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리커버 에디션)
무라세 다케시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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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무라세 다케시 지음 김지연 옮김

 

가마쿠라시의 어느 봄 날, 급행열차 한 대가 선로를 벗어났다. 도힌철도 가마쿠라선 상행열차 ... 가마쿠라 아키타마 신사의 도리이를 스친 다음 산간 절벽 아래로 떨어져 승객 127명 중 68명이 사망한 대형사고... 탈선 사고 후 두 달이 지난 뒤 심야에 유령 열차 한 대가 가마쿠라선 선로 위를 나돈다는 소문이 돌고 사고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역은 니시유이가하마역. 이 역의 승강장에 유키호라는 유령에게 부탁하면 과거로 돌아가 사고 난 열차를 탈 수 있다. 단 네 가지 규칙을 지켜야 한다.

 

하나, 죽은 피해자가 승차했던 역에서만 열차를 탈 수 있다.

, 피해자에게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려서는 안 된다.

, 열차가 니시유이가하마 역을 통과하기 전에 어딘가 다른 역에서 내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도 사고를 당해 죽는다.

, 죽은 사람을 만나더라도 현실은 무엇 하나 달라지지 않는다. 아무리 애를 써도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오지 않는다. 만일 열차가 탈선하기 전에 피해자를 하차시킥려고 한다면 원래 현실로 돌아올 것이다.

 

이 규칙을 알고도 만나러 간 사람들의 이야기

약혼자를 가슴에 묻은 여자

아버지를 떠나보낸 아들.

짝사랑하는 여학생을 잃은 한 소년

그리고 이 사고의 피의자로 기록된 기관사의 아내

 

 

만일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된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한번 만날 수 있다면, 당신은 그에게 무슨 말을 전하겠는가.

 

시작부터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 책을 펼치기가 두려웠다.

 

우선 죽고 나서 시작하는 이야기이니까...

한 두사람도 아니고... 병도 아니고 급작스런 사고로...

 

지나간 아름다운 날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거라고 막연히 짐작했지만...

그냥... 너무나 안타깝고 안쓰럽고... 후회와 회한이 가득한 이야기들이어서... 읽는 동안 뭔가 카타르시스보다는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웠다.

 

여기에서 불의의 사고로 가신 분들은 모두가 너무나 좋은 사람들이어서 남겨진 사람들이 너무 힘들고 한스럽다.

하긴, 불의의 사고로 떠나게 되었을 때 아쉽지 않고 아깝지 않은 생명이 어디있겠냐만은...

 

대단하지 않았지만 일상 속에서 선하게 착하게 성실하게 소소한 행복을 전하고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라서 순간순간 눈물이 났다.

 

못 된 사람들은 잘만 살던데...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하늘도 무심하시지...

 

모두의 사연이 안타깝다.

근데... 여기 후회가 남아 찾아가는 이들이 너무 답답해서...

첫 사랑이었다 십여년 만에 다시 만난 연인....(둘다 좋아했더만... 그 세월 아까워 )

아버지를 멀리하기만 했던 오만했던 아들....(아이구...왜 그랬어...?)

몇 년째 짝사랑만하고... 자기 삶에도 그냥 쭈그려 있던 소년( 나쁜 친구에게 대들고 좀 할 말도 하고.. 자신감을 조금만 가져보지.. 젤 속상했다.)

기관시 님 부인은 상황이 상황이니...

 

첫 이야기에서는 몰랐는데... 모든 이야기가 조금씩 인물들과 상황들이 겹쳐서 나오는 구조다. 유쾌한 이야기였다면 아주 반갑다고 좋아했을 텐데.. 더 안타까웠고... 아무튼 작가 님이 글을 잘 쓰신 것 같다.

 

우리 사회는 아픈 사건을 여러 차례 겪었지. 이제 어떤 일도 나는 겪을 일이 없을거라고.. 장담할 수 없는 세상에서...

