨들’을 사랑했기에 실사판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그것들을 모티브로 한 드라마들도 여건이 되는대로 다 보았다. 나름 나는 다 좋더라고...

작년 다시 한번 영화화했던 ‘작은 아씨들’을 영화로 보았고 너무나 갖고 싶었던 붉은색 두꺼운 초판 버전같은 완역판도 다시 하나둘 사모으면서 너무 행복했다. 내가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렇게 새로운 이야기가 많을까? 영화화 된게... 항상 좋았지만 이번 버전도 참 좋았다... 이제야 에이미마저 사랑할 수 있었고 이해할 수 없던 ‘로리’도(어떻게 사랑이 그렇게 쉽게 변하니?).... 보내줄 수 없던 ‘베스’도 아름답게 보내 줄 수 있었고... 왜 ‘조’를 저런 남자와 결혼을 시켜요...라고 절규했던 그녀의 결혼도 뭔가 이제는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가난하지만 사랑이 넘쳤던 마치가...

다시 보니.. 가장 놀라운 사람은 마거릿 마치... 부인.. 엄마다.

남편은 전쟁터, 집안은 망했고 가난했지만 아이들을 당당하고 자존감 높은 아이들로 키워낸 힘..그리고 없는 살림에도 남에게 베풀줄 알았던 그녀... 다시 볼수록 엄마가 대단하다.

다정하고 책임감 있던 장녀 메그... 그녀의 예쁜 드레스에 대한 염원... 어렸을 때 읽을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그 아름답고 다정하던 그녀에게 하나쯤은 예쁜 옷이 있었으면 좋으련만, 허영심이 있다고 하기엔 가난한 남자와 결혼한 그녀의 결단력... 왜 나는 좀 안쓰럽지? 좀 부유한 사람을 만났어도 행복했을 것 같은데... 암튼 행복한 가정을 아름답게 꾸려가던 메그.. 장녀로서의 부담감이 컸을 거야.

조... 다혈질이었지만 누구보다 상상력과 활기가 넘치고 자신감이 있었던 그녀, 가족을 사랑했고 자신을 희생할 줄 알았던 시대를 앞서갔던 그녀... ‘로리’와 결혼을 했다면.... 이런 글은 없었을까?(난 너무 안타까워 하면서 보았고.. 진짜 ‘로리’ 아니라고 할 때... 영원히 결혼하지 않기를 바랬었는데... 뜬금없는 ‘조’의 결혼이 정말 아쉬웠거든.) 작가 루이자의 모습이라는 그녀.. 실제 루이자도 작가이며, 사회 운동가, 시대를 앞서갔던 여성으로 끝까지 비혼이었다고 한다. 어쩜 이렇게 멋진 캐릭터를... 이 이후에도 ‘조’같이 멋진 캐릭터는 어떤 작품에서도 나는 감히 보지 못 했다.

베스... 천사 베스, 베스만 생각 하면 피아노와 하얀 얼굴에 바알감 뺨.... 눈물이 날 것 같다. 조금 더 세상을 살 수 있었다면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했을 아이.... 항상 그녀를 생각하면 눈물이 고인다.

에이미... 귀엽고 당찬 막내. 어릴 때는 그런 에이미가 괜히 밉살스러웠는데... 이번에 영화를 보고 이 글을 읽으면서 그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았다. 가장 현실적이구나....

 

암튼... 이 책 서평은 안 쓰고...

책은 사놓고 한참 뒤에 읽었는데... 참 좋았다. 제목처럼 작가님의 이야기를 ‘작은 아씨들’과 접목해서 이야기하였기에 오히려 ‘나’와 작은 아씨들의 추억을 다시 꺼내서 볼 수 있었다. 작가님 이야기도 참 좋았다. 글도 잘 쓰시고.... 평생 책 읽고 글 쓰시며 살 수 있을 만큼 좋은 글들이었다. 응원하고 싶다. 가끔 단락별로 나와있는 영어 문장과 번역들도 다 좋았고..... 원서로 어떤 작품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대단하고 아름다운 일일까? 암튼, 다시 그녀들과 작가 님의 좋은 글들로 행복했던 시간... 괜히 눈물도 나던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작가님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주시길....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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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ㅣ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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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중 누군가가 그녀를 죽였다.


