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호호 - 나를 웃게 했던 것들에 대하여
윤가은 지음 / 마음산책 / 2022년 2월
평점 :
한 때 나는 정말 영화관계자 소리를 들을만큼 영화를 많이 봤다.
내 삶의 패턴은....
항상 무언가 몰두하는 것이 있는 편인데... 그런 걸 주구장창 하다가 살짝 질려서... 한 발 빠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되는 고마운 취미는 독서이고...
암튼 영화를 무진장 보던 ... 시절이 있었다. 내게도 벌써 10년도 훨씬 넘은 과거의 일이고 이제는 1년에 극장 가는 숫자가 손가락에 꼽힌다. 심지어 올해는 영화를 극장에서 본 기억이 거의 없다.
왜냐하면... 너무 답답하고 갑갑해서... 없는 시간을 꽉 막힌 극장에서 몇 시간 보내기가 너무 아깝다. 숨도 살짝 막힌다. 언제부턴가 엘리베이터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터널도 답답한 거 보니까 나도 폐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인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원래 숨막히는 공간은 싫어한다. 환기를 좋아하고.. 그래서 이제는 찜질방이나 사우나 한증막 근처도 가지 않는다.)
사설이 역시 길군. 이 책의 작가는 감독님이다. ‘우리들’, ‘우리집’... 아주 평이 좋은 작품을 내놓으신 감독님.. 사실 나는 이 영화들을 보지 않았기에 작품을 읽을까 말까 망설였다는 이야기를 하려니 이래 길다. 작가 님을 모르니까
그데... 표지랑 우연히 들쳐본 내용이 맘에 들어서 책을 샀다.
책 산 지 2년은 된 거 같은데 이번에 읽었다.
왜 이제야 읽었을까?
작가 님은 너무 나같은 사람이다.
여는 말 같은 곳에 그런 말이 있다. 사람들은 호불호가 있다고.... 그런데 작가 님을 보고 친구가 너는 .... ‘호호호’ 좋아하는 것이 대부분인 사람.... (나랑 비슷한데...)
“언제나 뭐든 좋아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아니 이렇게 멋진 표현을 해주는 친구도 너무 멋진걸~!
이 책은 좋아하는게 많은 작가 님이 과거에 열광했던 것을 다정하게 이야기해 놓은 책이다. 영화, 드라마, 완구, 문구, 꽃, 여름 등.... 모든 좋아하는 것들이 작가 님의 현재의 일 영화와 연결되는 느낌이었다. 아... 너무 잘 되었다. 이런 행복한 영화감독이 만든 영화는 필히 좋은 영화일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읽는 동안 공통되는 부분이 있어 공감가기도 했고 잘 모르는 것을 보니 또 흥미진진했고... 암튼 너무 행복했다. 행복한 사람을 보니 나도 행복해지는 기분...
나도 좋아하는 거 너무 많다.
(몇 년 전 ‘그깟 덕질이 우리를 구할 거야’에서 구구절절 호호호... 하는 애들을 잔뜩 늘어놓았기에 여기서는 적지 않을래.)
어떤 책 제목도 있잖아... ‘좋아하는 것을 좋아해’
이번 기회에 더 확실해졌지만 나는 정말 유쾌한 것을 좋아하고 유머를 좋아하는 사람
좋아하는 것이 많아서 행복한 사람, 또 행복해서 주변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은 사람... 그런 사람이고 싶다.^^
행복한 독서 시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