불의의 사고로 소중한 사람을 잃게 되었을 때 나는 어떤 말을 전하고 싶을까...

그리고 내가 만약 갑자기 떠난다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전하고 싶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았다. ... 너무 슬프잖아.

 

후회없이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고 감사히 베풀고 아낌없이 표현하며.. 살아야겠다.

 

그냥 읽는동안 썩 행복하지 않았던 독서였다. (권하고 싶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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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의 말차 카페 마블 카페 이야기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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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의 말차카페

 

아오야마 미치코

 

1 월요일의 말차 카페 1/Tokyo

마블카페의 쉬는 날 월요일.. 단발성 이벤트로 그날 마치 말차 카페 운영 중..

오늘 하루 재수가 없다고 여긴 미호가, 우연히 1일 말차 이벤트를 하는 카페에 들어섰다가 그곳에서 서빙하는 남성과 인연의 씨앗을 뿌리는 내용

(운이 좋지 않은 날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운이 좋았네~!)

2 편지 쓸게 2/Tokyo

기억이 꽂히는 의 위치가 달라서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이 어긋나 있는 부부가 다시 서로를 알아보는 이야기(코코아편에 나온 부부 리사와 히로유키, 란제리 가게 주인 히로코 이야기가 반가웠다.)

3 초봄의 제비 3/Tokyo

속옷 가게를 하는 히로코가 자신의 작품을 알아봐주는 손님(기타를 든 사치)을 응대하며, 새로운 삶의 결의를 하는 이야기

4 천창에서 내리는 비 4/Tokyo

친구 사이인 사치와 미츠(종이 연극)의 만남의 한 장면을 통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질문한다.

5 별이 된 쏙독새 5/Kyoto

종이 연극을 하는 미츠가 고향집에 가서 애증의 관계인 할머니 타즈씨와 화해 아닌 화해를 하는 이야기 -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다.

6 전해지는 마음 6/Kyoto

일본에서 나고시노하라에 날에 먹는 특별한 액막이 음식인 미나즈키 생과자를 둘러싼 에피소드(화과저점 하시노야의 9대 사장의 부인 타즈씨)

7 아저씨와 단사쿠 7/Kyoto

칠월칠석 날 단사쿠 나무에 소원을 매다는 일본 풍속을 고양이의 시선으로 그린 이야기

8 빠진 책 찾기 8/Kyoto

헌책방을 운영하는 요시하라 노부부가 그리는 나다운 삶의 이야기

9 삼각주의 소나무 아래서 9/Kyoto

여자친구에게 차여 의기소침해 있던 대학생 다카하루가 친구 덕분에 불현듯 발상을 전환해 스스로를 다시 빛나는 존재로 인식하게 되는 이야기

10 캥거루가 기다리고 있다 10/Kyoto

마크와 마스터 두 사람의 인연을 소재로 한 이야기,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음을 말하고

11 환상의 사마귀 11/Tokyo

초등학생 다쿠미(1편의 화가 아빠 테루야의 아들)가 자신을 키우는 것이 세상 그 자체임을 깨닫는 내용

12 길일 12/Tokyo

다시 처음 말차 카페 에피소드로 돌아와서, 그리워하던 남녀가 서로 재회하며 인연의 소중함을 새기는 내용(후쿠이 깃페이와 미호)

 

우연히 읽었던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이 너무 좋아서... 이 책을 찾아 읽게 되었다.

마블카페의 두 번째 연작소설이랄까...

코코아가 진하게 따뜻하고 달콤하다면...

말차는... 깊은 맛이랄까...

코코아편은 제목처럼 달달하고 뭔가 밝고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러웠다면..

말차 편은 나름의 쌉싸름한 어른의 삶... 뭔가 깊이가 있어서 아련하게 좋았다.

 

코코아편에서 이름만 스쳐지나갔던 인물들이 다시 주인공이 되어 나오고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앞 이야기에 스치듯 나왔던 인물들 심지어 고양이까지 다음 이야기에 주인공이 되어 펼쳐지는 이야기들이라 웬지 반갑고 그들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소중하게 느껴졌다. 정말 따뜻함이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인 것 같다.