히가시노 게이고 가가형사 시리즈 네 번째


‘내가 그를 죽였다’를 먼저 보고 이 작품을 보았다.

이 작품이 먼저 나온 작품이다. 범인 안 가르쳐주면서 하나하나 추리해가는 것...그리고 나중에 봉인 해설 있는 거...


약간은 뻔한 스토리 ... 친구에게 연인을 소개했고 그 친구와 연인은 또 다른 연인이 되었고 친구와 연인을 모두 잃은 그녀.... 배신감에 괴로워 하던 .....  그녀가 죽게된다. 자살로 보여지나 그것을 조사하던 경찰 오빠는 타살임을 알게되면서.....용의자는 둘... 옛 애인과 친구..... 과연 왜 그녀는 죽어야 했을까? 누가 그녀를 죽였을까? 파헤치고 자신이 끝을 보려는 피해자의 오빠와 그를 막으려는 가가형사의 이야기...


이 작품도 아주 재미있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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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숲 ㅣ 현대문학 가가 형사 시리즈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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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숲

 

가가형사시리즈 그 두 번째... 가가형사의 신입시절 이야기..

 

띠지에 ‘가가형사, 지금 그의 매력이 폭발한다!’... 화려한 발레 무대 뒤에 얼룩진 눈물과 한숨, 그리고 한 남자의 헌신적 사랑.... 이라고 적혀있어 시작부터 편견을 가지고 봤는데.. 예상 외의 전개였다. 가가형사 시리즈 중 가장 로맨틱한 추리소설이라는 말에는 동감한다.

 

다카야나기 발레단의 미모의 발레리나 사이토 하루코가 발레단 사무실의 침입자로 추정되는 한 남자를 살해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정당방위를 주장하는 발레리나... 근데 그 침입자의 신원도, 동기도 도저히 미궁.. 그녀의 말은 진실일까? 그 와중에도 공연을 앞둔 발레단에서는 연습이 한참이고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무대에 올리던 날... 또 하나의 사건이 발생한다. 연속 터지는 사건... 그리고 화려한 무대 뒤 숨겨진 진실들을 밝혀나간다.

 

여기 관련 인물들...

가가 교이치로(30세 전후)

야사오카 미오 ... 발레단 주역 중 한 사람, 빈혈, 하루코의 절친

사이토 하루코 ... 미오와 절친, 미모의 발레리나. 사건 용의자

가지타 야스나리... 발레단 마스터이자 안무가, 연출가

다카야나기 시즈코... 발레단 경영자

다카야나기 야키코... 프리마발레리나로 시즈코의 양녀

모리이 야스코... 미오의 3년째 선배 발레리나

야기유 고스케... 자신만만한 성격의 남자 무용수

곤노 다케히코.. 발레단 넘버원 남자 무용수

나카노 다에코... 발레단원들을 지도하는 미스트레스.

 

이야기에는 발레 밖에 모르는 발레 바보 무용수들의 이야기가 나왔다. 매일 매일 하루 같이 발레 연습, 체력 단련, 다이어트... 만나는 사람도 없고, 다른 취미도 관심사도 없고....예전에 ‘강수진’ 님이 TV프로에 나오셔서 그런 생활을 몇 십년 하신 걸 보고 깜짝 놀랐는데 대부분의 무용수들 물론 다른 스포츠 스타들도 그렇겠지... 그 분야의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정말 모든 것을 거기에 집중할 수 밖에 없겠구나 싶었다. 그래서인지 그 쪽 분야는 수명이 길기 힘든데... 강수진 님은 그 생활을 몇 십년을....그 분도, 그리고 그 분의 남편분도 정말 대단하신 것 같다. 보통의 발레리나에게....사랑도 결혼도 아이도 ... 생각하기가 힘들겠구나... 특히, 발레는 하루라도 아니 몇 시간이라도 쉬면 몸 자체가 달라지는 상황에서 결혼, 임신, 출산...등은 정말 상상이 쉽지 않겠구나.. 싶었다. 평생 그거 밖에 모르고 살아온 사람이 그 일을 그만 두게 되면... 정말 눈앞이 깜깜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하긴 그게 발레뿐일까... 나는 TV오디션 프로를 즐겨 보는데... 연습생, 아이돌, 무명 또는 왕년의 가수들을 보면서... 그들의 꿈과 열정, 그리고 현실들이 참 .... 쉽지 않아보이더라고... 꿈이 없어서도 고민인데 꿈이 있어도 심지어 노력을 열심히 해도 안 되는 것이 많은 세상.... 왜 이리 사는 건 어려울까?

