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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3 ㅣ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3
마치다 소노코 지음, 황국영 옮김 / 모모 / 2024년 5월
평점 :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은 항상 읽으면 몽글몽글하면서 뭔가 착해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벌써 3편이 왔다니... 너무 반갑다.
행복하다. 작가 님이 꾸준히 내주셔서 감사했다.
1편의 인물들을 기본 바탕으로 2편에도 나와주어 반가운 기분에다 새로운 인물들이 늘어나서 더 풍성해지는 느낌이었는데 3편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새로 등장한 인물은 그리 많지는 않다.
〈‘최애’가 모지항을 뜨겁게 하다〉는 남성 아이돌 그룹의 최애 멤버가 모지항 관광 대사로 방문한다는 소식을 접한 편의점 직원 미쓰리가 최애를 ‘영접’하는 순간을 부산스럽게 준비하면서 시작한다. 다른 멤버에 비해 노래도, 춤도, 외모도 특출난 것이 없지만 매사 애쓰는 모습이 감싸 주고 싶은 포인트라는 미쓰리는 한창 ‘덕질’ 중이다. 그 사이바라 아루가 우연히 시바 점장 팬클럽 무리들과 마주치고, 그로부터 며칠 후 텐더니스 편의점에도 방문해 본인의 깊은 고민을 털어놓는다. 이랬다저랬다 하는 캐릭터 탓에 자신의 별명이 ‘갈대남’이라고 고백하는 아루 군에게 무엇이든 맨 쓰기는 “자신의 좋은 점, 어느 정도는 알잖아? 그 부분을 갈고닦아 봐. 스스로 잡초라고 했지만, 수많은 사람 속에서 선택받았으니까 지금 그 화려한 세계에 존재할 수 있는 거잖아. 그렇게 자기 비하할 여유가 있으면 이길 방법부터 찾아보라고.”(p56)라고 달걀 페코빵과 함께 조언을 건넨다.
〈헬로, 프렌즈〉에서는 지독한 향수병에 시달리는 이노우에 가오리가 새로운 인물로 등장해 이야기를 이끈다. 남편 미치오를 따라 낯선 동네인 고베에 살게 된 지 반년 만에 주변 풍광의 아름다움은 가오리에게 빛을 잃었다. 걸핏하면 눈물을 흘리며 고향에서 보낸 과거를 그리워하는 가오리는 모지항 바닷가에서 우연히 만난 다카라와 친해진다. 자신과는 달리 활달한 성격에 하고 싶은 말도 거침없이 내뱉는 다카라를 무조건 좋아하는 가오리를 향한 남편의 걱정이 가오리는 달갑지 않다. 그런 남편의 입장까지 헤아려 가오리가 남편과의 관계를 잘 풀어나가도록 조언하는 다카라. 단짝을 예고하는 이 두 사람 앞에 시바 형제의 여동생 주에루가 고민을 내밀자 가오리 역시 “‘무언가’가 되고 싶지만, 대체 무엇이 되면 좋을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 수 없어 초조하기만 한”(119p) 적이 있다고 공감한다. 세 사람은 진심을 터놓는 친구가 되어 서로의 불안함을 인정하고 다독여 준다.
2권에서부터 주요 인물로 등장했던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히로세 다로가 이번 3권의 마지막 에피소드 〈꽃에, 폭풍〉의 주인공이다. 자신을 이유 없이 좋아하는 주에루가 신경 쓰이면서도 사랑의 감정이 무엇인지 헷갈리는 다로는 편의점에 다시 방문한 강렬한 외모의 수수께끼 여성에게 온통 관심을 뺏긴다. 무엇이든 맨 쓰기에게 실연의 상처를 안긴 미지의 인물 간자키. 그녀가 느닷없이 다로에게 가짜 남자 친구 행세를 부탁하고, 다로는 그녀와 동행하면서 그녀의말 못할 사정을 알게 된다. 폭풍 같던 하루가 지나고 난생처음 겪어 보는 감정에 휩싸인 채 그녀의 연락을 기다리는 다로. 다로에게도 벼락같은 사랑의 순간이 찾아 온 것인지 의문을 남긴 채 에피소드는 마무리된다.
“진지하지만 심각하지는 않게”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싶은 우리 모두에게 전하는 따뜻한 메시지
아이돌 그룹에서의 비인기 멤버, 진로 찾지 못 해 갈팡질팡 하는 학생, 고향을 떠나 남편만 믿고 하던 일, 친구, 가족들과 떨어져 집에 있으며 무기력해지는 여인.... 뭔가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들의 이야기와 그 해결책으로 아주 대단하지는 않지만 따스하고 진지한 해결책들이 등장해서 그냥 읽는 것 만으로도 그들을 또한 나의 삶을 응원하고 싶어지는 행복한 이야기.. 이번에도 참 좋다.
읽다 보면.. 앞으로도 이야기가 계속 이어져 나올 것 같아 더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