 

12편의 12달 스토리와 함께

일본의 문화와 전통, 관습등 여러가지를 함께 이야기 하고 있다

 

해가 바뀌고 처음으로 하는 참배 하쓰모데

전통을 중요시 하는 일본답게 300년을 내려온 화과자점

일본의 동화작가 미야자와 겐지

얼음흉내를 낸 액막이용 과자 마나즈키

칠월칠석 소원을 써서 가지에 매다는 단사쿠

추석에 해당하는 일본의 명절 오봉

아이들 성장을 축하하는 행사 시치고산 등등

우리와는 다른 일본의 여러 문화를 알수있는 재미 또한 놓칠수 없는 부분이다

 

 

미야자와 겐지의 <쏙독새의 별>이었다.

할머니가 그런 걸 해준 것은 처음인데다 더 뜻밖이었던 것은 할머니의 은근 박력 있는 낭독, 나는 설레면서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그때의 내게 쏙독새는 너무나 괴로운 캐릭터였다. 생긴 것이 흉하다고 미움받고, 유충을 먹는 것도 눈치보고, 사실 쏙독새는 조금도 나쁘지 않았는데, 마냥 착한데 험한 일만 당해다. 마지막에 별이 될 때는 슬프고 무서워서 울어버렸다. 그러잖아도 불안한 밤에 할머니는 왜 이런 얘기를 골랐을까 생각했다.

그때, 할머니는 큰소리로 나를 야단쳤다.

 

뚝 그치라. 쏙독새는 어떤 새보다 아름다운 것이 됐다. 와 그런지 아나. 지 힘으로 죽자 살자 하늘로 올라갔기 때문이라!”

 

그것은 그림책이 아니었다. ‘미야자와 전집중 하나로 문고본이었다. 할머니는 그걸 몇 번이나 되풀이해서 읽었는지, 표지가 너덜너덜했다.

 

인제 아무한테도 상처받지 않고, 아무한테도 상처 주지 않을 끼다. 그냥 모두를 비추고 있을 끼야. 그카이까네 인제 개안타, 쏙독새는.”

===============

나는 할머니가 …… 할머니가 싫다, 좋다, 짜증이 난다, 사랑스럽다, 등을 돌리고 싶다, 응석부르고 싶다. 엉망진창이다, 언제나. 어쩔 도리가 없다.

정리되지 않는 모순을 안고 괴로워하고, 떠나고 싶어하고.

그런 한편으로 너무너무 걱정되고 건강하길 바라고.

 

별이 된 쏙독새는 지금은 그저 조용하게 빛나고 있다. 평온함 속에.

하지만 나는 별이 아니다. 살아 있다. 이 땅 위에서.

그래서 누군가의 말과 행동에 상처를 입고 똑같이 누군가를 상처입힌다.

그러나 내 힘으로 필사적으로 살면 조금이라도 모두에게 빛을 비출 수 있을까. 그것이 나를 탄탄하게해주지 않을까.

 

-5. 별이 된 쏙독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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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에는 코코아를 마블 카페 이야기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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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에는 코코아를

 

 

이렇게 이쁜 책이라니...

 

전자도서관에 꽂혀서...근간 중 빌릴 수 있는 것을 찾아 읽고 있다.

 

이 작품에 대해서는 전혀 기대도 없었고 정보도 없었지만...

달콤한 코코아의 느낌.... 의 따뜻함과 가벼움,, 밝음을 읽고 싶어 이 책을 택하게 되었다.

.... 너무 재미있잖아~!

 

아주 짧아서 금방 읽히는데 놀랍게도 12개의 이야기가 있다. 단편들은 제목과 함께 색깔과 장소도 함께 있는데... 옴니버스 식으로 이번 이야기의 등장인물이 다음 편의 주인공이 되면서 절묘하게 연결된다.