 

암튼 이 이야기는 흥미진진했다. 발레 이야기들이 속속 나와서도 재미있었고 누군가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도 있지만, 가가의 사랑도 있기에 더욱 흥미진진했다.

여러 가지로 응원합니다.

 

드라마에서 나오는 막장요소의 발레 무대 뒤 암투가 아니어서도 좋았다.

 

공연, 발레 밖에 모르는 바보들... 그것만 바라보다가 모두 희생하는 것들... 그리고 적당한 반전... 우정... 열정... 다 좋았다. 참 아름다운 작품이다.^^

 

그리고 진짜 발레 공연 보러 가고 싶다. (난 취업하고 돈 내고 처음으로 좋은 자리에서 친구와 발레 공연을 봤던 그 순간을 기억한다. 우리 둘이 진짜 귀족이라도 된 거 같다며 너무 행복했었는데... 조만간 좋은 시절에 다시금 공연을 볼 수 있는 날 다시 열심히 찾아 봐야지.. 당장 달려 가서 봐야지.. 무조건 봐야지... 결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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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인, 재욱, 재훈 ㅣ 은행나무 시리즈 N° 5
정세랑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재인, 재욱, 재훈

 

정세랑

 

와.... 아직도 정세랑 작가 님 작품이 남았다.

이 책..은행나무 노벨라... 시리즈라는데... 아주 얇고 읽기에 부담없고 딱 좋았다.

 

재인, 재욱, 재훈은 화목한 것과 거리가 먼 위기의 가정에서 자란 남매들이다. 재인과 재욱은 세 살 터울로 직장에 다니고 있고 막둥이 재훈은 재인과는 13살 터울의 고등학교 2학년이다.

허구헌날 바람 피고 다니는 아버지 때문에 항상 폭발 직전이다 자주 폭언을 쏟아내는 엄마 밑에 있는 그들은 집에 있는게 편치 않고 딱히 우애도 좋지 않지만 연례행사처럼 여름 휴가를 함께 보냈다. 특히 이번에는 둘째 재욱이 아랍 사막에 파견 근무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 좋지 않은 휴가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서 우연히 형광빛 바지락칼국수를 사먹게 된다. 그리고 각자 돌아간 일상...첫째는 대전의 연구단지로, 둘째는 아랍 사막 플랜트 공사장으로, 셋째는 급작스럽게 엄마가 교환학생으로 신청한 조지아 염소농장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능력들이 하나씩 생긴다. (엄청난 초능력은 아니고.... 귀엽다.) 나름 당황하던 순간 배달된 메시지와 소포... 뭔가를 구하라는데.... 처음에는 멍하니 읽었고 읽다보니 너무 재미있고 소소하게 유쾌하고 ... 다정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일상에 찾아드는 아무것도 아닌 우연, 아주 조그만 초능력, 평범하고 작은 친절, 자주 마주치는 다정함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는 작가님... 주변 친구, 동생의 이름을 빌려 오셨다는... 항상 작가의 말에서 남기시는 이름 스토리와 작품 탄생 배경 등이 너무 기다려지는 아주 좋은 글들... 이번에도 성공! 아주 다정하고 유쾌했다! 누군가를 구하는 일은 인생에 몇 번 오지 않는 특별한 경험... 나도 단 한명이라도 누군가를 구하며 사는 인생이기를 바라며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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