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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돈키호테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4월
평점 :
품절
‘불편한 편의점’의 작가... 뭔가 표지도 이쁘다.
너무나 베스트셀러일 거 같아서 한 템포 늦게 읽은 책...
아.... 너무 재미있다. 오랜만에 너무 추억 돋는 재미난 이야기였다.
줄거리는 출판사 제공 리뷰를 참고하자.
읽는 내내 가슴이 끓었다. 눈물도 나고 추억이 샘솟고 옛날 생각은 어찌나 많이 나던지..
나도 동네 비디오 가게 정말 뻔질나게 드나들던 사람이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이 비디오 책 대여점 전성기였다.
만화방도 인기가 많았지.
나는 사람 만나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지만 집에서 만화책이나 책, 비디오 빌려 보는 것도 너무 좋아했다.
당시 유명하다는 것은 다 봤는데... 놀랍게도 한 때 도대체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지나간 비디오는 대여비가 100원... 최신판은 500원 그런 시절도 있었다.(진짜 왜 그렇게 쌌을까?)
대학생 때도 나는 항상 아르바이트를 했고 비싼 것들을 사는 사람이 아니어서 나름 어느 정도의 돈은 수중에 있었기에 책이나 비디오 빌려보는 것을 망설였던 순간은 없었던 것 같다. 인기 작품은 항상 예약을 걸어두고 들어오면 최대한 빨리 달려가 빌려왔기에 (집근처 우리동네에 대여점이 2~3군데는 있었고 거기에는 항상 아주머니나 아저씨들이 하셨는데... 다들 어느 정도 친분이 있었다.) 밤을 세워 2~3편 정도 보는 날은 흔했다. 나는 시장에서 태어나서 살았고 가게들 옆에는 먹거리 파는 곳도 많았기에 비디오나 책들을 빌려온 날에는 빵이나 떡볶이, 순대들도 심심찮게 사와서 함께 했던 기억이 있다.
책 속 라만차클럽같은 친구들이 없었지만 당신에는 우리 동네는 아니지만 대부분 친구들이 나랑 비슷한 생활을 했는지 공감을 나누고 이야기를 할 만한 친구들도 많았던 것 같다. 아... 그리워라.
우리가 어린시절 열광했던 비디오들....
나의 영화 첫 사랑 ...‘죽은 시인의 사회’, ‘프리티 우먼’, ‘포레스트 검프’
초중학교 시절 너무 재미있게 봤던 ‘빽투더 퓨처’, 홍콩의 그 수많은 영화들(맞아 내 어린 시절은 홍콩영화를 빼고 이야기가 안 되지....‘영웅본색’, ‘천녀유혼’, ‘천장지구’, ‘첩혈쌍웅’, ‘동방불패’(아... 임청하...), 이연걸 영화들, 주성치 영화들...)
‘인생은 아름다워’, ‘첨밀밀’, ‘비포선라이즈’, ‘러브 어페어’,
왕가위 감독 영화도 .... ‘중경삼림’..... 제목이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
한국 영화들도 엄청 좋아라 봤는데... 제목이 안 떠오른다. ‘접속’, ‘클래식’, ‘연애소설’(나 손예진 좋아해.)
책 대여점 비디오 가게 정리할 때 사두었던 비디오랑 만화책도 많았는데... 어디갔지? (결혼 전 친정집 이사하다 버리고 그나마 가져온 건 정리왕 남편이 다 버렸지....하긴 더럽기 했었지...)
암튼 그런 추억이 생각나서 행복했다.
몇 년 전에(이십년은 되었을 지도...) 뮤지컬 ‘돈키호테’를 본 적 있다. 뮤지컬 넘버도 너무 좋아서... 울었는데...
나름 책을 읽는다고 읽었지만 ‘돈키호테’를 읽지 않았기에 그때도 한번 읽어봐야겠다 생각을 했었는데 과연 언제 읽으려나.. 다음에는 읽고 난 뒤 이야기를 적고 싶다.
책 속의 이야기인 돈아저씨를 찾아가는 여정은 잃어버린(잊고 있던) 시절 꿈을 찾아가는 여정이었고 꿈과 정의와 사람과 우정, 연대... 소중한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이어서 참 행복했다.
황당하고 판타지같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 좋은 결말, 행복한 미래가 함께 해서 너무나 행복한 독서였다.
추억 소환에다가 행복했던 시절 비디오, 책, 친구들이 생각나게 해준 고마운 책, 나의 꿈에 대해서.. 그 시절 꿈꾸던 삶에 대해서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해주었던 .... 소중한 시간이었다.
정말 작가 님은 어서 작품 더 쓰셨으면 좋겠다.
이렇게 재미있을 일인가?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게 흔들어 놓으시는 작가 님... 다음 작품이 또 기대된다. 언제나 응원하고 싶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