나이 먹은 사람은 알텐데... 예전 테마게임 같은 느낌이랄까...

근데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예쁘고 정겹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사람들의 예쁜 이야기가 줄줄이 이어진다니...

 

요즘 읽은 책들은 외롭고 쓸쓸하고 고립되고 상처받고 뭔가 꼬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게 많아서인지.... ... 지쳐가고 있었는데... 이렇게 예쁜 이야기를 만나니 너무 행복했다.

 

yes24... 책소개 칸을 잠깐 참고할까..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코코아를 마시는 곳은 벚나무 가로수 길 끝에 있는 아담하고 정갈한 마블 카페란 곳이다. 마블 카페의 주인인 마스터는 재능이 있어도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들을 찾아내어 빛을 보게 하는 모든 이의 마스터. 첫 번째 화자인 마블 카페의 점원이자 점장인 와타루도 마스터가 첫눈에 알아본 인재다. 와타루를 필두로 하여(Brown) 화자는 계속 바뀐다. 마블 카페의 손님 아사미(Yellow), 아사미의 아들이 다니는 유치원 선생님 에나(Pink), 에나의 상사인 야스코(Blue), 야스코의 친구인 리사(Red), 리사가 호주에 신혼여행 가서 만난 노부부(Grey), 노부부가 호텔에 식사하러 갔을 때 서빙한 아르바이트생이자 화가 지망생인 유(Green), 유가 가끔 가는 샌드위치 가게 주인 랄프 씨(Orange), 랄프 씨가 짝사랑한 신디(Turquoise), 신디의 아로마테라피 선생님인 그레이스의 친구 아쓰코(Black), 신디의 일본인 친구 마코의 절친인 메리(Purple), 마블 카페 손님이자 1편의 와타루가 짝사랑하는 마코(White). 짧은 분량과 재미있는 구성과 훈훈한 스토리의 삼단콤보인 이 사랑스러운 아오야마 미치코의 소설이 스마트폰에 홀려서 잊고 있던 독서를 찾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여행은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것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원을 그리며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여행을 하는 것만 같은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을 읽고 돌아와서는 다시 펼쳐보고 싶을 것이다. 위로가 필요한 날 따뜻한 코코아를 한 잔 마시는 기분으로, 작은 이야기로부터 아름다운 삶, 따뜻한 관계의 힘을 얻게 되기를.

 

 

오랜만에 읽자마자 좋아요를 열 번 스무 번 누르고 싶은 작가를 만났다. 달콤한 흥분으로 번역하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맴돌았다. 이것이 내 개인 취향만은 아니란 것은 그가 일본서점대상에서 2년 연속 2 위에 오른 것만으로도 알 수 있다. 그것도 문단 데뷔 5년 차에.

(...) 짧은 분량과 재미있는 구성과 훈훈한 스토리의 삼단콤보인 이 사랑스러운 아오야마 미치코의 소설이 스마트폰에 홀려서 잊고 있던 독서를 찾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마블 카페의 다른 요일 이야기도 나오길 기다리며.‘

- 역자 권남희

 

역자님 말씀처럼 좋아요를 누르고 싶은 작가의 예쁜 이야기...

마블카페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짧은 분량의 도쿄와 시드니를 넘나들며 다양한 직업과 공간의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연관되는 이야기지만.. 유치하지도 않았고 억지스럽지 않았다.

 

.... 따뜻한 코코아를 먹은 느낌...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

 

읽으면서... (나는 원래... 읽으면서 모든 것을 나랑 결부시키길 좋아하니까.)... 나는 어떤 에피소드를 쓸 수 있는 사람이지..? 나는 어떤 색일까? 어떤 음료를? ... 고런 생각을 아주 많이 했던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가장 고마운 것은... ‘월요일의 말차 카페가 후속작으로 나왔다는 사실~!

나 또 읽으러 갑니다.

 

행복한 시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 이 작가... ‘아오야마 미치코님 작품 다 찾아 읽을래요~!

