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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6월
평점 :
대통령의 독일 방문으로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파독간호사들이야기이다.
1966년부터 1976년까지 실업문제 해소와 외화획득을 위해 해외인력수출의 일환으로 독일로 파견된 간호사들이 이제는 할머니가 되어서 치매에 걸리셨고 치매에 걸리자 30년간 써왔던 독일어를 잊어버리고 한국말만 하고 한국음식을 찾아서 독일에서 힘들게 살고 계신다는 이야기이다.
모두가 두려워하는병 치매. 삶의 마지막을 엉망으로 만들어놓는 너무 가혹한 형벌과도 같은 병인 것 같다.
프레드릭 베크만작가는 노인들의 이야기를 많이 다루고 있어서 삶의 깊이가 느껴지는 작품들이 많이 있는것같다.
앞선 작품 [오베라는 남자]와, [브릿마리 여기 있다]를 감동적으로 읽었는데 노인들의 다소 괴팍할수 있는 성격을 따스한 눈빛으로 볼수 있는 마음을 갖게 해 주었다.
이책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은 제목에서 알수 있듯이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노인과 가족의 이야기이다.
수학과 나침반만 있으면 어느길이든지 길을 잃지 않고 집으로 돌아온다고 믿는 할아버지. 하지만 할아버지의 머릿속 공원은 점점 작아지고 할아버지는 기억은 점점 소멸해 가는 느낌이다. 할아버지가 제일 사랑하는 손자 노아. 할아버지는 노아를 너무 사랑하기에 이름을 꼭 두 번씩 부른다. 노아노라라고. 할아버지의 기억은 현재와 과거를 오가고 곁에 있는 손자 노아와 아들 테드는 작은 소년이였다가 어느새 청년으로 바뀌기도 한다.
먼저 하늘나라로 간 아내는 히아신스 꽃향기로 할아버지 근처를 맴돌고 할아버지는 또다시 할머니를 추억하며 점점 작아지는 할아버지의 머릿속 공간을 아쉬워한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소중한 기억을 점점 잃어간다는 아쉬움이 이 책속에 고스란히 담아 있다.
할아버지 곁에는 어느새 청년이 된 노아가 있다. 노아는 할아버지를 안심 시키며 두려워 하지 말라고 힘을 주고 있다.
사랑하는 가족의 배려와 보살핌속에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만나러 가실 것이다.
치매가 어려운 병이기에 가족들을 힘들게 할수도 있지만 할아버지의 가족은 서로 이해하고 치매로 인한 기억의 소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천천히 하루하루 이별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족의 사랑으로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낼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짧은 소설이어서 금방 읽을수 있다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예상보다 오래 걸렸다.
할아버지의 기억의 오락가락이 어느때는 이해가 안되는 타국어처럼 느껴질 정도로 무슨말을 하는지 이해가 안되고 졸렸기 때문이다. 치매 환자를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은 너무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리고 치매라는 단어 조차도 멀리 하고 싶은, 나의일이나 가족의 일이 되지 않기를 모두가 바랄 것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치매로 인해 기억의 공간이 점점 작아지고 뒤죽박죽 되어버린 엉킨실타래같은 머릿속 공간에서 가족의 목소리와 사랑의 감정만이 남아있는 것을 보았다.
가족의 손을 붙잡고 소멸되는 기억력을 아쉬워 하는 할아버지와 그것을 보면서 할아버지와이 이별을 하루하루 준비하는 손자의 자연스로운 이별이야기가 감동으로 다가오는 책이였다.