내 취향작가를 만나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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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토끼 - 개정판
정보라 지음 / 래빗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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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토끼

 

정보라 지음

 

정보라 작가의 2022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 지명작. 대를 이어 저주 용품을 만드는 집안에서 태어난 손자와 그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린 표제작 저주토끼를 비롯해, 작가만의 서늘한 유머와 호러가 돋보이는 소설들을 모았다. -소설PD 박형욱

 

부커상... 이라는 것을 사실 처음 들었다.

사실... 세계의 유명한 문학상들은 거의 아는 것이 없고... 상 탄 작품이라고 읽었을 경우 좋았던 기억도 잘 없었기에.... 전혀 이 책을 읽고 싶지 않았다.

(우리나라 문학상과 일본 문학상은 그런대로 좋았지만....)

 

특히.. 나는 심하게 밝은 이야기를 선호하는 편이라서...

뭔가 꼬인 작품, 어두운 작품, 무서운 작품, 기괴한 작품은 솔직히 불호다.

 

제목부터... 표지조차........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왜 읽었을까?

 

아무튼... 읽었다.

 


표제작.. 저주토끼 ... 심상치 않다.

할아버지는 늘 말씀하셨다.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대를 이어 저주 용품을 만드는 집안에서 태어난 손자와 그 할아버지의 이야기.... 너무나 이쁜 토끼가 저주용으로....모든 것을 먹어치우고... 대를 이어 저주에 저주를 .... 너무나 기괴하고 그로테스크하다.

그러나....이것은 뒤에 작품들에 비하면 귀여운 편에 속했다.

 

머리.... 이거 읽고 화장실에 가기가 무서웠다.

 

차가운 손가락... 불륜, 반지.... 이건 뭐지? 음산함..

 

몸하다....피임약을 먹었는데.. 갑작스런 임신과 아이 아빠를 찾는 노력...

 

안녕, 내사랑... AI로봇..... 첫사랑... 달달함과 거리가 멀다.

 

.... 황금 피를 흘리는 여우... 인간의 추악한 욕심... 쌍둥이... 기괴함과 끔찍함과 오싹함에 신비로움에다가 암튼... 최고로 추악한 인간의 욕심의 이야기

 

흉터... 덫만큼 잔인하고 추악한 인간....을 엿볼 수 있는... 괴물과 제물 소년...

 

즐거운 나의집 .... 힘들게 마련한 변두리 건물.. 나의집... 그 곳의 부부와 아이..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 바리데기 이야기같은 느낌... 이 또한 인간의 욕망...

 

재회.... 유령이 보이는 이들의 폴란드에서의 인연과 재회..

 

작가의 말... 저자는 말한다. “원래 세상은 쓸쓸한 곳이고 모든 존재는 혼자이며 사필귀정이나 권선징악 혹은 복수는 경우에 따라 반드시 필요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필요한 일을 완수한 뒤에도 세상은 여전히 쓸쓸하고 인간은 여전히 외롭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런 사람들에게, 그렇게 고군분투하는 우리 모두에게 위안이 되고 싶었다고. 그렇게 이 책은 악착 같은 저주와 복수에 관한 이야기이자, 위로에 관한 우화들이다. “용서할 수 없는 것들은, 용서하지 말자.”

 

암튼, 정말 내 취향과는 절대적으로 다른 성향의 작품으로서... 읽으면서 그 그로테스크함과 기괴함에 학을 뗐지만.... 끝까지 읽은 것은... 글을 정말 매력적으로 잘 쓰신다는 것...

 

근데.. 작가 님의 모든 작품이 이러할까? 그렇다면... 나는 더 이상 작가님 작품은 읽을 자신이 없다.

 

책을 펼쳤고 글발이 좋아 다 읽었지만... 그 기괴함이 많이 고통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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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커스터드, 특별한 도시락을 팝니다 여기는 커스터드, 특별한 도시락을 팝니다
가토 겐 지음, 양지윤 옮김 / 필름(Feelm)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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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커스터드, 특별한 도시락을 팝니다

 

나는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한다. 읽기에 부담이 없어서..

근데... 요즘은 정말 이런 책이 많이 나와 있어서.... 나는 좋았다...

이런 책 중에서도 요건 더 읽기가 편했다. 이야기도 소소한편이다.

 

간만에 서점에 들렀다가 서서 반 정도를 읽게 되었고, 뒤가 너무 궁금하던 찰나, 전자도서관에서 빌려 끝까지 읽게 되었다.

 

조용한 마을 언덕에 양과자점인가 싶은 간판도 안 보이는 조그마한 도시락 가게가 있다. 특별하지 않고 오히려 익숙한 맛... 맛도 괜찮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그래도 제법 단골들이 있다. 그곳 주인은 얼마전까지 무뚝뚝한 인상의 할아버지였는데 이제는 표정 없는 젊은 아가씨가 앉아 있다.

 

그곳에서 도시락을 사먹고 포인트카드가 다 찬 사람들이 받은 경품과 관련된 이야기가 담겨있다.

 

5장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친구, 가족, 사랑, 동물 등 관계에 대한 입체적 접근을 보여줘 더욱 새롭다. 자신보다 더 친한 친구가 생겼다는 서운함에 절교를 선언한 주먹밥 두 덩이 손님’, 동경하는 짝사랑과 엇갈렸다는 이유로 엄마에게 화를 냈던 닭튀김 도시락 손님’, 돌보던 길고양이가 새끼를 낳자 부담감에 도망쳤던 김 도시락 소녀’. 관계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마음을 표현하는 데에 서툴렀던 손님들의 사연이 각 장에 담겨있다. 긴 시간이 흘렀고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세 사람 모두 마음 속 자책은 그대로인 상태. 이때, 도시락 가게 주인 히나타를 만나고 고였던 감정의 물꼬를 트게 된다.

 

주고받는 말 한마디,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들은 시시콜콜하게 설명하면서도, 중요한 마음의 변화는 묵직하게 그려낸다. 이런 묘사의 변주가 소설을 읽는 재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먼저 읽은 독자들은 소설이 아니라 마치 시를 읽는 느낌이 들 정도로 문장이 짧고 간결해서 마음에 더 확 와 닿는다는 평을 남겼다.

 

도시락 가게를 배경으로 진행되면서 나오는 표현들 또한 시선을 끈다. ‘연어는 충분히 구워서 으깬 속이 알차게 들어가 있고’ ‘감자 덩어리가 섞여 있어서 씹는 맛이 있는데’ ‘무 하나를 통재로 썰어서 살만 바른 방어를 넣고 조린다등 식욕을 자극하는 구체적인 음식 설명으로 현실감을 더해줘 독자들을 작품 세계에 더 빠져들게 만든다.

 

인생에서 길을 잃을 때면 이곳으로 오세요

당신을 위한 장소니까요

 

이 책에는 판타지 소설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환상적인 마법이나 신비한 세계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약간 벌어진 틈새는 오히려 독자들을 더욱 상상하게 만들었다. 상처로 끝난 관계를 회복시켜주는 도시락 가게는 각자의 추억을 되살리고, 보고 싶은 사람과의 우연한 재회를 꿈꾸게 만든다. 현실과 공감을 바탕으로 한 상상은 힘이 센 법이다.

(추천의 글 중에서)

 

판타지 요소가 있지만 그런 판타지라고 하기엔 심심하고 이야기가 너무 자잘해서.. 깊이가 있지는 않다. 그래도 도시락 이야기도 나름 좋았고...나도 옛 친구나 옛 과자나 옛 노래 등이 생각이 났다.

나에게 되돌리고 싶은 시절은 어떤 시절일까..

아주 뼈저리게 후회하는 순간이 있을까...

내가 만약 도시락을 선택한다면 나는 어떤 도시락을 선택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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